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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6억 가치’ 오승환, MLB 정상급 언터처블
- 출처:OSEN|201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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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은 얼핏 보면 평범한 불펜 투수로 보인다. 올해 그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3.12마일(149.9㎞)로 리그 평균(93.04마일)을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분당 회전수(RPM) 역시 2292로 리그 평균(2241)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아무래도 체구가 큰 서양 선수들보다는 발을 내딛는 위치가 뒤라 체감 속도의 하락폭은 더 크다. 타구 평균 속도는 90.46마일로, 오히려 리그 평균(90.13마일)보다 약간 높다. 슬라이더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그 외 다른 변화구가 뛰어난 경쟁력을 갖는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오승환은 올 시즌 승승장구하며 현지의 놀라움을 샀다. 기록을 보면, 날고 긴다는 타자들이 모인 MLB에서도 오승환을 공을 때려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통계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오승환은 올 시즌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불펜 투수 중 리그 전체 5위(2.6)에 올랐다. 켄리 잰슨(LA 다저스·3.2), 앤드류 밀러(클리블랜드·2.9), 델린 베탄시스(뉴욕 양키스·2.9), 아롤디스 채프먼(시카고 컵스·2.7)이라는 MLB 최고의 불펜 투수만이 오승환의 앞에 있었다. 모두 내로라할 만한 확실한 무기가 있는 선수들이다.
이런 투수들 사이에서 오승환의 컨택 비율은 빛을 발한다. 말 그대로 치기가 쉽지 않았다. 타자로서는 일단 방망이에 맞혀야 뭘 할 수 있는 법인데 오승환은 이를 원천봉쇄했다. 올 시즌 오승환의 컨택 비율은 65.7%다. 베탄시스(63%), 밀러(64.9%), 채프먼(65.5%)과 비교해도 그리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잰슨(69.6%)보다는 오히려 더 낮았다. 전체 불펜 투수 중 8위였다.
반대로 상대 팀들은 오승환의 공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치기 위해 노력했다. 오승환의 공을 상대로 한 스윙 비율은 53%. 이는 잰슨(56.5%)보다 조금 낮지만 채프먼(53.7%)과는 비슷하다. 특히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공에 대해서는 74.1%의 확률로 배트가 나왔다. 하지만 타자들은 오승환의 공을 정확하게 쳐내지 못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간 공을 컨택한 경우는 73.3%에 불과했다.
보통 좋은 타구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을 쳤을 때 나온다. 바깥으로 간 공을 쳐봐야 아주 절묘한 타격 기술이 아니라면 원하는 타구를 만들어내기 쉽지 않다. 오승환은 그 가능성을 철저히 따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수치는 채프먼(69.2%), 에드윈 디아스(시애틀·72.2%)에 이어 MLB 전체 3위였다. 여기에 헛스윙률은 18%로, 리그 5위에 올랐다. 내셔널리그 투수 중에서는 채프먼(18.6%)에 이어 2위였다.
오승환이 올 시즌 채프먼과 거의 대등한 WAR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도 이런 컨택 비율에서 찾을 수 있다. 구위 외에도 독특한 투구 동작과 슬라이더를 절묘하게 이용하는 볼 배합 등에서도 득을 봤다는 평가다. ‘팬그래프닷컴’이 산정한 올 시즌 오승환의 가치는 2080만 달러. 2년차에는 더 본격적인 MLB 타자들의 도전과 마주하게 되겠지만 올해의 구위를 이어간다면 30세이브 이상 마무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결코 헛된 기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