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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의 상대, 컵 스완슨 전격해부
출처:mfight|2016-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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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메이커 조 실바의 퇴사 이후 UFC의 모든 대전 기획을 전담하게 된 션 셸비, UFC 공식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팬들의 시각을 경기의 본질적 영역까지 안내하는 댄 하디, 10년의 노력으로 결국 왕좌에 오른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

이 세 사람은 최근 최두호(25, 부산 팀매드/사랑모아통증의학과)에 대해 놀라울 정도의 호평과 극찬을 퍼부었다. 심지어 지난 8일에는 급기야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마저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외모와 파괴력의 극단적인 반비례 관계 ▲코너 맥그리거와 최두호의 직접적 비교 ▲아시아 최초의 UFC 챔피언 탄생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공통의 코드가 확인된다.

이들은 모두 최두호의 흥미로운 개성을 먼저 소개하고, 여기에 맥그리거라는 독보적 아이콘을 슬쩍 끌어오며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과도 일사분란 하다. 마치 UFC의 핵심인원이 조직적으로 움직여 최두호를 인정사정 보지 않고 띄워버리겠다는 일종의 마케팅 선전 포고처럼 보일 정도다. 국내 격투 팬 입장에서는 덜컥 겁이 날 정도로 신나는 상황이다.

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컵 스완슨(33, 미국)전을 앞두고 있는 최두호에게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이전처럼 압도적인 모습으로 승리를 거둘시, 타이틀로 직행할 자격을 부여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과연 최두호와 스완슨의 경기는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몬스터짐이 UFC와 함께 특별 제작한 영상을 통해 고려해야 할 부분들을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 Killer Cub, 컵 스완슨의 경기구조

11일 최두호와 싸울 스완슨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23승 7패 8KO 7SUB의 전적을 쌓아 올린 UFC 페더급의 베테랑이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스완슨은 경기에서 턱과 오른손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복귀 여부조차 불투명했지만, 다이나믹한 경기 운영으로 랭킹과 무관하게 고정 팬을 거느린 그는 올 4월 극적으로 돌아와 2연승 중에 있다. 최근 경기에서는 카와지리 타츠야와 명승부를 이끌어내며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었다.

스완슨은 챔피언이 될 신체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다. 빠르고 힘이 있으며, 눈이 좋고 운동능력도 우수하다. 턱도 두말할 것 없는 진품이며, 5라운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심폐능력도 가지고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의 성취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스완슨은 탁월한 스텝을 기반으로 힘을 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균형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방향으로 빠르고 정확히 이동한다. 오소독스(오른손잡이)지만 사우스포(왼손잡이) 자세로도 잘 싸운다. 스텝과 상체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커버링을 내려도 방어력이 상당 부분 유지되는 편이다.

스완슨은 공격에 있어서 매우 독특한 방식을 보이는 파이터다. 그의 매력과 아킬레스건이 공존하는 영역이다. 또한 감정이 풍부하고, 현재의 기분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는 편이다. 좋은 흐름을 타면 도저히 말릴 수 없을 정도의 경기력이 폭발한다. 물론 잘 풀리지 않을 때는 표정도 한층 어두워지고, 덜컥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

그가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시간순서로 살펴보자.



■ 신장과 리치에 비해 원거리를 선호하는 스완슨만의 거리 세팅

스완슨은 손을 벨트라인 근처로 늘어뜨리거나 심지어 왼손은 그 아래까지 내려가는 자세를 선호한다. 레그킥은 상대의 허벅지가 아닌 발목을 때리며, 또한 펀치를 낼 때 양발 사이가 넓게 벌어지며 몸이 앞으로 크게 기울어진 형태가 된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스킬을 구사한다. 이 모든 것의 근원에는 ‘거리‘가 있다.

스완슨의 신장은 172cm다. 파이트매트릭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따르면 전 세계 페더급 파이터들의 평균 신장은 173~174cm 정도의 영역을 가진다.

