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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적 거절' 양동현, 위기의 포항 지킨 이유
- 출처:풋볼리스트|201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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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시즌 K리그클래식의 이슈 중 하나는 수원삼성과 포항스틸러스의 하위 스플릿 추락이었다. 4회 우승의 수원과 5회 우승의 포항은 한국프로축구를 대표하는 명문클럽이다. 두 팀 모두 재정 긴축 흐름 속에 위기를 겪고 있다.
수원이 FA컵 우승으로 반등한 것과 달리, 포항의 위기론은 현재 진행형이다. 2017시즌을 맞아 문창진, 신광훈, 김원일 등 핵심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지난해 13골 4도움을 기록하며 토종 골잡이의 자존심을 지켰던 양동현(31) 역시 국내외 팀들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았다.
양동현의 이런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하고 포항을 지키기로 했다. 울산에서 6년, 부산에서 5년의 시간을 보낸 양동현은 포항 유니폼을 입고 한 시즌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득점을 올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양동현은 "친정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포항 생활이 좋다고 했다.
2015년 K리그클래식 MVP는 이동국, 2016년 K리그 MVP는 정조국이 수상했다. 최근 K리그클래식은 30대의 농익은 공격수들이 주도하고 있다. 양동현 역시 지난해 만 30세가 되면서 전성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축구명문 동북고 출신. 프랑스 메츠와 스페인 바야돌리드의 유소년 팀에서 성장한 될성 부른 떡잎.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치며 기대를 받아온 양동현은 188센티미터의 큰 키에 유여한 볼 관리 능력과 치명적인 마무리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지난 2016시즌에 와서야 처음으로 1부리그 무대에사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이제야 축구를 알 것 같다는 양동현은 포항의 명가부활을 이끌겠다며 2017시즌 출사표를 던졌다. 23일 서울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2017 K리그클래식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양동현을 만나, 그의 야망을 들었다. 다음은 양동현과 인터뷰 전문.
-지난 시즌 데뷔 후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남들은 잘했다, 잘했다 해주시는데. 더 많이 넣을 수 있었기에 아쉬웠다. 시즌이 끝나고 휴식하면서 만족하며 돌아볼 정도는 아니었다. 일정한 페이스로 13골을 넣었다면, `그래. 할만큼 했다`고 할 수 있는데, 충분히 더 일찍,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불만족스럽다.
-올 시즌 포항의 전력에 대해서는 우려가 크다.
모든 분들이 아시겠지만, 사실 우리가 우승 다툴 전력 아니라고 냉정하게 생각한다. 선수들도 다 잘 알고 있다. 6강에 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 우리보다 좋은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밖에서 걱정 할만큼, 그렇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떠난 선수들이 많다. 본인도 이적 제안을 받지 않았나? 포항에 남은 이유는?
제의가 있었지만 고민하지 않았다. 전혀. 내가 여기서 잘했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었다. 울산에 있다가 오면서, 사실 포항에 환영을 받고 오진 못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관심과 사랑 받으면서 잘 했다. 스틸야드라는 홈 구장이 나에겐 진짜 첫 번째 친정팀이라는 분위기를 많이 받았다. 떠나고 싶다는 생각 들지 않았다.
-동해안 더비 라이벌 울산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해 오래 있었다. 포항에 강한 애정을 갖게 된 이유는?
나도 울산에 있을 때는 포항으로 올 줄 몰랐다. 이상하게 포항이랑 할 때 골을 많이 넣었다. 그것도 꼭 포항 서포터 앞에서 넣었고, 그 앞에서 세리머니를 해서 욕도 많이 먹었다. 처음 포항에 와서는 다시 (울산으로) 가야하나 생각도 했다. (웃음) 그래도 확실히 포항은 팬들이 대단한 팀이라는 걸 느꼈다. 내가 하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인 만큼 마음을 열어주시고 사랑을 많이 주셨다. 울산에 있을 때보다 많은 사랑 받아서, 보답하고 싶다. 내 마음 안에 굉장히 뜻 깊은 팀이다.
-포항에서 와서 만개했다. 30대가 되면서 달라진 것이 있나?
노련미. 그거 하나 아닐까? 어렸을 때는 사실 의욕만 앞섰다.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지금은 일단 연차가 쌓이고 경험이 쌓이면서 기다림이라는 면에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리면 넣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간다. 내가 무조건, 나만 해결한다는 생각보다 동료를 이용해야한다는 인식을 하고, 그런 플레이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이 안 뛰어도 버틸 수 있다. 많은 선배님들이 얘기하듯, 축구를 알만하니까 은퇴할 시기 다가 온다. 그말이 맞는 것 같다. 어려선 멋모르고 앞만 보고 달렸다. 여유가 생기니 마무리할 때가 됐다.
-이동국 선수와 비교하면 한참 어리다. 아직 은퇴 시기가 멀지 않았나?
