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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히든카드..최은실의 '농구 2막'
- 출처:연합뉴스|201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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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최은실, 너 요즘 최순실 사건 때문에 정신 못차리냐?"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훈련 도중 소속팀 선수인 최은실(22·183㎝)에게 한마디 했다.
더 정신을 집중해서 훈련에 임하라는 취지로 최근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사건을 빗대어 농담 비슷하게 말한 것이다.
최순실과 이름이 비슷한 최은실은 "이름이 한 글자만 달라서 놀림도 받는다"고 웃으며 "뉴스를 봐도 ‘최순실‘인데 계속 ‘최은실‘로 들려서 자꾸 쳐다보게 된다"고 민망해했다.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한 ‘비선‘이라면 최은실은 우리은행의 숨겨진 ‘히든카드‘다.
청주여고 출신인 최은실은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우리은행에 지명됐으나 2013-2014시즌에 4경기에만 나와 득점 없는 기록만 남긴 채 코트를 떠났던 선수다.
최강으로 군림한 우리은행에서 신인 최은실이 설 자리는 마땅히 없어 보였다.
은퇴를 결심한 최은실은 20세 어린 나이에 농구장 밖의 사회로 진출했다.
그는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지냈다"고 2년 전을 회상하며 "어릴 때부터 운동만 해서 그런지 처음에는 사람들한테 말을 걸기도 어렵더라"고 털어놨다.
최은실은 "역시 계속 해왔던 농구가 나에게 더 맞는다는 생각도 했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힘들게 벌게 되니 그런 부분도 크게 느꼈다"고 덧붙였다.
결국 최은실은 실업팀인 대구시체육회로 입단해 한 시즌을 뛰었고 2015-2016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에 복귀했다.
그는 "위 감독님께서 더 열심히 해보라며 기회를 주셨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팀을)나가서 힘든 경험도 했고 생각도 많이 했기 때문에 오히려 예전보다 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복귀 후 첫 시즌인 2015-2016시즌에 8경기에 나와 평균 1.3점을 넣었던 최은실은 이번 시즌에는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팀의 7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4.1점에 리바운드 4.0개의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것이다. 출전 시간도 지난 시즌 8분32초에서 20분04초로 크게 늘었다.
최은실은 "복귀 후 첫 시즌에는 1년을 사실상 쉬다가 온 것이기 때문에 일단 몸부터 빨리 만들자는 생각이 우선이었다"며 "올해는 감독님께서 수비를 많이 강조하셔서 거기에 맞추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기록이 일취월장한 비결을 설명했다.
청주 강서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한 최은실은 포인트 가드로 농구를 시작했고 이후 6학년 때부터 키가 갑자기 자라면서 중학교 때는 포워드로 전향했다.
이후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팀에서 키가 제일 커서 센터까지 맡아보는 등 경험하지 않은 포지션이 없는 ‘만능선수‘이기도 하다.
중거리 슛에 자신이 있다는 그는 "하지만 공격보다 수비가 문제"라며 "약점인 수비에서부터 궂은일을 해야 공격에서도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항상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코트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우 감독은 "팀을 한 번 나갔던 선수지만 그 이후에 어른이 돼서 왔다"고 대견해 하며 "사실 비시즌 연습 경기에서는 더 잘했는데 아직은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그래서 오히려 기대치보다 아쉽다. 그러나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큰 선수"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부모님이 모두 육상 선수 생활을 했다고 소개한 최은실은 "잘한다는 칭찬보다는 앞으로 더 해야 한다고 엄하게 말씀해주시는 스타일"이라고 살짝 서운해하면서도 "올해는 팀 우승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이를 악물고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