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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상자만 12명… 死월을 경계하는 ‘3월의 성남’
- 출처:베스트 일레븐|2017-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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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이라 말도 못하고….”
성남 FC 박경훈 감독은 새 시즌 개막으로 취재진을 만나 반가우면서도 고민이 가득해 보였다. 부상자 리스트에 오른 선수들이 선발 명단보다 많기 때문이다. 성남은 선수 12명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박 감독은 4일 오후 3시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2부리그) 2017 성남-부산 아이파크전을 앞두고 “시즌이 가까워지면 선수단 컨디션이 좋아지고, 시즌을 치르다 보면 5~6명 정도 부상자가 생기게 마련인데 우리는 12명이나 빠졌다”며 반가움 속에도 걱정 어린 한숨을 내쉬었다.
성남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마린 오르슐리치와 네코 등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비롯해 안상현·김영신·조재철 등 미드필더 자원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져있다. 특히 파이팅 넘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허리의 핵심인 안상현은 광대 함몰을 포함해 안면 세 군데가 골절돼 3~4개월을 쉬어야 하는 상황이다. 김영신은 다리 근육을 다쳤고 네코는 동계 훈련 막바지에 부상을 입었다.
시즌 초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의 면모를 보여야 하는 박 감독으로선 이 빠진 스쿼드를 보면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식 헤비메탈 축구를 선포했지만, 그 장르를 연주할 수 있는 핵심 멤버들이 모조리 이탈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안)상현이와 (장)은규 조합이 (훈련 때) 가장 좋았는데 빠지게 되어서 아쉽다”며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이러한 부상의 여파는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성남은 홈에서 볼 점유율을 높이며 주도권을 쥐었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부산에 0-1로 패했다. 스리 백에서 안정감을 얻지 못하자 기존에 익숙한 4-2-3-1로 회귀했다. 동계 훈련 때 거의 주전으로 뛰지 못했던 오도현을 빼고 배승진을 다시 센터백으로 내린 3선 두 자리에 오장은과 장은규를 재배치하는 등 두 번의 변화를 줬지만, 잘 준비된 부산을 뚫기엔 부분 전술 등에서 여러모로 부족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오장은과 후반에 교체 투입된 김두현 역시 최근 훈련에서 다쳐 휴식을 취한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정된 자원을 갖고 이리저리 조합하는 과정에서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시절에 한 번도 쓰지 않았던 스리 백 카드를 고육지책으로 내미는 등 개막전부터 어려움이 많아 보였다. 스페인 동계 훈련에서 잠깐 써 봤다던 스리 백을 부산 같은 강팀을 상대로 내밀기엔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이 짙었다. 상대가 투톱으로 나설 것을 예측했기에 가능했던 시도였다. 수적 잉여를 두지 않기 위한 선택으로, 상대가 원 톱을 쓸 경우 센터백 셋까진 필요가 없다. 그러나 투 톱이기에 이론적으로 적합한 건 스리 백이었다. 실제 부산은 이정협과 호물로가 투 톱으로 섰다.
박 감독의 계획은 전반 9분 만에 세트 피스 상황에서 이정협의 선제 헤더 골이 터지며 꼬이기 시작했다. 헤비메탈을 자처한 밴드 구성원들의 하모니는 엉클어졌다. 외국인 선수가 빠져 황의조라는 예리한 창을 살리기 불리했다. 신인을 선발로 쓰는 것까지 고려했던 최악의 상황은 성남에 좋을 것이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이태희마저 이날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성남의 부상자 수는 더욱 늘어났다.
자칫하다간 이제 갓 맞이한 3월을 ‘死월’처럼 보내게 될 수도 있는 성남이다. 박 감독도 부상자가 많아 정상적 운용이 힘든 상황에 대해 “4월은 되어야지 싶다. 미드필더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었는데 부상 때문에 부족한 상태다. 센터백이 특히 부족하다”며 경기 후 고충을 드러냈다.
성남은 이달에 대전 시티즌과 수원 FC를 차례로 만난다. 개막전에서 나타났듯 어느 하나 만만한 팀이 없다. 지난달 챌린지 미디어 데이를 통해 3월에 최대한 승점을 따놔야 한다는 박 감독의 주장이 말처럼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박 감독은 “두 경기를 잘 극복해 3월을 버티고 나가야 한다. 지지 않고 승점을 쌓는 경기가 돼야 한다”고 배수진을 칠 각오까지 언급했다. 부상자들이 정상적으로 합류해 제 조합을 찾기까진 4월은 돼야 한다고 박 감독은 내다봤다. 그러나 그 사이를 흘려보내면 초반부터 우승 전선에 이상이 생긴다. 클래식 직행을 목표로 하는 성남이 미리부터 死월을 맞이하지 않기 위해선 조금 더 이른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