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마구잡이식 마운드 운용을 통해 힘겹게 승리했기에.

올 시즌 우승 후보라는 평가와는 달리 순위표 맨 밑에 머물러 있는 한화는 21일 롯데를 9-5로 꺾고 7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14일 대전 두산전서 벌투 논란에 휘말렸던 송창식이 1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3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투구수는 64개.

송창식은 1회 무사 1,2루서 선발 김민우를 구원 등판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송창식은 정훈의 밀어내기 볼넷, 문규현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2회 1사 3루, 3회 2사 1루 실점 위기를 잘 극복한 송창식은 4회 무사 1루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박정진(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윤규진(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권혁(1⅓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정우람(1⅔이닝 3탈삼진 무실점) 등 계투진이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한화는 2-5로 뒤진 4회 하주석의 2타점 적시타로 1점차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5회 무사 1,3루서 이성열의 2타점 우중간 적시타, 차일목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7-5 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차일목의 2타점 쐐기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송창식과 박정진이 지난해 같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고 한다. 앞뒤가 맞지 않다. 마구잡이식으로 기용하는데 제 기량을 발휘하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특히 송창식은 버거씨병(폐쇄성 혈전혈관염)을 앓았던 선수다. 누구보다 더 철저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

7연패의 마침표를 찍었으나 초반부터 물량 공세를 펼치는 구시대적인 마운드 운용은 여전했다. 이날 64개의 공을 던진 송창식을 두고 ‘혼신의 역투‘, ‘7연패 탈출을 위한 투혼‘이라고 포장해선 안된다. 시즌은 아주 길다. 앞으로도 매 경기 한국시리즈 7차전처럼 투수들을 투입할까봐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