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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재도전 김준성, “북한전은 인생 큰 경험”
출처:바스켓코리아|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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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수들이랑 직접 몸을 부대끼며 이야기도 하고 경기를 한 게 제 인생에 큰 경험이에요.”

김준성(177.1cm)이 프로 무대에 재도전한다. 그렇지만, 일단 소속팀 놀레벤트 이글스가 출전 중인 2016 전국체육대회(이하 체전)에 집중하려 한다.

김준성은 명지대에서 농구 선수로 활약했다. 대학 시절 농구대잔치, MBC배, 대학농구리그 3개 대회 기준으로 77경기 평균 2.9점 1.6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대학 4학년이던 2014 대학농구리그에선 16경기 평균 29분 46초 출전해 4.3점 3.3리바운드 2.2어시스트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슛 성공률이 좋지 않았다. 대학 내내 3점슛 성공률은 20.6%(13/63), 야투 성공률은 38.8%(85/219)로 부진했다. 김준성은 결국 2014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농구선수로 사라지는 듯 했다.

김준성이 2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 올해 창단한 실업농구팀 이글스의 선수로서 농구공을 다시 잡았다. 더 나아가 지난 9월 일반인 테스트를 통과해 2년 만에 프로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 18일 개최되는 2016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 참가자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준성이 대학 시절보다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열렸다. 충남 천안에서 열리는 체전이었다. 놀레벤트 이글스는 대구대표로 체전에 참가했다. 9일 조선대와 첫 경기를 가졌다. 예상외로 89-59로 완승을 거뒀다.

김준성은 이날 3점슛 4개 포함 16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6스틸로 고른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대학시절처럼 빠른 스피드와 넓은 활동량은 여전했다. 여기에 달라진 3점슛 능력을 과시했다. 김준성은 4학년이던 대학농구리그 16경기에 모두 출전해 총 기록한 3점슛이 6개였다. 7경기에서 12개의 3점슛을 시도해 모두 실패한 적도 있다. 그만큼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서 다시 프로 진출을 노리는 것이다.

이글스는 9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제2회 칭기즈칸컵 2016 국제농구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다. 당시 북한과 맞대결을 가지기도 했다. 실업팀에서 농구를 다시 하기에 평소에는 하지 못하던 경험까지 쌓았다.

올해 드래프트는 예년에 비해 선수층이 두터운 편이다. 김준성이 뽑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 김준성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드래프트보다 당장 눈앞에서 열리는 체전에만 집중한다. 11일 대학농구리그에서 우승한 연세대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김준성이 드래프트에서 선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다음은 조선대에게 승리한 뒤 김준성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경기 전에 오랜 만에 국내무대 공식경기를 뛴다고 했는데, 얼마 만에 국내무대 공식경기를 뛰는 건가요?

2014년 대학농구리그 이후 프로에 못 가서 2년여 만에 국내 코트 복귀예요. 처음에는 너무 긴장을 했는데 경기를 하다 보니까 재미있었어요. 경기가 잘 풀려서 그럴 수 도 있지만, 감회가 새로웠어요. 다시 선수로 복귀하니까 기분도 좋았어요.

(크게 이겼는데) 대진운이 좋은 건가요? 전국체전은 대진운이 작용하잖아요.

제가 운동하면서 체전이나 소년체전에 나간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단판 승부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그래도 우리는 지면 끝이라는 생각을 안 했어요. 그 동안 힘들게 준비한 만큼 재미있게 열심히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어요. 이겨서 기분도 좋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상대가 연세대학교인데 우리가 연습한 거, 우리의 실력으로 부담 없는 경기를 할 겁니다.

경기를 봤을 때 연습과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던데요.

체육관과 숙소도 없이 여기저기 체육관을 빌려서 진짜 힘들게 준비를 했거든요. 4월 달에 선수들이 1~2명이 모인 뒤 2~3명씩 추가되며 지금 8명이 되었어요. 진짜 이게 무슨 팀이냐라는 등 무시를 당하며 힘들게 준비를 했는데, 오늘(9일) 이겨서 진짜 기분이 좋습니다.

예전 부산 동아고에서 부산 케이티와 인천 전자랜드 연습경기가 끝날 때 훈련하러 왔던 걸 봤어요.

