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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김상현의 '징계', 문제있다
- 출처:일간스포츠|20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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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에는 처벌이 따른다. 처벌은 규정에 따른 절차를 밟아야 한다. 무거운 처벌일수록 더 그래야 한다.
kt 위즈 구단은 13일 1루수 김상현(36)에 대한 임의탈퇴 공시 신청을 KBO에 했다. 구단은 “임의탈퇴 중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임의탈퇴(Voluntary Retirement)는 징계가 아니다. 선수가 은퇴하겠으니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임의탈퇴다. KBO 규약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kt가 KBO에 제출한 신청서에는 김상현이 사인한 동의서가 첨부돼 있다. KBO는 최근 들어 임의탈퇴 공시 전 반드시 선수에게 실제로 동의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13일엔 확인이 미처 되지 않아 공시를 하지 않은 것이다. 요컨대, kt는 김상현에게 징계를 내린 게 아니라 ‘은퇴 종용‘을 한 것이다.
kt가 임의탈퇴를 ‘중징계’로 발표한 데는 이유가 있다. kt 관계자는 “구단 내규에 품위손상 행위 시 퇴단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퇴단은 야구규약에 없는 용어지만 임의탈퇴를 이에 준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런데, 내규는 코칭스태프와 구단의 합의 아래 정한다. 선수들의 동의는 받지 않는다. 대신 통보만 한다. 그러니까, ‘선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동의가 필요한 임의탈퇴’를 징계 목록에 넣은 셈이다. 법률적 분쟁 소지가 있다.
김상현이 임의탈퇴 동의서에 사인을 하긴 했다. 김상현이 공연음란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는 최초 보도는 12일 오후 6시께 나왔다. 블과 반 나절 만에 전광석화처럼 임의탈퇴 ‘징계’가 결정됐다. 김상현은 과연 정상적인 판단으로 임의탈퇴 동의서에 사인할 수 있었을까. 몰래 숨겨왔던 혐의가 만천하에 알려졌고, 구단이 ‘내규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kt 구단이 모기업의 이름에서 김상현과 그가 저지른 범죄 혐의를 당장 지우고 싶었다면, 지난해 삼성이 임창용에게 그랬듯 방출을 하면 된다.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이 경우 잔여 계약 기간 연봉을 지급해야 하며, 다른 구단이 자유계약 신분이 된 그를 영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가 창단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구단들은 이런 이유로 본래 의미에서 ‘자진은퇴’인 임의탈퇴를 징계의 수단으로 악용해 왔다.
김상현은 잘못을 했다. 공인이니 만큼 감당해야 할 책임은 더 무겁다. 기소와 재판을 앞두고 있고, KBO 징계위원회에도 출석해야 한다. 어차피 김상현의 죄와 벌을 다룰 절차는 예정돼 있다. 김상현 케이스는 프로야구 초유의 사건이다. 그런 만큼 죄의 경중과 처벌의 수위를 정하는 과정도 신중하고 책임있게 진행돼야 한다. 그런데도 반 나절 만에 영원히 야구계 복귀가 불가능할 수도 있는 조치를 해야 할 절박한 필요가 과연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