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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농구, 2020 도쿄올림픽 출전도 쉽지 않다
출처:OSEN|201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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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대표팀의 올림픽 진출 숙원은 대체 언제쯤 이뤄질까.

한국남자농구의 최근 올림픽 진출은 1996 애틀란타 올림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고참이었던 허재(52)는 지난해 남자대표팀 전임감독으로 부임했다. 지난해 남녀대표팀은 2016 리우올림픽 출전에 동반 실패했다. 특히 남자대표팀은 2015 창사 아시아선수권서 6위에 그쳐 올림픽 최종예선조차 가지 못했다. 한국농구의 숙원은 2020년 도쿄에서 이뤄질 수 있을까. 



▲ 2017년 A매치 홈&어웨이 제도의 실행

국제농구연맹(FIBA)은 2017년 11월부터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A매치 홈&어웨이 제도를 실시한다. 농구의 경우 월드컵, 올림픽 등 굵직한 세계대회에 출전하려면 단기간에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컵을 따야했다. 이제 제도가 바뀌었다. 월드컵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을 연상하면 쉽다. 농구도 수개월에 걸쳐 여러 국가들과 홈&어웨이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 성적을 바탕으로 농구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축구의 경우 A매치 기간에 전세계적으로 자국리그가 일시 정지된다. 따라서 손흥민(24, 토트넘) 등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도 A매치 기간에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농구도 마찬가지가 된다. KBL도 FIBA의 A매치 기간을 피해서 스케줄을 짜는 등 홈&어웨이 제도의 영향을 받는다. 선수들은 KBL에서 뛰던 중 상시 대표팀에 소집돼 국가대표팀까지 소화해야 하는 이중부담이 생긴 것. 비시즌 항상 부상 때문에 대표팀 구성에 난항을 빚던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잘된 부분도 있다. 몸 상태가 최고인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서 A매치가 자주 열리기 때문에 농구흥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FIBA 관계자들은 국내체육관 시설을 둘러보고 “A매치를 개최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합격점을 준 상태다. 2014 아시안게임 결승전이 개최된 인천삼산체육관, 고양체육관, 잠실실내체육관 등은 A매치를 치르기에 문제가 없는 구장들이다. 농구장에서 “대~한민국”이 울려 퍼질 기회가 많아진다.

물론 예외도 있다. NBA는 FIBA의 A매치 차출에 협조하지 않는다. NBA에서 뛰는 선수들은 자국 최고의 선수들이 대부분. 이들은 높은 연봉을 주는 NBA팀에 충성하기 위해 A매치를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 FIBA는 걱정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FIBA는 “NBA선수들을 제외해도 훌륭한 선수들은 얼마든지 있다”는 반응이다.

국가대표 전원이 KBL 또는 국내대학리그서 뛰는 한국은 대표팀 운영에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일정을 조정하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과거 국가대표에 뽑힌 대학선수가 연고전을 뛰어 부상을 키워와 문제를 야기한 적이 있다. 대표팀 차출에 대해 KBL, 대한민국농구협회, 대학연맹 등이 확실한 규정을 만들어 지켜야 한다. 



▲ 2019 중국 농구월드컵, 올림픽으로 가는 관문

2020 도쿄올림픽에 가는 12팀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대륙별 최고의 팀 7개국(아메리카 2장, 아시아 1장, 유럽 2장, 아프리카 1장, 오세아니아 1장)에 주최국 일본이 1장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최근 FIBA는 주최국 일본에게 자동출전권을 주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여 일본을 당황시키고 있다. 대회유치, 스폰서 유치 등의 방법으로 경제대국 일본으로부터 더 많은 이권을 얻어내기 위한 압력행사로 보인다. 

나머지 4장은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나온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네 곳의 장소에서 4개의 올림픽 최종예선이 개최되고, 여기서 우승한 4팀이 최종 도쿄행 티켓을 딴다.

