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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잘할 선수"..삼성 이상민 감독의 크레익 길들이기
출처:뉴스1|201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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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퍼포먼스로 시즌 초반 농구팬들의 눈을 사로 잡은 마이클 크레익(25)에 대해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이 ‘길들이기‘에 나섰다. 그 배경엔 "충분히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라는 믿음이 깔려있다.

서울 삼성은 2016-17 KCC 프로농구에서 22일 현재까지 9승3패로 단독 2위에 올라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김준일, 문태영이 이끄는 전력에 가드 김태술의 힘이 보태진 것이 컸지만 단신 외인 크레익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크레익은 현재까지 12경기에서 평균 22분58초를 뛰며 17.1득점에 6.6리바운드 4.1어시스트 등을 기록 중이다. 외인이 한 명만 뛰는 1, 4쿼터에는 주로 라틀리프가 나서지만 2, 3쿼터에서 크레익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크레익은 188cm의 작은 키에도 미식축구선수 출신의 탄탄한 몸을 앞세워 골밑에서 밀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스피드가 크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어서 외곽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드리블과 패싱능력도 평균 이상이다.

특히 크레익이 주목 받은 것은 화려한 덩크다. 크레익은 흑인 특유의 탄력을 앞세워 실전에서도 윈드밀 덩크와 같은 화려한 덩크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덩크슛이 성공하면 팀 분위기도 한층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이다. 화려한 덩크를 시도하다 노마크 찬스를 놓치는 상황이 종종 나왔기 때문이다. 팬들은 그래도 즐거워했지만 시소게임에서 나오는 이같은 장면은 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었다. 크레익은 "그래도 기회가 오면 언제든 덩크를 시도하겠다"고 했다.

한두 차례 "괜찮다"고 독려하던 이상민 감독도 같은 장면이 반복되자 단속에 나섰다. 이 감독은 지난 17일 전주 KCC와의 경기가 끝난 뒤 "박빙 상황에서 우위를 가져야 할 때 그런 장면이 한두 개 나오면 팀이 어려워진다. 의욕이 앞서는 것은 이해하지만 신경써야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정말 우려하는 부분은 크레익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시즌 초반 화려한 플레이로 언론의 조명을 받은 크레익이 다소 긴장감이 풀어졌다는 판단을 했다. 최근 경기에서 몇 차례 수비 미스가 나온 장면은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이 감독을 ‘분노‘하게 했다.



이 감독은 "아직 어려서 그렇다고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다. 특히 수비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면서 "크레익에게 도움 수비를 가라고 몇 차례 이야기했는데 잘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감독의 지적을 받은 크레익은 금세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20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시즌 최다 24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몇 경기에서의 부진을 씻어버린 활약이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기록만 좋았던 것이 아니다. 크레익은 이날 한국에 들어온 이후 가장 ‘얌전한‘ 플레이를 했다.

속공 상황에서 덩크 대신 레이업슛을 선택했고, 확실한 덩크 찬스에서도 평범한 원핸드 덩크슛으로 마무리했다. 수비에서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섰고, 공격에서는 자신의 공격 뿐 아니라 폭넓은 시야를 자랑한 어시스트 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감독이 원했던 플레이 그대로를 선보인 셈이다.

이 감독도 곧장 ‘당근‘을 제시했다. 그는 이날 경기 후 "1라운드 때 보여줬던 모습들이 나왔다. 적극적으로 잘 해줬다"면서 "충분히 잘 할 선수인데 긴장감이 조금 떨어졌던 것 같다. 수비는 보완이 좀 더 필요하지만 몸을 부딪히면서 의지를 보였다"고 칭찬했다.

덩크슛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감독은 "순간적인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아예 못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도 "확실한 상황이 아니면 조금 자제해줬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덩크한다고 3점 주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웃어보였다.

시즌 초반 팀 분위기를 확실히 끌어올렸던 크레익의 공헌을 이 감독 또 모르는 바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 내내 최강의 전력을 꾸리고 싶어하는 이 감독은 어린 크레익을 노련하게 조련하며 좀 더 성숙한 선수로 만들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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