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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환 스승 노민상 감독 " 많이 괴로워…동아대회는 출전해야지 않겠냐"
- 출처:뉴시스|201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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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연락이 닿은 노민상(60) 감독의 목소리는 푹 잠겨있었다. "많이 울었습니다"는 말과 함께 너털웃음을 지었지만 목표를 상실한 허탈함을 모두 감출 수는 없었다.
대한체육회는 6일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수영선수 박태환(27)의 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하지 않기로 했다.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는 공식 징계 이후 3년간 국가대표에 뽑힐 수 없다‘는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1장 5조 6항에 손을 대지 않기로 하면서 박태환의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은 사실상 무산됐다.
노 감독은 통화 내내 수차례 한숨을 내뱉었다. 그는 박태환이 8살 때 처음 연을 맺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 사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 수 차례의 영광을 함께 했다.
한때 잠시 떨어져 지내기도 했던 두 사람은 최근 다시 뭉쳤다. 지난해 박태환이 국제수영연맹(FINA) 징계로 훈련장을 구하지 못하자 노 감독은 자신의 수영교실에 그를 등록시켜 근거리에서 지켜봤다. 현재 호주 전지훈련 중인 박태환의 훈련 프로그램도 노 감독이 직접 짜줬다.
노 감독은 "마음이 많이 괴롭다. 태환이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의욕이 갑자기 떨어진다"고 괴로워했다.
노 감독은 출전 불가 결정을 접한 뒤 호주에 머물고 있는 박태환에게 스마트폰 메신저로 연락을 취했다. 늘 익숙했던 제자와의 소통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쉽게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너무 당황하지 말고 훈련에 매진하라고 했다. 그 외에는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는 것이 노 감독의 설명이다.
수영 불모지에서 피어난 ‘국민 영웅‘에서 약물에 손을 댄 ‘비신사적인 선수‘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박태환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명예회복의 무대로 삼고 온 힘을 쏟았다. 실제로 최근에는 좋은 기록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 감독은 "중국 선발전이 2일, 일본 선발전이 4일 시작됐다. 일본은 하기노 고스케가 자유형 400m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래서 쑨양(중국)을 목표로 열심히 운동했는데…"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이어 그는 "나도 괴로운데 본인이 얼마나 괴롭겠느냐"면서 "태환이가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도 잘못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잘못을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들을 통해 인간이 형성된다. 태환이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지 않느냐. 잘못은 했지만 열심히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서 이러면 안 된다는 것과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다"며 리우행 좌절에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박태환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리는 동아수영대회(25~29일)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달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굳이 나설 이유는 없다. 박태환의 매니지먼트사인 팀GMP측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노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선수의 도리라는 것이다. 노 감독은 "선수와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 지금까지 준비한 것이 너무 아깝다. 물론 올림픽은 무산됐지만 동아수영대회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