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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드래프트가 기다려지는 이유
- 출처:점프볼 |201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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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대학농구리그가 약 7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휴식기에 들어갔다. 각 소속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4학년들이 떠나고 나면 지금의 3학년들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현재 가장 주목을 받는 3학년은 국가대표에도 선발된 허훈(연세대)이다. 벌써부터 1순위감으로도 거론될 정도. 그렇지만 허훈 외에도 주목해야 할 3학년이 많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리바운드왕에 득점왕까지
하도현
단국대, 포워드, 22세, 198cm
2016 대학리그 19.94득점 10.56리바운드 1.38어시스트
2학년이던 2014년 대학리그에서 평균 13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리바운드 1위에 올랐던 하도현이 이번엔 득점왕을 차지했다. 하도현은 2016년 대학리그 16경기에 출전해 총 319점을 올렸다. 2010년 대학리그가 시작한 이래 득점왕과 리바운드왕을 모두 차지한 건 2012 대학리그에서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1위를 기록한 단국대 김상규에 이어 하도현이 두 번째다.
하도현은 큰 신장에도 빠른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다. 스피드를 활용한 골밑 득점과 속공상황에서 마무리하는 솜씨는 동포지션 최고 수준이다. 하도현 스스로도 “스피드와 높이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 내 또래에 (최)준용이를 빼면 키가 크면서 빠른 선수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스피드에 자신이 있다. 특히 3학년이 된 올해는 골밑에서의 듬직한 플레이는 물론 득점력까지 몰라보게 좋아졌다. 대학리그 초반 2경기 연속 32득점 이상을 올리는가 하면 플레이오프 동국대와의 8강전에선 개인 최다인 41득점을 폭발시켰다. 골밑 파트너 홍순규와 펼치는 하이로우 게임은 상대 수비가 알고도 못 막는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대학리그에서 던진 3점슛 개수가 총 14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2개의 3점슛을 시도하며 외곽비중을 늘린 점도 눈에 띈다. 물론 아직 성공률(25.81%)은 좀 더 끌어올려야 하지만 3점슛을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도현을 수비하는 입장에선 머리가 아프다.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
정해원
조선대, 가드, 21세, 187cm
2016 대학리그 19.31득점 4.31리바운드 1.81스틸
정해원의 이름을 빼놓고 대학리그 최고 3점 슈터를 논할 수 있을까? 1학년이던 2014년, 경기당 10분을 채 못 뛰며 1.7득점을 올린 정해원은 지난해 늘어난 출전시간과 더불어(31분 18초) 10.3득점으로 평균득점이 수직 상승했다.
성장세는 3학년이던 올해도 계속됐다. 팀 내 1위인 평균 19.31득점을 기록하며 4학년들을 제치고 조선대 에이스로 거듭난 것이다. 매년 2배 가까이 오르는 득점력의 비결은 폭발적인 3점슛에 있다. 정해원은 경기당 3.13개의 3점슛을 넣어 이 부분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총 성공개수에서도 50개로 역시 1위다. 2위(김성민, 37개)와는 큰 차이. 외곽에서의 폭발력만큼은 대학리그 최고를 자랑한다.
특히 단국대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선 3점슛 8개 포함 30득점을 집중시켰다. 승부처이던 4쿼터에만 3점슛 5개 포함, 17득점을 올리면 해결사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동시에 “30득점 이상 해보고 싶다”던 목표도 이루게 됐다. 이날 경기 후 정해원은 “평소 감독님이 3점슛을 많이 지시해서 잘 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3점슛 위주로 연습을 많이 한다”고 다득점의 비결을 밝혔다.
궂은일에 능한 스코어러
김국찬
중앙대, 포워드, 20세, 192cm
2016 대학리그 15.94득점 8.56리바운드 1.5스틸
김국찬은 1학년부터 30분에 육박하는(29분 15초) 출전시간을 보장 받아왔다. 중앙대가 그의 잠재력에 얼마나 큰 기대를 하는지 보여주는 대목. 3학년인 올해는 평균 15득점 이상을 해주며 박지훈에 이은 팀 내 2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중앙대 양형석 감독은 김국찬에 대해 “내년이 정말 기대되는 선수다. 빅맨이 없는 팀 상황상 (김)국찬이가 적극적으로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는 부분은 감독으로서 고마운 점이다. 국찬이는 누구와 붙어도 제공권 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 외곽슛 적중률이나 간결한 공격시도는 나무랄 데가 없다. 프로팀 감독들이 칭찬할 정도다”라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아시아퍼시픽 대회에서 김국찬을 지도한 바 있는 연세대 은희석 감독도 “(김)국찬이의 한 방을 생각하고 선발했다. 한국팀에서 가장 확실한 3점 슈터를 꼽으라 한다면 국찬이다”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김국찬은 단순히 득점만 하는 스코어러가 아니다. 자기 공격은 물론이고 리바운드, 수비 등 궂은일도 도맡아한다. 양형석 감독은 “수비와 돌파 후 간결한 볼 처리 능력 등을 좀 더 키워야 한다”며 김국찬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김국찬이 양 감독이 지적한 약점들마저 보완한다면 향후 대학리그를 대표하는 포워드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득점과 패스 모두 겸비한 만능 가드
이진욱
건국대, 가드, 22세, 178cm
2016 대학리그 15득점 4.19리바운드 4.56어시스트 1.88스틸
이진욱은 대학리그에서 가장 저평가 된 선수다. 여러 기록을 살펴보면 대학무대에서 이진욱 이상 가는 포인트가드를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패스에 눈을 뜨며 대학리그 어시스트 1위에 올랐다. 스틸은 전체 5위, 평균 득점은 김진유에 이은 팀 내 2위(17.82점)다.
