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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적은 없고, 은퇴만 늘어' 문 닫힌 여자농구 FA시장
- 출처:스포츠타임스|20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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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5시는 여자프로농구 FA(자유계약선수) 대상 선수가 원소속 구단 잔류 여부를 결정짓는 1차 마감시한이었다. 13명 가운데 과연 유니폼을 바꿔 입을 선수가 누구인지 구단과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등촌동 여자농구연맹 3층 사무국은 5시가 가까워지면서 점점 분주해졌다. 구단들이 보낸 팩스는 속속 도착했고, 4시 30분경 KB스타즈를 끝으로 모든 구단이 계약 상황을 연맹에 알렸다. 결과는 13명 가운데 김단비(신한은행)와 강아정(KB스타즈) 등 9명이 원소속 구단과 계약했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은퇴를 선언했다. FA시장이 2차와 3차로 이어지지 못하고 1차에서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이는 2015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대상 선수 14명 전원이 원소속 구단과 계약하며 잔류했다. 2년 연속 FA시장이 조기 폐점하고 있는 것.
2년 전인 2014년에는 박하나와 허윤자(당시 하나외환), 정선화(당시 KB스타즈) 등 3명이 1차 협상 결렬로 구단을 옮겼고, 2013년에도 김보미(당시 KDB생명)와 이유진(당시 삼성생명)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박세미(KB스타즈)는 3차 협상 결렬로 미등록 선수가 됐다.
FA시장을 통해 주전급 선수들이 이동하면서 구단 간 전력 보강 혹은 취약포지션 보강이 이뤄져야 했지만 모든 구단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집토끼 지키기에 들어가면서 열릴 것 같던 6개 구단 대문에는 빗장이 단단히 걸렸다.
막상 선수 보강을 하려 해도 어려움이 따른다. 현행 FA의 공식 명칭은 ‘보상FA‘다. 쉽게 말해 FA선수를 영입하면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한다는 것. WKBL이 산정하는 당해연도 공헌도 10위 이내 선수를 영입하면 계약금액의 300%를 내주거나 보호선수 4명 외 1명을 내줘야 한다. 공헌도 순위에 따라 보상액과 보호선수는 조금씩 달라진다.
여기에다 선수포지션 1~3위에 해당하는 보상FA 선수는 동일 포지션 3위 이내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타 구단으로 이적이 불가능하다.
또한 현행 샐러리캡 12억원의 25%인 3억원(현행 연봉 상한액)을 구단이 FA선수에 제시할 경우, 선수 의지와 관계없이 이적이 불가능한 것도 FA시장이 수그러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각 구단은 신입 선수 혹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로 전력을 키우거나, 훈련을 통한 기존 선수 육성 밖에 할 수 없는 처지다. 이마저도 어렵다면 부모나 조부모가 한국인인 선수라도 찾아 나서야 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팀의 간판 선수들이 속속 은퇴하면서 여자프로농구는 세대교체 과제가 생겼다. 하지만 기존 선수들이 선배 자리를 확실하게 빼앗아 은퇴하는 것이 아닌 확실한 주전 선수인 상황에서 은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는 현행 경기력 유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10년 동안 여자프로농구 우승팀은 신한은행(6년)과 우리은행(4년) 두 팀 뿐이었다. 막강한 멤버를 앞세워 6연패를 차지한 신한은행에 이어 엄청난 훈련으로 꼴찌에서 통합 4연패로 올라선 우리은행의 독주 체제는 단단해지고 있다.
철옹성에 도전하는 나머지 팀들은 외국인 선수만 바뀔 뿐, 국내 선수 변화 없이 반복된 도전을 되풀이하고 있다. 유망주를 모으거나 키우는 일은 점점 그림의 떡으로 변하는 상황. 따라서 FA 선수의 팀 선택권과 더불어 유연한 보상제도 및 이적 제한에 대한 손질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 한 여자농구의 경기력과 인기는 점점 내리막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