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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포드와 400억 원을 폐기한 다저스의 변명
- 출처:다음스포츠|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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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회장이자 CEO인 스탠 캐스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2012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대형 트레이드에 대해 질문을 받자 “같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또 트레이드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당시 다저스는 레드삭스에서 1루수 아드리안 곤살레스, 외야수 칼 크로포드, 우완 투수 조시 베켓, 그리고 유틸리티 플레이어 닉 푼토를 받았습니다. 세 명의 스타플레이어와 아주 쓸만한 백업요원을 얻고 내준 선수는 1루수 제임스 로니와 투수 루비 데라 로사, 앨런 웹스터, 유망주 제리 샌즈, 이반 데 헤수스 등이었습니다.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다저스가 큰 이득을 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보스턴으로 간 선수들은 대부분 흐지부지 팀을 떠나버렸지만 트레이드의 핵심인 곤살레스는 여전히 다저스의 핵심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트레이드의 가장 큰 쟁점은 다저스가 무려 2억6500만 달러의 잔여 연봉을 책임졌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크로포드의 계약을 떠안은 것은 레드삭스로서는 앓던 이가 빠지는 일이었습니다. 2010년 겨울 쎄오 엡스타인 레드삭스 단장이 체결한 FA 외야수 크로포드와 7년 1억4200만 달러 계약은 당시만 해도 기대를 모았습니다. 탬파베이에서 떠오른 스타 크로포드는 당시 28세였고 폭발적인 스피드와 공 수 주를 모두 갖춘 전천후 스타였습니다.
특히 그는 같은 조 라이벌 레드삭스 킬러였습니다. 통산 레드삭스 상대 147경기에서 크로포드는 3할1리에 12홈런 61타점 그리고 무려 64도루를 기록했습니다. 늘 아픔을 주던 상대 선수를 우리 팀에 데려오면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을 고려하면 7년 계약은 충분히 던질만한 승부수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자그마하고 조용한 탬파베이 트로피카나필드에서 뛰다가 갑자기 가장 요란하고 늘 화제의 초점이 되는 펜웨이파크로 둥지를 옮긴 크로포드는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언론과의 관계도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레드삭스 두 번째 해인 2012년에는 부상으로 단 31경기밖에 뛰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2012년 8월27일의 대형 트레이드가 터진 것입니다.
다저스의 당초 의도와는 달랐습니다. 새롭게 팀을 꾸려가려던 다저스는 특히 멕시코계가 많은 지역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스타로 아드리안 곤살레스를 점찍고 레드삭스에 트레이드를 문의했습니다. 곤궁한 처지였던 엡스타인에게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그는 협상을 확대해 조시 베켓과 크로포드까지 포함시키자고 유혹했습니다. 솔깃한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담장은 레드삭스가 요구하는 선수들의 명단이 소위 별 볼일 없자 덥석 미끼를 물었습니다. 팀에 필요한 백업 푼토를 포함시키자는 제안에도 엡스타인이 선뜻 오케이를 하자 협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다저스도 크로포드의 하락세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거부하기엔 패키지가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다저스는 3명의 올스타급 선수와 꽤 쓸만한 유틸리티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물론, 3000억 원이 넘는 잔여 계약을 모두 떠안았다는 것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게 되지만 말입니다.
캐스텐 회장은 2013, 2014시즌에 크로포드가 수준급의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두 시즌 동안 크로포드는 221경기에 출전했고 2할9푼1리에 14홈런, 77타점, 118득점, 38도루를 기록했습니다. 두 시즌 동안 받은 봉급은 4200만 달러였습니다.
그리고 2015시즌 크로포드는 69경기 181타수에 그치며 급격한 기량 쇠퇴와 함께 주전 자리도 잃었습니다. 마침내 올 시즌 30경기 81타수에서 1할8푼5리까지 추락하자 다저스는 과감히 크로포드를 포기했습니다. 남은 3500만 달러의 봉급과 함께.
캐스텐 회장은 “크로포드는 2년여 좋은 시즌을 보내며 기여했고, 특히 그 동안에 팀은 크로포드와 함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우리의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당시 중계권 계약 등을 앞둔 상황에서 곤살레스, 크로포드, 베켓의 영입은 협상 테이블에서 다저스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됐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던 트레이드라고 주장합니다. 덧붙여 “올해 칼의 급격한 추락은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계속해서 그와 함께 하는 것보다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팀에 이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라며 크로포드의 방출 이유를 밝혔습니다.
종합적으로는 이제 400억 원을 포기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가치를 크로포드가 했다는 자체 판단입니다만 아무래도 좀 변명처럼 들리는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게다가 2012년 마크 월터, 캐스텐, 매직 존슨이 다저스를 인수한 이래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며 팀을 구성하는 와중에 흘러나간 선수 봉급 관련 경비가 말도 못하게 많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작년 8월말을 기준으로 봤을 때 당시 다저스 선수가 아닌, 이미 팀을 떠났거나 은퇴한 선수에게 지불하고 있던 돈은 무려 8750만 달러였습니다. 브라이언 윌슨을 방출하며 떠안은 1000만 달러, 댄 하렌을 트레이드하며 책임진 1000만 달러, 쿠바 출신 당시 30세 내야수 헥토 올리베라와 계약하며 안긴 계약금 2800만 달러, 맷 켐프 떠나보내며 책임진 1800만 달러, 브랜던 리그 방출하며 책임진 950만 달러 등등 명단이 끝이 없습니다.
허공으로 날아간 8750만 달러는 작년 마이애미, 휴스턴, 오클랜드, 클리블랜드, 탬파베이의 팀 연봉보다 많은 액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크로포드의 3500만 달러를 보태면 지난 시즌부터 다저스가 뛰지도 않는 선수들 때문에 덮어쓴 액수는 1억2000만 달러가 넘습니다.
크로포드는 어쩌면 최저 연봉에 탬파베이와 계약할지도 모릅니다. 400억 원의 공돈이 그의 재기 의지를 약하게 만들지도 모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