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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종훈 단장 김성근 감독, 첫 날부터 설전
출처:스포츠서울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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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아쉬운 모습을 목도했다. 박종훈 단장과 김성근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날선 언쟁을 하는 모습을 여과없이 지켜봤다. 아무일 없었다는 듯 묵묵히 훈련을 시작했지만 분위기가 좋을리 없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김성근 감독은 지난달 29일 일본으로 향하면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김신연 대표가 육성기조를 강화하라는 지침을 전달받고 박종훈 단장을 영입해 전문성 강화를 꾀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반드시 해야할 행정처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상황에도 이태양 윤규진 송창식 박정진 안영명 정현석 등 6명과 김광수 수석코치가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는 “오늘(1일) 훈련이 끝난 뒤 연봉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캠프 시작 전까지 반드시 영입하겠다던 외국인 투수문제도 감감무소식이다. 되려 “회복 속도가 현지에서도 놀랄 만큼 빠르다”며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에스밀 로저스 카드를 만지작거려 현장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정근우가 무릎통증이 재발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에도 김 감독이 직접 병원을 섭외하고 홍남일 트레이닝코치를 일본으로 급파시켜 그나마 빨리 진단을 받았을 정도다. 구단과 현장의 반목이 스프링캠프 시작일까지 사라지지 않자 김 감독이 행동에 돌입했다.

발단은 박 단장이 그라운드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시작됐다. 김 감독은 프런트는 물론 취재진이 훈련 중에 그라운드에 들어오는 것을 싫어한다. 선수단이 프런트 업무를 지켜보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상호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라는 의미다. 더군다나 한화는 올해부터 프런트와 현장의 영역을 철저히 구분한다고 공언했다. 구단 관계자는 “단장께서 정말 순수한 의도로 감독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그라운드에 들어가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얘기는 달랐다.



김 감독은 “밖에서 보라고 얘기를 했더니 단장이 ‘볼 권한이 있다’고 말하더라. 선수들의 몸상태를 직접 보면서 체크해야 한다고 말하며 ‘감독님은 경기만 하시면 된다’더라. 그래서 ‘박 단장이 감독으로 있을 때에도 이런 대우를 받았느냐’고 물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선수들의 몸상태는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확인하고 그에 맞춰 훈련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야구단 운영의 기본이다. 역대 어떤 팀 단장도 감독 앞에서 스프링캠프 첫 날 훈련하는 선수들에게 말을 걸거나 몸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다. 단장은 매니저나 운영팀이 코칭스태프에게서 전달받은 의견을 보고받으면 되는 위치다. 누가봐도 초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김 감독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비쳐진다. 오죽하면 선수들이 “현장에서 우리들끼리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볼멘 소리를 할 정도다. 김신연 대표가 바라던 모습이 과연 이런 것일까.

두 번째 감독 출신 단장인 SK 염경엽 단장은 “프런트, 특히 단장은 절대 돋보이면 안된다. 팀에 조용히 녹아드는 게 우선이다. 단장은 최대한 그림자가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4년간 감독 경험을 바탕으로 감독께 조언을 할 수는 있겠지만 결정은 감독이 하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넥센 사령탑 시절 프런트의 현장 개입이 선수단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뼈저리게 느껴봤기 때문에 이른바 ‘그림자론’을 실천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부터는 야구를 해야한다. 다른 것 신경쓸 시간이 없다. 야구는 현장이 하는 것이다. 캠프 첫 날부터 선수들보기 창피하다”며 외야 한켠에서 훈련을 지켜봤다. 파열음 소리만 그라운드를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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