이처럼 평균보다 짧은 스완슨이지만, 그는 본인의 신장과 리치에 비해 더 멀리 서있는 걸 선호한다. 특히 스피드가 좋고 훌륭한 풋워크가 있기 때문에 보통 선수들은 스완슨에게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상대가 거리를 줄이려 다가오면 아웃파이터처럼 백 스텝과 피봇(오른손 잡이 기준, 왼발을 축으로 삼아 오른발을 시계방향으로 돌려 상대와의 각도를 바꾸는 방어법), 수평 이동(좌측이나 우측으로의 스텝)을 조합해 추격을 따돌린다.

스완슨의 스텝에 말려 급하게 밀어붙이다가는 자칫 한 방을 허용하기 쉽다. 스완슨은 백스텝 도중에도 강한 펀치를 낼 수 있다. 로스 피어슨이 그렇게 무작정 밀고 들어가다 피봇에 이은 레프트훅으로 KO를 당했다. 찰스 올리베이라 또한 비슷한 그림으로 클린히트를 허용한 바 있다.

1라운드 초반 스완슨은 2단 커버링 상태로 위의 패턴을 활용해 상대에게 본인의 거리를 강요한다. 상대 입장에서는 스완슨이 멀리 떨어져 있어 타격을 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접근하는 건 더 어렵고, 무리해서 들어가기엔 손해가 막심하다. 결국 웬만한 선수들은 좋건 싫건 스완슨의 거리에서 싸우게 되며, 스완슨이 들어올 때 카운터를 준비한다.

상대가 자신의 거리를 받아들이면 스완슨의 커버링이 3단으로 내려간다. 그 정도 거리라면 스완슨은 스텝만으로 기습에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이 경우 굳이 높은 커버링을 할 이유가 딱히 없다.

두 손을 벨트라인 근처에 두면 공격에 유리한 점이 있다. 경기에서 선수들은 서로의 눈을 보며 싸우기 때문에 높은 커버링을 하는데, 이 시야 안에는 글러브도 들어있다. 따라서 왼손을 아래로 늘어뜨린 스완슨의 잽은 상대의 시야 밖에서 불시에 날아드는 느낌을 준다. 이런 펀치가 더 잘 맞고 카운터 당할 확률도 낮다.

스완슨의 커버링은 이렇게 특유의 거리를 상대방이 받아들이면서 조금씩 내려오기 시작한다. 상대의 스피드가 점차 떨어지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거리가 보장하는 안전도는 더욱 높아지며, 결국 4단 커버링이 나온다.

3, 4단 커버링 상태에서 스완슨은 발을 멈추면 머리를 전후좌우상하로 흔들고, 머리가 멈추면 좌우스텝으로 움직인다. 상대하는 입장에서 타격에 자신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스완슨이 멀리서 머리 흔들고 좌우로 움직이는데 달려가서 맞출 수 있다고 자신하기는 힘들다. 그만큼 스완슨은 빠르고 기본 디펜스가 좋다.



■ 페인트 세트-레그킥-레프트 펀치

이런 과정을 거쳐 상대가 먼 거리에서 카운터를 노리며 다소 수동적인 상태가 되면 스완스의 1차 목표가 달성된다. 이 경우 스완슨의 페인트 세트가 먼저 나온다. 골반(킥) 페인트, 좌우 손 페인트에 이어 상하단 페인트를 던져보고 상대가 어느 쪽을 의식하는지 체크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완슨은 공격루트를 결정한다.

타격기는 크게 두 분류다. 레그킥과 왼손기술로 간을 보고, 오른손 스트레이트와 바디 스트레이트, 오버핸드를 주무기로 삼는다.

스완슨의 레그킥은 동작과 자세에서 정석적인 레그킥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먼 거리에서 차기 때문에 타점이 짧은 편이다. 그래서 그의 레그킥은 허벅지가 아닌 발목을 때린다. 따라서 맞아도 충격이 누적되는 경우는 사실상 드물다. 대신 상대의 균형을 흔들기에 좋다.

