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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75위 치리코 "한국 이름은 미선이예요"
- 출처:연합뉴스|201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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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한국에 왔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니까 마음도 편하고 좋아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세계 랭킹 75위인 루이사 치리코(20·미국)는 어머니가 한국 사람인 한국계 선수다.
18세였던 2014년 말에는 세계 랭킹 189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0위로 상승했고 올해 7월에는 69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 등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치리코는 19일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리는 WTA 투어 코리아오픈(25만 달러)에 출전하기 위해 16일 입국했다.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어머니는 캐롤이라는 영어 이름을 쓰지만 한국 이름(임수현)도 있다.
17일 올림픽 코트에서 만난 치리코에게 ‘혹시 한국 이름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미선"이라는 명확한 한국 발음으로 답했다. 그의 ‘풀 네임‘이 ‘루이사 미선 치리코‘라는 것이다.
이번이 네 번째 한국 방문이라는 치리코는 "최근에는 8년 전에 왔었다"며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기대가 된다"고 활짝 웃었다.
175㎝의 훤칠한 키가 돋보이는 치리코는 "강남 할아버지 댁에서 머물고 있어서 지내기 편하고 경기장과도 가깝다"고 만족스러워했다.
16살 때인 2012년에 이미 국제테니스연맹(ITF) 주최 총상금 1만 달러 규모의 서키트 대회 정상에 올랐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투어 무대에서 활약을 시작했다.
투어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은 5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마드리드오픈(총상금 477만1천360 유로) 4강 진출이다.
그는 이 대회에서 전 세계 랭킹 1위 아나 이바노비치(세르비아), 빅토리야 아자란카(벨라루스) 등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 여자테니스는 세계 수준과 격차가 있지만 당신과 같은 선수가 있다는 사실은 희망이 되기도 한다‘고 말하자 치리코는 웃으며 "내가 한국계라 그런 것 아니냐"고 되묻고는 "내가 한국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응원해주는 분들도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답했다.
한국 음식과는 이미 친숙하다는 그는 "이번 대회에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응원을 오실 예정이고 어머니도 한국에 함께 왔다"고 소개하며 "한국에서 첫 대회니까 우승까지 하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7살 때 처음 테니스를 시작한 치리코는 포핸드 샷이 장기이며 클레이코트 경기를 선호한다.
가장 좋아하는 그랜드 슬램 대회 역시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이다.
슈테피 그라프(독일)와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를 좋아하는 그는 어릴 때 축구와 농구, 피겨 스케이팅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만능 스포츠 걸‘이었다.
WTA 인터넷 홈페이지에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스타 플레이어(fast-rising American star)‘로 보도된 치리코는 "그랜드 슬램 우승과 세계 랭킹 1위가 선수 생활의 목표"라고 다짐했다.
기량과 미모를 겸비한 그는 18일 오후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리는 윤종신, 이재훈 씨 등 연예인들과 시범 경기 출전 선수로도 선정되는 등 ‘스타성‘도 인정받았다.
코리아오픈에서 8번 시드를 받은 치리코는 1회전에서 돤잉잉(92위·중국)을 상대한다. 이 대회를 마치고 나서는 중국 우한으로 이동해 다음 주 경기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