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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리 서류위조 의혹, 해프닝으로 끝나나?
출처:스포츠서울|201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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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농구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대표팀 승선을 위해 특별귀화를 신청한 혼혈선수 첼시 리(28·KEB하나은행)가 서류 위조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가 서류의 위·변조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WKBL과 KEB하나은행은 증빙서류를 들고 검찰 쪽에 소명을 마쳤다. 검찰의 수사와 판단이 남았다.

친할머니가 한국인으로 알려진 리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여러 팀들의 영입 경쟁 속에 KEB하나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탄탄한 체격과 189㎝의 높이를 앞세워 지난 시즌 KEB하나은행을 최하위에서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리의 골밑 존재감에 고무된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오는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에 나갈 대표팀에 리를 합류시키기 위해 특별귀화를 신청했다. 세계 무대 팀들과의 높이 대결에서 밀리는 한국 대표팀을 생각하면 당연했다. 이미 WKBL에서 한 시즌 뛴 혼혈선수이기에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WKBL은 부모나 조부모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을 경우 해외 동포선수로 인정해 국내 선수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 국적의 리도 할머니 덕분에 국내 선수로 뛰었고, KEB하나은행은 외국인 선수 2명과 함께 리를 보유해 단숨에 우승권에 근접한 팀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번 특별귀화 신청 때 서류 위·변조 의혹이 불거지는 바람에 WKBL과 KEB하나은행 모두 화들짝 놀랐다. 이미 지난 시즌 전부터 리를 향한 의혹의 눈초리는 있었다. 리는 양부모 밑에서 자랐고 할머니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증명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의 영입을 포기한 팀도 있었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은 적극적으로 움직여 리를 영입했고 리의 에이전트를 통해 증빙자료를 구비해 WKBL로부터 승인도 받았다. 이전까지 혼혈선수들은 한국인의 피가 섞였다는 가족확인 증명서를 제출해 확인을 받았지만 WKBL은 특별히 가족확인 증명서 없는 리를 혼혈선수로 승인해줬다.

서류가 위조된 게 맞다면 리는 WKBL에서 영구제명된다. 하지만 미국 국적이어서 국내 법에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문서 위·변조에 대한 처벌을 받긴 어려워 보인다. WKBL 관계자는 “아니라고 믿고 있지만 위·변조한 것으로 드러나면 당연히 리는 영구제명될 것이다.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미국 국적이니) 국내에서 처벌받진 않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리 덕분에 준우승을 차지했던 KEB하나은행도 리의 죄가 사실로 드러나면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게 될 게 분명하다. 대국민 사죄까지도 해야할 판이다.

하지만 WKBL과 KEB하나은행은 리의 결백을 믿고 있다. WKBL 관계자는 “리의 서류는 공증을 받았다. 한국에서 받은 게 아니다. 미국 정부 쪽에 의뢰해 확인받았기 때문에 맞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리의 서류는 에이전트 측이 미국에서 받아 보낸 것이고, WKBL 측은 검찰 측에 서류 공증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리의 에이전트로부터 서류의 위·변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리의 에이전트도 리와 함께 한국으로 건너와 결백을 호소할 기자회견도 할 뜻을 내비쳤다. 조만간 국내 방문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현재 리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워싱턴의 트레이닝캠프에 참가해 몸을 만들고 있다. 정식 팀이 아닌 트레이닝 캠프여서 국가대표에 합류하게 되면 바로 입국할 예정이었다.

WKBL과 KEB하나은행은 하루 빨리 이번 사태가 해프닝으로 마무리되길 원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국 농구역사에 기록될 만한 사기극의 희생양으로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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