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7)이 극적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티켓을 손에 거머쥐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만은 분명하지만 이제는 어렵게 얻은 기회를 통해 왜 올림픽 출전을 스스로 열망했는가에 대한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대한체육회의 ‘약물징계 선수에 대한 3년 자격정지’라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 고수입장은 결국 법적 싸움을 통해 박태환의 승리로 끝났다. 박태환은 지난 1일에는 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을 받아낸데 이어 8일에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리우올림픽 출전권에 대한 박태환의 항소를 받아들여 ‘긴급잠정처분’을 내린다”는 결정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결국 대한체육회는 긴급 이사회를 통해 “자체규정보다 CAS의 결정이 먼저”라며 CAS의 잠정처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박태환은 대한수영연맹이 국제수영연맹(FINA)에 제출한 8명의 리우 올림픽 경영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태환은 자유형 100ｍ·200ｍ·400ｍ·1500ｍ에서 A기준기록을 통과해 이미 이 종목에 대한 출전자격을 얻었다. 박태환은 일단 기준기록을 통과한 4개 종목 모두 출전하겠다고 신청했으나 상황에 따라 뛰지 않는 종목이 생길 수도 있다.

이제는 박태환이 어렵게 얻어낸 올림픽 출전권을 통해 그동안 자신에 대한 여러 논란을 종식시킬 답을 내놓아야 한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다. 일단 박태환은 올림픽 출전과 메달 획들을 통해 약물적발로 실추된 개인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자세다.

하지만 메달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당장 박태환은 자신의 주종목은 자유형 400m에서 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3분44초26으로 당시 기준 2016시즌 세계랭킹 4위의 성적을 내며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하지만 지금은 6위로 떨어졌다. 특히 최근 열린 호주 그랑프리에서는 3분49초18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올림픽 출전여부를 둘러싼 심리적인 압박으로 인한 부진이라는 것이 박태환측의 설명이지만 이 종목 세계랭킹 1위인 맥 호튼(호주)의 3분41초65와는 격차가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징계 후 첫 복귀전이었던 동아수영대회에서 포커스를 맞추면서 페이스가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결국 남은 기간 박태환이 과연 얼마나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인가가 관건이다. 박태환은 오는 14일 호주 전훈을 마치고 귀국한 뒤 17일 미국 올랜도로 떠나 시차적응에 돌입하며 명예회복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