이 레그킥은 꽤 성가시다. 이걸 맞고 앞발이 미끄러져 중심을 잃게 되면 스완슨의 펀치 연계기에 걸려들 수 있다. 레프트 훅, 잽, 버티컬잽도 잊을 만 하면 한번씩 나온다. 다만 비중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



■ 너무나도 이율배반적인 컵 스완슨의 주무기

제 1호 주포라 할 수 있는 라이트 스트레이트의 특성은 흥미롭다. 이 기술이 구사될 때 스완슨의 양발 사이는 크게 벌어지고, 상체가 앞으로 심하게 기울어진다. 팔도 최대한 뻗어 몸이 전체적으로 바닥에 날카롭게 깔려있는 형태다. 얼핏 보기에는 게임 캐릭터처럼 멋진 동작이 완성되지만, 사실 이는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약점으로 인식된다.(펀칭 이론에서는 이를 ‘오버 익스텐션‘이라 부른다.)

알도가 맥그리거에게 당하던 장면은 바로 오버익스텐션의 부작용을 명확히 설명해 준다. 일단 머리가 무릎보다 앞으로 나오게 되면서 상대의 반격에 취약해지는 것이 첫 번째 문제다. 또한 공격이 끝난 뒤 수비 전환 과정에서 시간과 에너지가 다량으로 소모되는 것도 큰 리스크다. 스완슨은 이 스킬을 사용한 후 보통 아웃사이드 바빙(상체를 오른쪽으로 움직이며 머리를 숙였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방어법)으로 연결해 상대의 카운터에 대비한다.

비스핑은 앤더슨 실바와 싸울 때 오버 익스텐션의 반대편을 활용했다. 비록 파워가 온전히 실리지 못하더라도 중심을 조금이나마 뒤에 남겨두어, 타격 후 체중을 쉽게 회수하며 빠른 방어 전환을 꾀했다. 이는 실바의 카운터로부터 안전을 도모했고 결국 승리까지 일궈낸 원동력이 됐다.

주포 2번인 오버핸드의 하체의 동작은 스트레이트와 흡사하다. 상체의 기울기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오버핸드에는 호쾌한 스윙이 담겨있다. 케니 플로리안은 스완슨의 라이트를 보고 “메이저리그 투수 공 던지듯 휘두른다”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러나 타격 이론을 다시 한번 상기 시켜보면, 이 오버핸드에는 스트레이트의 약점과 짧은 사정거리, 더 느리게 목표에 도착하는 추가적 문제들이 있다.

물론 스완슨은 이 오버핸드로 조지 루프와 찰스 올리베이라를 잠재운 바 있다. 하지만 루프는 스완슨의 기세에 심하게 밀리던 상황에서 케이지를 등진 채 당했고, 이 오버핸드는 정석적인 거리에서 비교적 교과서적으로 구사되었다. 올리베이라가 맞은 건 스완슨식에 가까웠지만 이 직전 라이트 바디와 레프트 바디가 너무 잘 들어갔고, 스완슨의 레프트 바디 페인트에 올리베이라가 완전히 속아 당했다. 경기 도중 자주 나오는 이런 형태의 오버핸드는 득실을 따졌을 때 잃을 것이 더 많다.



■ 흠잡을 데 없는 통상거리 타격을 놓고 손실만 나는 장거리 대시 공격을 하는 이유는?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스완슨이 이기는 게임에서 오버 익스텐션을 동반하는 오른손 스트레이트나 오버핸드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본인이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통상거리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주로 만들었다.

피어슨을 잠재운 백스텝 레프트 훅, 시버의 장갑에 균열을 낸 사우스포 스탠스의 앞손 카운터, 제레미 스티븐스를 빈사직전으로 몰았던 사우스포 스탠스의 레프트 바디킥 등 스완슨에게 승리를 안겨준 타격은 대부분 통상거리에서 정자세로 구사됐다. 누가 봐도 흠잡을 데 없는 타격이다.

