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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기로' 베테랑, 깔끔한 마무리는 힘든 것일까
출처:OSEN|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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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시즌, 각 구단마다 베테랑 선수들의 거취가 고민거리다. 베테랑 선수들의 마지막, 축복받으며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는 것은 힘들까.

김병현(37, KIA), 홍성흔(40, 두산), 이병규(42, LG)은 올 가을 선수 생활의 기로에 놓여 있다. ‘2000안타 클럽 가입자‘인 이병규와 홍성흔은 은퇴가 거론되고 있으나, 여전히 선수 생활 연장에 뜻을 두고 있다.

베테랑 선수는 은퇴 시기를 앞두고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자존심, 여전히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다는 미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선수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충분히 기회를 받지 못했다는 피해의식과 조금만 보완하면 웬만큼 활약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고비용 저효율의 베테랑을 무작정 안고 가기는 부담된다. 프랜차이즈 스타, 팬심에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는 없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도 줘야 하고, 베테랑이 벤치만 차지한 채 출장하지 못하면 팀 케미스트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 감독은 말했다. "베테랑이라도 실력이 있다면 어느 감독이 쓰지 않겠는가. 현실을 제대로 보고 인정해야 한다. 그 동안 스타로서 많은 혜택을 누렸을 것이다. 이제는 팀과 후배를 위한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병규는 2013시즌 374타수만 기록한 채 타격왕(0.348)을 차지했고, FA 3년 계약(25억 5000만원)을 맺었지만 이후론 내리막이다.

2014시즌부터 잔부상 등으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2014년 타율 0.251(62경기 195타수), 2015년 타율 0.219(54경기 96경기)에 그쳤다. 올해는 양상문 감독의 ‘세대 교체‘ 기조에 밀려나 줄곧 퓨처스리그(2군)에만 머물렀다. 시즌 최종전에서 대타로 나와 1타수 1안타가 1군 기록이다.

홍성흔도 비슷하다.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화수분’ 두산에서 홍성흔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었다. 지명타자만 가능한 베테랑 타자는 뛰어난 성적이 아니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올 시즌 1군 기록은 17경기 타율 0.250(45타수 10안타)에 그쳤다. 게다가 최강 전력을 자랑한 두산은 홍성흔이 1군 경기에 출전할 때 승률이 낮았다.

김병현은 현역 연장 의지를 밝히고 고향팀 KIA를 떠나게 됐다. KIA는 내년 시즌 김병현에게 기회를 주기 어렵다고 밝혔고, 김병현은 다른 팀에서 기회를 잡고 싶다고 했다.

김병현은 2014시즌 도중 KIA에 이적해 2015년까지 44경기에 출전해 3승11패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5패. 그러나 올해 잔부상으로 고생했고,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15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했다.

구단과 베테랑이 충분한 소통을 갖고 은퇴 시점을 원만하게 잡지 못하는 것도 아쉽다. 일방적인 은퇴 압박이 아닌 서로 진솔하게 의견을 나눠 합의점을 찾는다면 보기 좋은 마무리가 가능할 것이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막판 한 시즌 더 뛰겠다고, 팀을 뛰쳐나간다면 선수와 구단 모두 마이너스일 것이다. 김병현처럼 이병규, 홍성흔도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어한다면 보류 선수에서 풀려 다른 팀을 찾아나설 가능성도 있다.

지난 7월 NC는 손민한, 박명환, 이혜천의 은퇴 행사를 치렀다. 당시 김경문 NC 감독은 "손민한에게 좀 미안했다. 지난해 10승을 거뒀다. 올해도 던지려면 충분히 던질 수 있었다"며 "여러 상황상 은퇴 적기라도 봤다. ‘네가 원했던 재기를 했고, 좋은 모습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는데, 고민 끝에 받아들였다"고 고마워했다.

손민한은 "아쉬움이 없진 않았다. 사실 성적이 좋든 나쁘든, 처한 상황에 관계없이 은퇴라는 것은 아쉬움이 클 것이다. 50대까지 선수로 뛰고 그만두더라도 아쉬울 것 같다"며 "여러 생각을 했다. 최종적으로 좋았을 때 ‘그만두자‘, ‘내가 원하는 바를 이뤘다‘고 봤다.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주변에서 ‘보기 좋게 잘 그만뒀다‘는 얘기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보류 선수 명단 제출 마감일은 25일이다. 이제 9일의 시간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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