동국이형은 특별한 케이스 아닌가요? (웃음) 모든 축구 선수들이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물론 그런 목표를 갖고 가지만, 특별한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포항은 현역 시절 최고의 공격수였던 최순호 감독이 이끌고 있다. 최 감도이 오면서 개인적으로 더 배우게 되는 점이 있나?
감독님이 팀 플레이를 스트라이커가 골을 많이 넣을 수 있게 만들어주시려고 한다. 본인이 공격수 출신이다 보니 이런 플레이가 되면 골 많이 넣을 수 있는걸 잘 아신다. 그렇게 만들어주려고 하신다. 본인이 선수 생활을 하면서 크로스가 어디로 와야 유리한지, 패스가 어디로 와야 유리한지 아시니까, 사이드나 미드필더 선수들에게 스트라이커 입장에서 어떻게 줘야 좋다고 얘기를 해주시니 내 입장에선 좋다.
-개인적으로 지시하거나 지적하시는 부분은?
아무 말도 안하신다. 90분 내내 그냥 지켜보신다. 내가 하는 게 맞는 건가해서 오히려 내가 질문하는 스타일이다. 내가 질문을 해야 얘기해 주신다. 감독님은 나는 기다리면 할 수있다고 얘기해주신다.
-29골만 더 넣으면 100호골이다.
나도 봤다. 100골을 꼭 넣고 싶더라.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2년 안에는 달성하는 게 목표다. 최대한 올해, 내년보다는 올 시즌에 많은 골 넣어야 내년에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다. 올해 더 집중해서 득점하겠다.
-이동국은 발리슛, 정조국은 터닝슛이 무기다. 양동현의 무기는?
아시는 분도 많을텐데, 난 접어서 반대편으로 인사이드 슈팅하는 것을 잘 한다. 인스텝 슈팅은 잘 안 한다. 작년에 넣은 골도 대부분 그랬다. 내가 스트라이커로 갖는 무기다. 올해는 헤딩골을 많이 보실 것 같기도 하다.
-골을 많이 넣기 위해선 동료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작년에 심동운과 호흡이 좋았다.
아무래도 (심)동운이랑 평소에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다. 룸메이트이기도 하고. 훈련 외적인 시간도 많이 같이 한다. 동운이와는 문제 없다. 다만 새로 온 선수들과 잘 맞춰야 한다. 많이 발전해야하는 선수들이 많다. 아직은 조금 더 맞춰 가야 할 부분 많다. 나도 이 팀에 와서 처음 고생한 것처럼, 나도 적응했으니 그 선수들이 빨리 적응하게 내가 도와줘야 한다.
-이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동료 선수들과 어떤 이야기를 많이 하나?
개인적으로는 약한 팀하고 할 때 골 많이 넣는 것 보다 꾸준하게 한 경기 한 골씩, 강팀을 상대로 득점을 많이 해야 한다. 작년에는 그게 생각만큼 안 됐다. 올 시즌 동생들에게 얘기하는 것도 강팀과 경기 할 때 좋은 모습을 보여야 높은 순위로 갈 수 있다. 그래야 개인도 발전할 부분이 생긴다. 그런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올해 포항 선수들 가운데 주목할 선수가 있다면?
이광혁 선수가 기대된다. 작년에 부상으로 쉬기도 했는데, 지금은 몸이 굉장히 좋다. 컨디션만 잘 유지하면 동운이와 양쪽에서 잘 공격될 거 같다. 손준호 선수도 복귀했다. 내가 작년에 왔지만 같이 경기를 별로 못해봤다. 둘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된다. 아직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여유를 갖고 준비해야 한다. 한참 잘했을 때 컨디션까진 안 올라왔지만, 2~3경기 치르면 올라올 것이다.
-리그 우승이 어렵다고 했는데, 트로피에 대한 욕심도 있지 않나?
리그에서는 6강을 목표로 잡고 가야한다. 어떻게 보면 FA컵이 리그보다 더 힘들다. 생각을 잘 해야 한다. 선수들끼리 이야기하면서 리그 우승을 바라보기 어렵다고 다들 생각했다. FA컵은 한번 우승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갖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더 집중한다면 충분히 도전할만하다.
-작년에 언론에서는 대표팀 발탁에 대한 이야기도 오르내렸다.
대표팀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이제 잘한다고 해서 대표팀에 한번 가겠지라는 기대는 안한다. 지금 체제에서 워낙 강력하게 들어가고 나오는 선수가 있다. 그 틀을 깨기는 쉽지 않다.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있다. 나나 조국이형도 마찬가지로, 들어가기 쉽지는 않다.
-자신감이 커 보인다. 올해 부상 없이 준비한 것에 대한 자신감인가?
운동을 많이 해서 자신 있는게 아니라, 이 팀을 잘 알고, 선수들이 나의 특성을 잘 아니까. 그런 부분이 좋다. 새로운 선수도 있지만 대화로 풀어 가면 된다. 더 기대하셔도 좋다. 난 쉽게 포항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