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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루키 박지수의 승부욕과 현실적 과제들
출처:마이데일리|20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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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승부욕이 세다."

한국 여자농구 15년 미래를 책임질 슈퍼루키 박지수(KB). 발등 부상을 털어내고 마침내 WKBL에 데뷔했다. 17일 우리은행과의 데뷔전서 25분41초간 4점 10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2블록슛을 기록했다. 19일 KEB하나은행전서도 31분3초간 13점 9리바운드 1어시스트 1블록슛으로 좋았다.

박지수는 데뷔전 직후 눈물을 흘렸다. "10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했다. 득점은 적었지만, 리바운드를 10개나 잡은 신인이 스스로에게 박한 평가를 내렸다. 박지수는 "원래 승부욕이 세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언니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박지수의 승부욕이 곧 그의 클래스다. 195cm라는 키만 믿고 WKBL에 입성한 게 아니다. 박지수는 신장 대비 기동력, 순발력이 좋다. 성인 레벨에선 다소 느린 편이지만, 데뷔 후 두 경기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양지희(우리은행)에게 시종일관 밀렸지만, 순간적으로 빈틈을 보이자 베이스라인을 장악, 페넌트레이션 득점을 올렸다.

이밖에 포스트업 자세에서 외곽으로 공을 빼주는 피딩 능력, 블록슛을 비롯한 세로수비력도 수준급이다. 자신보다 2~3cm 큰 존쿠엘 존스(우리은행), 나탈리 어천와(KEB하나은행)의 슛을 잇따라 블록했다. 위성우 감독은 "확실히 지수가 골밑에 버티고 있으니 부담스럽긴 하다"라고 했다.

박지수를 오랫동안 지켜본 한 농구관계자는 "원래 목표를 세워놓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이루는 성격"이라고 했다. 스스로 "데뷔가 늦었지만, 신인왕을 꼭 받고 싶다"라고 말한 것도 특유의 승부욕이 발동했기 때문이다. 독기와 욕심이 부족해서 엔진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백업 역할에만 만족하는 일부 저연차 유망주들에 비하면 마인드부터 남다르다.

아직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안덕수 감독은 "당분간 15분 정도로 출전시간을 조절한 뒤, 시즌 막판에 주전으로 풀타임 활약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격시도를 늘려야 하고, 수비력까지 감안하면 팀에 +20점 정도의 효과를 안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출전시간은 예상보다 다소 길었다. 게임체력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 박지수는 "실전을 계속 뛰면 좋아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 부분은 시간문제다. 게임체력이 좋아지면서 컨디션이 올라오면 득점력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다.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만 몇 차례 더 넣어도 팀에 큰 보탬이 된다.

다만, 안 감독이 언급한 +20점 효과를 위해 박지수가 공격기술을 끌어올릴 필요는 있다. 타 구단 한 코치는 "지금 지수가 무서운 건 골밑에서 공격리바운드를 잡고 골밑슛을 넣는 것이다. 그건 막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흐름에 민감한 농구 특성상 박지수의 이 플레이가 1~2차례 연이어 나오면 경기 분위기가 확 바뀐다. 그러나 그는 "지수의 골밑 공격과 중거리슛은 그렇게 무섭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실전서 부작용을 겪더라도 포스트업 기술을 더 다듬어야 한다. 일단 파워 보강이 필요하다. 많이 좋아졌지만, 더 좋아져야 한다. 박지수는 "지희 언니와 대표팀에서 1대1을 많이 했다. 그때도 지금도 힘에서 달린다. 외국선수들보다 지희 언니의 힘이 더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박지수가 포스트업을 할 때 양지희가 뒤에서 기술적으로 공만 팔로 툭툭 치자 박지수가 포스트업 자체를 제대로 시도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었다. 힘은 물론, 기술과 경험이 쌓여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

박지수의 성장에는 KB 코칭스태프의 역할도 중요하다. 안덕수 감독은 지난 두 경기서 박지수를 활용한 확실한 공격 패턴을 내놓지 못했다. 박지수의 수비 공헌도는 높았지만, 공격에선 겉도는 경향도 있었다. 카라 브렉스턴과 함께 쓰려면 더블포스트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롤과 패턴을 안착시켜야 한다. 공수전환에는 치명적 약점이 있지만, 미스매치를 유발하는 장점은 있다. 하나은행전 2쿼터 종료 3분2초전 카라의 패스가 박지수의 득점으로 이어진 부분은 좋았다. 미스매치가 된 하나은행은 미처 파울로 끊지 못해 점수를 내줬다.

박지수의 미래는 밝다. 양지희는 "지수의 약점을 알고 있다"라면서도 "대표팀 시절보다 몸싸움과 수비를 더 적극적으로 하더라"고 칭찬했다. 존쿠엘 존스도 "박지수가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했다.

안 감독은 "시즌 후 지수를 구체적으로 관리할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박지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 내년 비 시즌에 FIBA 19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모두 나설 게 유력하다. 시즌 후 체계적인 관리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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