그에게 승리를 안겨준 통상 거리의 타격기들은 높은 수준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반면 먼 거리에서 오버익스텐션을 감수하며 억지로 라이트를 뻗거나 돌리고, 레그킥으로 굳이 상대의 발목을 두드리는 모습 등을 오버랩 시켜보면 어딘가 이율배반적인 인상을 지울 길이 없다.

도대체 스완슨은 왜 완성도 높은 통상거리 타격을 두고 굳이 상대를 멀리 떨어뜨리는 세팅을 할까. 또 라이트 펀치와 레그킥을 먼 거리에서 던져 위력을 스스로 감소시키는 걸까. 그건 체력과 시간 낭비로 보인다. 라이트 펀치를 그렇게 던져서 얻는 프리미엄이 하나 있다면, 카트휠킥을 위한 셋업 역할을 한다는 점 정도가 될 것이다.

잘 보면 스완슨은 숏펀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니킥도 드물게 구사한다. 기술의 습득능력이 좋고, 새롭게 익힌 기술을 경기에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다. 스피드와 파워, 운동신경, 타격감각, 맷집, 정신력까지 모든 면에서 부족한 점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분명 숏펀치를 쓰면 3~4펀치 컴비네이션을 퍼부을 수 있는 거리와 타이밍에서도 스완슨은 롱훅을 좌우로 부자연스럽게 휘젓고 빠진다. 분명 그의 코치인 명장 그렉 잭슨이 이 부분을 내버려둘 리가 없다. 그렇다면 결국 스완슨의 심리 상태에 의한 리스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것이 트라우마이건, 혹은 취향이나 고집이건 간에 이를 들어내면 최두호에게는 위험성이 증폭할 것이다. 가장 먼저 장거리 오버핸드가 사라질 것이고, 장거리 스트레이트가 그 다음이다. 레그킥도 최두호의 허벅지를 향할 것이다. 카트휠 킥은 아마도 가끔씩 사용하겠지만, 쇼트펀치와 니킥이 무기고에 추가될 것이다. 중거리와 인사이드 접전에서 스완슨의 전투력은 급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 스완슨이 극단적인 아웃파이팅을 들고 나온다면 어려운 싸움 예상

스완슨이 카와지리전과 같은 상태로 나온다면 아마도 최두호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치게 될 것이다. 당시 카와지리는 스완슨의 구조를 파악해서 나왔다.

기습적인 러시와 함께 오소독스 상태에서 스완슨의 오버 익스텐션 라이트를 기다렸다. 그것이 나오자마자 롤링(상대의 펀치를 몸을 틀어 방어하는 요령)으로 디펜스하며 회전을 이어가 백스핀 엘보 카운터로 연결시켰다. 사우스포 스탠스에서는 같은 것이 올 때 라이트로 크로스카운터를 걸어 스완슨의 무릎을 꺾기도 했다.

2라운드 후반 펀치교환에서는 카와지리가 결정적인 좌우연타를 적중시키기까지 했다. 스완슨이 카와지리의 게임을 흔든 만큼 카와지리 역시 스완슨의 영역으로 침투할 수 있었다. 현재의 스완슨은 본인의 재능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노파심은 카를로스 콘딧이 닉 디아즈전에서 보여주었던 변신이다. 콘딧은 디아즈와의 정면 승부를 거부하고 극단적인 아웃파이팅의 포인트 쟁탈전을 걸었다. 이는 그렉 잭슨의 작품인데, 잭슨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전략을 선호한다. 규칙에 대한 이해와 부심단의 성향까지 파악해, 정밀한 게임 플랜으로 소속 파이터의 승률을 상당히 상승시킬 수 있다.

단 이는 선수 본인이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이기고 싶을 때의 이야기다. 만약 스완슨이 야유를 각오를 하고 철저한 아웃파이팅으로 나온다면 최두호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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