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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르꺼러에게 실신 KO승 거둔 최홍만,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출처:스포티비뉴스|20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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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6)이 거둔 승리는 1승 이상이다.

최홍만은 16일 중국 북경공인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30 무제한급 토너먼트 준결승 아오르꺼러와 경기에서 1라운드 1분 36초 TKO승하면서 무제한급 토너먼트 결승에 진출했다. 2006년 K-1 데뷔 이후 커리어 첫 연승이기도 하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최홍만은 매우 밝았다. 마음의 짐을 모두 덜어 낸 듯한 표정이었다. "속이 후련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최홍만은 국내에 종합격투기 열풍을 이끈 선구자다. 41대 천하장사 출신으로 모래판을 정복한 뒤 2006년 K-1에 진출했다. 213cm 최홍만이 세미 슐츠, 예밀리아넨코 표도르 등 당대 최강자들과 싸우는 장면에 국내 팬들은 열광했다.

그런데 시련이 찾아왔다. 최홍만은 2008년 6월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급격히 약해졌다. 다시 들어선 케이지는 버거웠다. 지난해 7월 일본 대회에서 치른 복귀전에서 카를로스 도요다의 펀치를 맞고 힘없이 쓰러졌다. 지난해 12월 무제한급 토너먼트 8강전에서 19살 파이터 루오첸하오는 가까스로 이겼다. 여론은 경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혹평했다.

사적인 금전 문제에다가 최근 15살 어린 아오르꺼러에 이어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로부터 받은 도발이 겹쳤다. 심리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불안해진 최홍만은 언론 등 주변과 접촉을 피했다. 로드FC 정문홍 대표는 "최홍만이 마음이 여리다.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며 걱정했다.

최홍만은 실력으로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오로지 이기겠다는 일념 하나로 묵묵히 훈련에 매진했다. 불필요한 말도 자제했다.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아오르꺼러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중국 기자들의 맹비난에 "경기로 보여 주겠다. 사과도 끝나고 하겠다"고 했다.

4개월 동안 견디고 견딘 최홍만은 다시 케이지에 올랐다.

최홍만은 경기 초반 맹렬하게 돌진해 온 아오르꺼러에게 밀렸다. 여러 차례 안면에 펀치를 맞았다. 하지만 버텼다. 쓰러지지 않고 아오르꺼러를 코너로 몰아세워 반격했다. 왼손 스트레이트로 중심을 무너뜨린 다음 다리를 걸어 아오르꺼러를 고꾸라뜨렸다. 이어 파운딩을 퍼붓고 아오르꺼러를 실신시켰다. 클린치 상황에서 적중한 니킥은 전성기 못지않았다.

최홍만은 경기를 끝내고 "왼손 스트레이트가 제대로 들어갔다. 아오르꺼러의 눈이 살짝 돌아간 것 같다"고 입을 연 뒤 "내가 천하장사 출신이다. 순간 (씨름) 기술을 보여 주고 싶었다. 기회를 살려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인고의 시간을 견딘 끝에 얻은 열매는 달콤했다. 최홍만은 오랜만에 선홍빛 잇몸을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한국인, 중국인 가리지 않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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