프로 팀의 연습경기 끝난 뒤라서 친구도, 아는 형들도 있어서 그 때 기분이 그렇더라고요. 사실 대학 팀과 연습을 하고 싶었는데… 우리는 연습경기 위주로 연습을 했어요. 우리 자체로 연습을 한 건 5번 정도로 손에 꼽을 정도이고요. 연습경기를 하며 슛 연습을 하고, 패턴도 맞춰보고, 수비도 연습했어요. 그렇게 연습하는 게 말도 안 되죠. 체육관도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오후에 주로 고등학교에서 연습경기를 했는데, 진짜 이런 결과(조선대에게 승리)가 나와서 좋아요.

그렇게 연습을 한 걸로는 조선대 수비를 너무 쉽게 허물었어요.

득점이 많이 났죠. 우리가 처음에 연습경기를 할 때 박성근 감독님 스타일을 몰랐어요. “(공격제한시간) 24초 다 쓰지 말고 기회면 무조건 슛을 던져라”라고 계속 이런 주문을 하셨고, 계속 그렇게 플레이를 하니까 몸에 베어 있었어요. 1대1 돌파도 자연스럽게 하고, 슛 기회가 나면 웬만하면 던져요. 그리고 공격 리바운드에 적극 참여하는 게 오늘 경기에서 딱 맞아떨어졌어요. 슛도 잘 들어가고, 리바운드도 잘 잡고.

몽골 국제대회에선 결승에 올라간 거죠?

결승까지 올라가서 몽골 국가대표팀에게 아쉽게 졌어요. 우리에겐 상당히 의미가 있는 대회였어요. 그 대회에 감독님과 선수 7명이 갔거든요. 처음 체육관에 들어가니까 러시아 선수들 20여명이 연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2m가 넘는 선수들도 보였는데, 키도 작은 7명만 들어가니까 “쟤들이 무슨 팀이야?”라며 소곤거리는 게 느껴졌어요. 처음에는 부담도 되고, 경기도 못 하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는데, 한 경기, 두 경기 치르면서 그렇게 무시한 팀들에게 이겼어요.

북한에게는 졌다고 하던데요.

북한에게 30점 졌습니다. 북한 선수들이랑 직접 몸을 부대끼며 이야기도 하고 경기를 한 게 제 인생에 큰 경험이었어요. 소름이 돋았죠. 처음 경기를 할 때 (북한 선수들이) 죽이려고 할 정도로 거칠게 해서 멀게 느껴졌어요. 그렇게 북한에게 지긴 졌는데, 우리는 결승에 올라가고 북한은 떨어져서 3-4위전을 했어요. 마지막 날에는 다같이 사진도 찍으며 다음에 또 붙어보자고 그랬는데, 그 때 마음이 좀 아팠어요. 북한 선수들은 기차 타고 일주일 동안 (북한으로) 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한 5~6일 기차 타고, 버스 타고 간다고 했어요. 우리는 비행기 타고 3시간 반 정도 걸렸어요. 그 거리를 북한 선수들은 그렇게 돌아가야 하더라고요. 우리도 힘들게 운동을 했지만, 북한 선수들은 더 힘들게 운동을 했을 거고요. 또 우리에겐 지면 안 된다는 마음의 부담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프로에 재도전을 하는데 어떻게 준비를 하면서 다시 도전할 용기를 낸 건가요?

사실 자신이 없거든요. 언론에서도 제 이름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프로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제 이름이 거론되지 않아요. 그래서 마음을 오히려 비웠어요. 지금은 전국체전을 위해서 열심히 준비했던 걸 보여주려고 해요. 제 약점을 보완해서 나왔거든요. 제가 슛이 약하다고 했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자신있게 (3점슛을) 던져서 들어갔어요. 전 제 약점을 보완해 좀 더 향상된 기량으로 나왔다고 생각해요. 전국체전 다음 경기(연세대)에 최선을 다할 마음이에요. 프로 진출에 대한 생각이 없다면 거짓말인데, 지금 당장은 눈 앞에 있는 하나하나의 단계를 밟아나가려고 해요.

프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글스가 조선대에게 이기길 바랐어요. 약체인 조선대보다 연세대를 상대할 때 진짜 실력이라고 여길 수 있거든요(이글스 선수 중 김준성, 김형준, 허석진이 드래프트에 참가).

우리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KCC와 연습경기를 한 적도 있어요. 1.5군이긴 했지만 우리가 이겼어요. 연세대가 대학농구리그도 우승한 강팀인데, 우리는 그만큼 더 부담없이 우리 팀이 가진 걸 더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특별히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보다 지금까지 준비한 수비와 패턴, 슈팅 이런 걸 자신있게 플레이를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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