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도 고심해야 한다.”

내년 3월 열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에 나설 야구 대표팀을 두고 걱정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100% 전력 구성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일단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빅리거들의 대표팀 합류가 불투명해졌다.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 마무리로 활약한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해외 도박 문제로 발목을 잡혔고, 강정호(피츠버그)는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켜 대표팀 제외 목소리가 높다. 김현수(볼티모어)와 추신수(텍사스)는 소속팀에서 출전 반대 의사가 강하다. 특히, 주전 자리를 얻지 못한 김현수로선 WBC 대표팀으로 뛰기 위해서는 커다란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올해 시애틀에서 활약한 이대호 역시 대표팀 합류 여부보다 당장 새 팀 찾기에 주력해야 한다. 현재 오승환의 대표팀 재발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당초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전력의 중심툭인 토종 투수 자원 이탈도 발생했다. 대표팀 좌완 에이스 김광현(SK)은 1월5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는다. 대표팀 뿐 아니라, 올해 시즌은 통째로 건너 뛰어야 한다. 또, 우완 불펜 투수 이용찬(두산)도 올 겨울 수술을 받아 대표팀에서 빠졌다. 이런 대표팀을 두고 곳곳에서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반면, 한국와 함께 A조에 속한 나라들은 상당수 메이저리거가 합류해 최정예 전력으로 나선다. 4년전 WBC에서 한국을 꺾은 네덜란드는 켄리 잰슨(LA 다저스), 잰더 보가츠(보스턴), 주릭슨 프로파(텍사스) 등 5명 이상의 메이저리거가 포진해 있다. 지난달 평가전에서는 야구강국 일본과 대등하게 맞섰다. 또, 약체로 평가 받고 있는 이스라엘도 대니 발렌시아(시애틀),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등 유대인 메이저리거가 대거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2013년 WBC 때처럼 1라운드 탈락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받아들지 않기 위해선 이번 기회에 ‘세대 교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력 대표팀 선수들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30대 후반의 나이다. 이에 2020년을 내다보고, 박건우(두산), 구자욱(삼성), 신재영(넥센) 등 젊은 선수에게 미래와 경험을 선사하는 것도 대안이라는 것이다. 한 야구인은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쫓기 보가 미래를 생각하는 대표팀 구성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