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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하지 못했는데.." 2년 만에 찾은 박태환의 미소
- 출처:스포츠조선|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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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수영 자유형 200m 결선이 열린 아산배미수영장.
결선을 앞둔 박태환(27·인천)이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수영복 끈이 끊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 박태환은 수영복을 급히 갈아입고 결선 레이스에 섰다.
‘쿵쿵‘ 뛰는 가슴을 가라앉히고 출발선상에 선 박태환은 경기 시작을 알리는 총성과 동시에 금빛 질주를 시작했다. 박태환은 50m를 24초67에 통과하며 선두로 나섰다. 분위기를 탄 박태환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채 레이스를 마쳤다.
1분45초01. 전광판에 기록이 뜨자 수영장이 환호의 박수로 가득 찼다. 비록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개인 최고 기록(1분44초80)에는 다소 모자라지만, 대회기록을 세우며 환하게 웃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 메달리스트들과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당시 은메달 기록은 1분45초20이었다.
경기 뒤 박태환은 "아직 전성기 기록에 0.2초 모자란다. 1분 44초대 기록이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성적"이라며 "사실 1분46초 정도 생각했다. 그저 리우올림픽 선발전(1분46초31) 때보다는 좋은 모습이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 성적이 리우올림픽 은메달 기록이라고 한다. 물론 올림픽 때 은메달을 목에 걸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인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에게 이번 대회는 특별하다. 그동안 온갖 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수영을 이끌었지만, 지난 2년의 시간이 너무나 아팠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을 목에 걸며 정상에 우뚝섰다. 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와 200m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하며 명성을 이어갔다.
그러나 ‘꽃길‘만 이어지지 않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되면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가 끝난 뒤에는 대한체육회의 규정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국내 법원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재소 끝에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받았다.
‘잃어버린 2년‘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박태환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와 200m, 100m에서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자유형 1500m는 출전을 포기하고 조기에 귀국했다. 당시 박태환은 "이렇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끝내고 싶지 않다"며 "레이스 도중에 화가 난 게 처음이다. 리우 대회를 통해 수영에 대한 갈증이 더 강해졌다"고 이를 악물었다.
독기를 품은 박태환은 전국체전을 앞두고 호주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노력의 결과는 달콤했다.
박태환은 "리우올림픽을 마친 뒤 3주 정도 쉬었다. 마음의 정리도 했다"며 "전국체육대회 준비 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 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달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회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은 11일 자유형 400m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을 노린다. 박태환은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기록 얻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