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감독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해준 선수들 정말 고맙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해준 선수들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사실은 그게 더 크다고 생각한다.”

위성우(45)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이 15일(한국시각) 프랑스 낭트 라 트로카디에 메트로폴리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에서 극적인 8강행을 일궈낸 직후 내놓은 승리 비결이다.

농구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감독과 선수들도 세계 10위의 강호 벨라루스를 잡고 8강에 오르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66-65, 1점 차 극적인 승리였다. 전날 나이지리아에 1점 차로 역전패하며 사실상 한국의 예선 탈락에 무게를 뒀던 현지 미디어 관계자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자연스레 이날 최다 득점을 기록한 강아정(18점)과 그 뒤를 이은 김단비(17점), 더블더블로 활약한 대표팀 막내 박지수(14튄공잡기·13점)에게 쏠렸다.

그러나 위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김단비, 강아정, 박지수가 잘해준 건 맞다”면서도 그는 “화려해보이는 선수들 뒤에서 계속 응원해주고 궂은일 도맡아 해주는 선수들이 없었으면 오늘 절대 이길 수 없었다”며 조명받지 못한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언급했다. 그리고 “그저 감사할 뿐이다”라고 했다.

이날 강이슬, 고아라, 이은혜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배혜윤도 3분 35초간만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코트 밖에서 한시도 쉬지 않았다. 목이 터져라 동료들을 응원했다. 바로 옆사람이 하는 말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당시 경기장은 관중들의 함성 소리로 가득차 있었다. 접전이 계속되자 함성은 더 커져만 갔다.

하지만 대표팀의 응원은 그 모든 소리를 뚫고 코트에 있는 동료들의 귀에 닿았다. 교체를 위해 잠시 벤치에 들어온 선수들도 목이 쉬도록 응원했다. 조용했던 벨라루스 벤치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위 감독은 “내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다. 해보자는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며 경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끝으로 위 감독은 곽주영을 언급했다. 나이지리아전에서 곽주영은 7분여간 경기에 나와 무득점에 그쳤다. 벨라루스전에서도 곽주영이 기록한 득점은 2점이 전부였다. 그러나 경기 막판 나온 곽주영의 그 2점슛이 결국 승부를 갈랐다. “주영이의 2점슛, 그게 경기를 가져온 거다”라며 웃어보이던 위 감독은 “끝까지 몸싸움 해주고 악착같이 공 잡아주면서 주영이가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정 선수의 수훈만으로 드라마는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위 감독은 연신 강조했다.

이젠 17일 스페인전이다. 스페인은 세계 최정상으로 불리는 강팀이다. 이기면 올림픽 본선 직행이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김단비도 “스페인은 올림픽 예선에 나올 팀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고 위 감독도 “이기긴 어려울 것”이라며 5위 싸움에 집중할 것임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