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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원, '오란씨걸'에서 김은숙의 뮤즈가 되기까지
- 출처:OSEN|201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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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의 페르소나. 배우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수식어를 얻게 된 행운의 주인공, 김지원이 ‘태양의 후예’를 통해 군인 윤명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전혀 생각 못 했어요”라는 겸손한 말과 달리, 그의 ‘다나까’ 말투는 차졌고, 군복은 마치 한 몸인 듯 잘 어울렸다.
한 CF 속에서 일명 ‘오란씨걸’로 얼굴을 알린 김지원은 올해로 25살의 어린 나이에도 야무지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부터 ‘아름다운 그대에게’, ‘상속자들’, 대망의 ‘태양의 후예’까지 그야말로 알찬 보물 창고다.
그 중에서도 대중으로부터 단연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은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드디어 시청률 30%대의 고지를 넘어서서 이제는 예측할 수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작품인 만큼 김지원에 대한 관심 역시 대단하다.
“사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대본이 워낙 좋다보니까 어떻게 살려야 하나. 이런 진한 멜로가 처음이거든요. 주로 짝사랑을 했었는데 쌍방멜로가 처음이라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을 했었는데, 진구 오빠가 워낙 연륜이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죠. 또 윤명주가 여성스럽고 보호받기보다 주체적으로 사랑을 찾아나가는 인물이라 그런 부분이 부각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김은숙 작가의 작품만 하면 머리가 바뀐다는 그의 말처럼 새침데기 같고 도도한 ‘상속자들’의 유라헬을 연기할 때는 뱅 앞머리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데뷔 이후 쭉 고수해오던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단발을 시도한 모습이었다. 그 덕분일까. 귀엽지만 강단 있는, 사이다처럼 톡 쏘는 군인 윤명주의 매력은 남심은 물론, 여심까지 사로잡을 정도.
“윤명주가 주체적인 캐릭터잖아요. 멋있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이런 마음가짐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라는 생각도 했어요. 싱크로율은 5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털털한 점이 저랑 닮은 듯해요. ‘상속자들’ 이미지가 강해서 다들 새침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평소의 저는 전체적으로 생활하는데 있어서 유들유들한 편이에요.”
무엇보다 ‘구원커플’ 김지원과 진구의 로맨스는 메인커플인 ‘송송커플’ 송중기와 송혜교 못지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송송커플이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다면 구원커플은 멜로에 가깝다. 넘을 수 없는 신분의 차이와 끊임없이 닥치는 위기라는 설정은 오히려 두 사람의 로맨스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만들고 있다.
“구원커플은 1회부터 자세한 설명 없이 둘이 애절한 사랑을 했고 이제 만날 수 없는 사이다라는 설정으로 시작해서 깊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시작하는 커플과는 달라 보여야 한달까?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죠. (촬영 중 에피소드?) 초반에 워낙 절절한 장면들이 많다 보니까 저랑 진구 오빠가 애정신 찍을 때 정말 연인 같이 찍자고 했었어요. 카페 신가서 알콩달콩한 장면 찍으면 숨통이 트인다고 해야 하나 그랬던 것 같아요.”
극 중 김지원과 진구가 연기하는 윤명주와 서대영은 각각 사령관의 딸이자 엘리트 군의관, 검정고시 출신의 상사라는 신분의 차이로 집안의 반대에 부딪친 상황. 촬영이 끝난 지금까지도 극중 역할에 푹 빠져있는 듯한 김지원은 ‘실제로 이런 일이 닥친다면?’이라는 생각으로 아버지에게 물어보기까지 했다고.
“고민을 해봤어요. 아버지께도 여쭤봤는데, 집에서는 당연히 반대하는 입장이더라고요. 근데 상황이 진짜로 닥쳐봐야 알 것 같아요. 지금은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막상 현실이 닥쳤을 때 못할 수도 있는 것 같고, 또 정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해요(웃음).”
워낙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태양의 후예’인 만큼 시기적으로는 아직 이르지만, 연말 시상식에서의 성적 역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가 슬프게 했다가, 들었다 놨다하고 있는 구원커플의 베스트 커플상 수상 가능성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주시면 감사하죠(웃음). 근데 저희 ‘태양의 후예’ 속에 커플들이 굉장히 많아요. 송송커플도 있고 구원커플도 있고, 하간송닥 커플 등 워낙 예쁜 커플들이 많아서 지금 주시는 사랑으로도 감사하고 충분해요.”
모두가 알다시피 ‘태양의 후예’는 사전제작 드라마다. 지난해 6월 촬영을 시작해 마땅한 식당과 숙소도 없는 강릉 태백의 한 산골짜기와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오가는 해외 로케까지 진행된 덕분에 ‘태양의 후예’ 배우들의 친분 역시 두텁다는 후문.
“배우들끼리 단톡방이 있어요. 그게 없어졌다가 다시 생겼다가 해요. 말이 너무 많으니까 다 나갔다가 누군가 다시 소집을 해요. 주로 송중기 선배님이나 조재윤 선배님이 소집을 하시는 편인 것 같아요.”
흔히 배우들이 인기를 가장 실감하는 순간이 촬영장에 찾아온 팬들이 환호하는 순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태양의 후예’는 사전제작 드라마기 때문에 생각보다 배우들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루트가 적었다는 것.
“‘태양의 후예’ 출연 이후 달라진 점이요? 아직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스케줄이 조금 바빠지고 있다는 것? 촬영할 때는 군복만 입고 촬영하니까 그렇게만 지냈었거든요. 태백 갔다가 일죽 갔다가 정신없이 보냈었는데, 지금은 방송 나가니까 예쁜 옷도 입고 인터뷰도 하니까 ‘방송이 잘 되고 있구나’ 실감하고 있죠.”
물론 배우들에게 출연했던 작품들이란 하나만 꼽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 소중하고 잊을 수 없는 자식들과 같다. 하지만 그 중에도 분명 아픈 손가락 혹은 평생의 기회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분명히 있다. 아마 김지원에게 ‘태양의 후예’란 그 후자일 터.
“저의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죠. 단 한 번이라 그렇다기보다는 제 연기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가 됐던 작품인 것 같아요. 여태까지 작품도 다 감사하고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작품들이지만, ‘태양의 후예’가 인생작이 되는 것 같고 된 것 같다. (윤명주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면?) ‘사랑하느라 힘들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아직 그런 경험이 없거든요. 그건 나이가 들어도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사랑인 것 같아요.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는 게 운이죠. 언젠가는 저도 전력을 다해서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