아시아에 배정되는 1장은 누가 따는가? 바로 2019 중국 농구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아시아 팀이 올림픽행 티켓을 딴다. 2015 창사 아시아선수권에서 중국은 세대교체를 단행했음에도 불구, 안방파워를 내세워 깜짝 우승을 했다. 중국은 농구에서 막강한 투자로 FIBA에서 입김이 어마어마하다. 2019 농구월드컵 역시 안방에서 개최하는 중국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 도쿄행 티켓은 중국이 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2019 중국 농구월드컵은 사상 최초로 32개팀이 출전한다. 아시아에는 7개의 티켓이 배정된다. 한국이 홈&어웨이 예선을 잘 치른다면 농구월드컵 출전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월드컵 본선무대다. 한국이 중국, 이란, 필리핀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둬 올림픽행 티켓을 따는 것은 쉽지 않다. 아시아팀은 서로 다른 조에 배정된다. 유럽, 남미 등의 강호를 이겨야 올림픽에 갈 수 있다는 소리다.

아시아챔피언 중국은 주축선수들이 20대 중반이다. 이들은 2019년과 2020년에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란은 하메드 하다디(32) 등 주축들이 노쇠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강자다. 필리핀은 2019년에 안드레이 블라치 등 NBA출신 귀화선수를 또 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그럼에도 개인기 자체가 한국보다 한 수 위다. 일본이 개최국으로 자동출전을 못한다면 올림픽 진출에 사활을 걸 것이 분명하다. 일본은 벌써부터 대표팀을 소집해 훈련하고 있다. 한국에게 만만한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기억하라. 한국은 2015년 아시아선수권 6위 팀이다. 

▲ 아시아에 주어지는 티켓은 단 한 장

여기서 질문이 있다. 홈&어웨이 제도가 실행되면서 오세아니아(호주, 뉴질랜드)는 아시아로 편입됐다. 한국은 세계적 강호 호주와 A매치를 펼치며 경쟁해야 한다. 그렇다면 아시아에 배정되는 올림픽 티켓은 무조건 호주 차지가 아닌가?

아니다. FIBA는 농구월드컵에 경쟁하는 조별 예선에서 오세아니아와 아시아를 통합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오세아니아에게 1장이 무조건 보장된다. 다소 아이러니다.

FIBA 관계자는 “오세아니아와 아시아를 통합한 것은 아시아농구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흥행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 올림픽의 경우 IOC가 지역균등분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오세아니아에게 무조건 한 장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농구의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흥행을 위해 오세아니아를 붙였다는 말이다. 오세아니아가 올림픽에서 따로 진출권을 얻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호주가 아시아로 편입된다면 아시아팀이 올림픽에 단 한 팀도 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



아시아팀이 유럽과 남미의 강자를 모두 이기고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우승할 확률은 기자가 수지와 사귈 확률로 보인다. 아시아에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은 단 한 장이라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것조차 중국에 가장 유리하다. 한국에게 기회는 있겠지만 매우 힘들다. 홈&어웨이 제도에서는 한 두 경기 미쳐서 토너먼트에서 일발역전을 노리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 허재호, 준비는 제대로 하고 있는가?

FIBA ASIA에서는 지난해 10월 1일 서울에서 워크숍을 개최했다. FIBA가 야심차게 새로 시작하는 홈&어웨이 제도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마게쉬 사바 스포츠매니저, 윤 와이 선 대회운영담당관 등 FIBA ASIA 관계자들이 참석해 FIBA의 새로운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방열 대한민국농구협회장, 이재민 KBL 경기본부장, 이성훈 KBL 경기이사, 양원준 WKBL 사무총장 등 농구계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남자농구대표팀은 올림픽이나 월드컵으로 가는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워크숍은 FIBA 관계자에게 직접 설명을 듣고, 질문까지 하면서 대표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런데 이 자리에 허재 대표팀 전임감독과 김상식 코치를 비롯해 남자대표팀 관계자는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홈&어웨이 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려면 대표팀과 KBL, 농구협회 등의 긴말한 공조가 필수적이다. 당장 대회가 없다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협회가 허재를 전임감독으로 선임하고, 매달 월급을 주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표팀은 지난 9월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챌린지에서 준우승을 했다. 하지만 내용은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한국은 주최국 이란과 조별리그서 47-85, 38점차 대패를 당했다. 한국은 결승전서도 이란에게 47-77로 다시 참패를 당했다. 이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전혀 없었다.



한국의 전력보강을 위해 귀화선수는 늘 풀어야 할 숙제였다. 마침 KBL 최고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28, 삼성)가 귀화의사를 전했다. 농구협회와 허재 감독이 발 빠르게 나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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