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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없음'과 '재추대'…프로축구의 슬픈 현주소
- 출처:뉴시스|2017-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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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이어졌던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수장 구하기‘가 권오갑 총재의 재추대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 과정에서 바닥까지 떨어진 K리그의 상품 가치는 그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연맹이 최초 총재 후보자 공고를 낸 것은 지난달 초.
하지만 수장 구하기는 그 이전부터 진행됐다. 연맹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후원이 가능한 유력 기업인들을 찾아가 총재직을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시장 상황에 누구보다 민감한 이들에게 K리그는 큰 매력이 없었다. 수년 전부터 인기가 떨어지는 과정들을 모를 리 없는 기업인들은 지갑을 꺼내기는 커녕 감추기에 급급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인물이 신문선 명지대 교수다. 신 교수는 지난 달 16일 치러진 제11대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 단독 입후보했다.
총 선거인단 23명 중 5명만이 신 교수를 지지했다. 축구계의 대표적인 야인이자 스폰서 유치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 교수를 향한 이사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신 교수는 낙선이 확정된 뒤 "(내가 얻은) 5표는 프로축구 발전에 큰 울림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자신들만의 리그가 아닌 특별한 상품을 광고주에게 팔 수 있는,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거침없는 말들로 축구계를 질타했던 신 후보의 도전이 실패로 막을 내리자 연맹은 기다렸다는 듯 선거 규정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입후보자는 5000만원의 기탁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규정을 삽입했고, 입후보자가 없을시 추대로 새 총재를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후보자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는다는 취지였지만 이미 대다수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마당에 이와 같은 움직임들은 구미에 맞지 않는 후보의 등록 자체를 막으려는 꼼수라는 지적을 불렀다.
이후 상황은 모든 이들의 예측대로 흘러갔다. 지난 10일까지 진행된 두 번째 선거의 입후보자는 한 명도 없었고,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장을 준비하던 권 총재는 구상에 없던 다가올 4년의 밑그림을 그리는 신세가 됐다.
총재없이 개막 휘슬이 울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라졌지만 안심할 수는 아니다. 오히려 위기에 가깝다. K리그는 매력이 떨어지는 상품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4년 뒤 너도나도 달려드는 건강한 경쟁을 보고 싶다면 K리그의 가치를 올려야 한다. 상품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등한시하면서, 새 총재를 구할 시기만 되면 기업인들을 찾아다니는 급한 불끄기식 행정으로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