여기에 현대 농구에서 포인트가드가 꼭 가져야 할 3점슛 능력을 장착하고 있다. 경기당 3점슛 2.13개를 넣으며 이 부분 전체 5위에 올라있고 성공률은 무려 45.33%나 된다. 3점슛 30개 이상 던져 40%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이진욱을 포함해 3명밖에 없다(허훈 46.15%, 박지훈 40.51%).
신장이 작고 힘이 약해 수비에서는 아쉬운 부분을 보이기도 하지만 공격에서 이를 만회하고도 남을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건국대 황준삼 감독은 이진욱을 보며 “패스에 재미가 들리면서 어시스트를 주로 하고 있다. 내년엔 본인이 좀 더 주도적으로 팀을 이끌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의 말처럼 다음 시즌 건국대 에이스는 이진욱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유, 장문호가 졸업하면 팀이 이진유에게 거는 기대도 더욱 커질 것이다.
‘공격, 수비가 다 된다’ 대형포워드로 성장할 재목
안영준
연세대, 포워드, 21세, 196cm
2016 대학리그 10.81득점 6.13리바운드 1.25어시스트
“우리와 연습경기 때 잘 했다. 개인적으로 안영준이 잘 됐으면 좋겠다. 외곽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기 때문이다. 다른 학교였으면 4번을 봤을 키인데 팀에 큰 선수들이 많다 보니 3번으로 뛰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우리 또래 선수들 중에도 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 했다. 안영준이 잘 해주면 장신 포워드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많은 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다.” 프로아마최강전에서 안영준과 상대한 고양 오리온 최진수의 말이다.
최준용, 허훈, 천기범 등 연세대에는 뛰어난 개인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이 속에서 안영준은 화려하진 않지만 부지런한 움직임과 다재다능함으로 자신만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안영준은 대학리그 스몰포워드 중 최고의 신체조건을 갖고 있다(신장 196cm, 윙스펜 205cm). 운동능력도 뛰어나다. 속공상황에서는 가볍게 덩크슛으로 마무리하며 리바운드 가담능력도 좋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 중 높은 생산성을 기록한다. 지난해 26분 31초만 뛰고도 평균 11.9득점 7.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득점과 리바운드, 수비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B팀에 뽑혀 출전한 아시아퍼시픽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연세대 에이스 최준용이 졸업한다면 그 유력한 후계자는 안영준이 될 것이다.
다음 시즌 고려대의 에이스
김낙현
고려대, 가드, 21세, 184cm
2016 대학리그 11.44득점 4.19리바운드 1.94어시스트
이종현, 강상재, 정희원, 최성모. 이들이 모두 떠난다면? 올 해 고려대 선발명단에 항상 이름을 올렸던 이들이 졸업한다면 이제 남은 건 한 사람. 유일하게 4학년이 아님에도 고려대 주전으로 뛰고 있는 김낙현이다. 지난해 주로 벤치멤버로 뛰며 평균 3.3득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한 김낙현은 올해, 이동엽이 나간 고려대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꿰차며 당당히 팀의 주축으로 올라섰다.
김낙현은 앞선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강한 압박 수비에 능하고 가드임에도 리바운드 참여가 뛰어나다. 공격에선 조금은 투박하지만 속공상황에서 치고 달리는 스피드가 빨라 눈 깜짝할 새 득점에 성공한다. 특히 이종현, 강상재가 부상으로 빠진 대학리그 후반기에는 실질적으로 팀을 이끌었다.
고려대 강병수 감독도 그런 김낙현을 보며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다. 실질적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4학년 최성모는 “내년에 우리들이 나가면 (김)낙현이가 모든 부분에서 잘해줘야 한다”고 기대를 모았다. 내년 대학리그, 김낙현이 이끄는 고려대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BOUNS ONE SHOT | 3학년 판도는?
허훈(연세대)은 이미 신입생 때부터 남다른 개인기와 승부욕으로 주목을 끌었다. 굳이 허재 감독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달지 않아도 그 실력은 자타가 인정할 정도다. 올 해 연세대에서도 18.4득점으로 팀내 1위를 차지했다. 대표팀에 선발되어 후반기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투도 가장 많이 성공(38개)시켰으며 성공률도 86.4%로 팀에서 가장 좋았다.
저학년 때에 비해 팀 플레이를 완성시키는 능력도 향상되고 있다. 적극적인 토킹으로 패턴을 맞추고, 수비를 돕는 자세도 눈에 띈다. 허훈하면 늘 작은 키(180cm)가 아쉽다고들 하지만, 이 실력이라면 충분히 프로에서도 선배들을 골탕먹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희대에서는 경복고 출신의 이민영(181cm)도 빼놓을 수 없다. 포인트가드로서 맹상훈의 부상공백을 잘 메워줬다. 단국대는 전태영(184cm)과 홍순규(198cm)가 빠지면 섭하다. 2015년 대학리그 득점왕이었던 전태영은 돌파와 외곽을 겸비한 가드다. 신장은 작지만 프로에서 듀얼가드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개인기량의 소유자다.
2016년 대학리그 리바운드 1위였던 홍순규는 지난 2년간 하도현과 착실히 콤비 플레이를 발전시켜왔다. 대학리그 플레이오프를 통해 슈팅도 만만치 않다는 걸 보인 만큼 새 시즌이 더 기대된다. 농구에 대한 발전의지도 강한 선수다. 한양대의 장신 포워드 윤성원(195cm)도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프레임이 너무 얇다는 아쉬움이 있자만, 힘을 더 보강한다면 프로에서 눈도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