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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뒤엔 실업자" 마지막을 준비하는 이승엽
- 출처:MK스포츠|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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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선수’ 이승엽(40·삼성)을 볼 수 있는 시간은 딱 1년이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로 삼성과 2년 계약했다. 1년만 남았다. 계약기간 연장은 없다. 지난 9월 14일, 개인 통산 600홈런을 때린 직후 그는 그 뜻을 굽히지 않았다. 3개월이 지난 현재도 번복은 없다.
2017 KBO리그는 선수 이승엽이 뛰는 마지막 시즌이다. 그리고 팬이 선수 이승엽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다. 2016년 12월, 이승엽은 그 마지막 시즌을 찬찬히 준비하고 있다. 그 준비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시즌 열심히 달렸던 이승엽은 현재 푹 쉬고 있다. 또 더 열심히 달리기 위함이다. 그는 “스프링캠프가 (예년보다 늦은)내년 2월 1일에 시작하는 만큼 더 준비를 해야 한다. 팀이 내게 원하는 선이 있다. 나 역시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라며 “크리스마스 이후 본격적인 운동을 할 계획이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 스프링캠프까지 8,90% 컨디션으로 끌어올리려 한다”라고 밝혔다.
“1년 후에는 실업자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은 이승엽은 아직까지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와 닿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실감할 것이다. 이승엽은 “아직은 그런 생각이 안 든다. 그러나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몸이 더 느낄 것이다. 내년 겨울에는 선수 신분이 아니다. 내년 봄과 여름은 선수로서 마지막 봄, 여름이다. 그때쯤이면 더욱 와 닿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승엽은 기록의 사나이다. 올해도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개인 통산 600홈런은 물론 KBO리그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선배 양준혁이 세웠던 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개인 성적도 훌륭했다.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 164안타 27홈런 118타점을 올렸다. 큰 부상도 없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아쉬움이 크다. 맨 위에 있던 팀은 9위까지 미끄러졌다. 창단 이래 가장 낮은 순위다. 만족할 수 없는 한 해였다. 이승엽은 “야구는 팀 스포츠다. 개인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팀 성적이 나쁘면 기분 좋을 수 없다. 팀이 9위에 그쳤다. 선참으로서 책임을 느낀다”라고 했다.
3개월 전 이승엽은 600홈런을 치고 이렇게 말했다. “더 이상 도전할 기록은 없다. 이제는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려 한다. 내 역할을 더 줄어들 텐데 부담 없이 타석에 서려 한다. 이제는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이승엽은 자신의 말에 반성했다. 그는 “감사한 마음으로 남은 경기를 뛰겠다는 건 내 개인 욕심이다. 개인이 아닌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 내가 잘못 생각했다고 반성했다. 팀이 잘 되는 게 우선이다. 때문에 내년에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준비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의 마지막 시즌 목표는 개인 기록 달성이 아닌 팀 성적 향상이다. 이승엽은 “마지막 시즌인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보여주고 싶다. 3할 타율에 20홈런 100타점도 올리고 싶다. 무엇보다 팀 성적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냉정하게 말해)팀 전력이 (우승팀 두산 등)다른 팀보다 낮다. 지난해 2,3위를 했다면 우승이 목표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팀이 다시 완벽해지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팀을 상위권에 올리는 게 기본 목표다.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할 것 같지 않다”라고 이야기했다.
삼성은 최근 전력 누수가 있다. 특히 타선의 무게가 줄었다. 박석민, 나바로, 최형우 등이 나갔다. 이승엽도 1년 후 떠난다. 이승엽은 이에 대해 “(인생이 다)만나고 헤어지는 법이다. 주요 선수들이 떠나도 ‘못해도 된다’라는 안일한 생각을 해선 안 된다. 오히려 남은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프로선수라면 더욱 노력해 그 빈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마음먹어야 한다. 공백을 메우기가 힘들겠지만 누군가에겐 좋은 기회다”라고 긍정적인 사고와 함께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