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커는 1996년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등 시카고 불스의 3인방과 함께 역대 미국프로농구(NBA) 단일시즌 최고 승률(72승10패) 달성에 기여했다.

커는 시카고 불스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 기록에 근접조차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년이 지나 골든스테이트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커 감독은 스테판 커리라는 지금 NBA의 아이콘을 앞세워 조던과 불스의 아성에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골든스테이트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AT&T센터에서 열린 2015-2016시즌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2-86으로 승리해 대망의 72승째를 기록했다.

이로써 골든스테이트는 정규리그 1경기 만을 남긴 채 72승9패를 기록하게 됐다.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할 경우 20년 전 시카고의 기록을 넘어 NBA 단일시즌 최고승률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역사적인 숫자 ‘72‘

NBA 역사상 단일시즌 70승 이상을 기록한 팀은 1996년 시카고 불스와 올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등 두팀 뿐이다. 이제 72승을 기록한 팀도 두팀이 됐다.

개막 24연승, 개막 홈 36연승 등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한 골든스테이트는 시즌 막판 주축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키 식스맨들의 부상으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기록 달성의 최대 고비였던 샌안토니오와의 홈-원정 2연전을 싹쓸이하면서 마침내 신기록 달성의 가능성을 열었다. 골든스테이트는 ‘미리 보는 서부컨퍼런스 결승‘ 상대에 3승1패를 올렸다.

골든스테이트는 오는 14일 멤피스와의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승리할 경우 NBA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14득점, 야투 21%

골든스테이트는 14-19로 뒤진 채 1쿼터를 마쳤다. 1쿼터 14득점과 야투성공률 21%는 모두 골든스테이트의 올 시즌 첫 쿼터 최저기록이다.

◇35득점

전반전 최종 스코어는 35-35. 골든스테이트에게 35득점은 올 시즌 하프(전반 혹은 후반) 기준 최저득점 기록이다. 골든스테이트는 올 시즌 두 차례 전반전까지 40점 미만을 기록했는데 두번 모두 상대가 샌안토니오였다.

◇3쿼터 15득점, 반전을 이끈 스테판 커리

샌안토니오는 3쿼터 시작 8분 만에 45-37로 앞서가며 8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이후 스테판 커리의 원맨쇼가 시작되면서 흐름이 뒤집혔다.

스테판 커리는 3쿼터에만 15점을 올렸다. 그가 올 시즌 한 쿼터에 15점 이상을 올린 것은 이번이 30번째. 압도적인 1위 기록이다. 2위는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켓츠)의 21회.

◇스테판 커리의 39번째 30득점 게임

스테판 커리는 3점슛 9개 중 4개를 성공시키며 37점 5어시스트를 올렸다. 올 시즌 30득점 이상을 올린 경기가 무려 39경기다.

그는 샌안토니오의 시즌 2차전에서 상대의 ‘무한‘ 스위치 수비에 고전했으나 지난 3차전에서 27점 9어시스트로 활약했고 이날도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3점슛을 고집하지 않고 돌파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유연성이 돋보였다.

◇샌안토니오, 한 시즌 홈 무패 도전 실패

이날 경기는 대기록과 대기록이 충돌한 승부였다. 홈 39연승 무패행진을 달린 샌안토니오는 NBA 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한 시즌 홈 41연승 무패 기록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73승에 대한 염원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