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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지와 다른 언더사이즈 빅맨 바람
- 출처:스포츠서울|20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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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에 언더사이즈 빅맨 바람이 갈수록 거세게 불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작고 화려한 외국 테크니션을 영입해 농구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려 했지만, 대부분 팀들이 언더사이즈 빅맨을 활용하고 있다. 팀 승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트렌드로 굳혀진 분위기다.
KBL은 이번 시즌 외국 선수 1명을 무조건 신장 193㎝ 이하로 선발하도록 규정을 신설했다.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서 적지 않은 팀들이 테크니션을 뽑으며 KBL의 취지에 따르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이 가장 늦게 론 하워드를 언더사이즈 빅맨인 에릭 와이즈로 바꿨고, 오리온의 조 잭슨과 SK의 드워릭 스펜서(부상)를 제외하면 이제 테크니션형 단신 외국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사실 언더사이즈 빅맨은 리그의 흐름을 따를 수밖에 없다. 단신 테크니션을 고집하면 리바운드 등 높이에 약점을 보이는 게 당연하고, 언더사이즈 빅맨을 보유한 팀과의 매치업에서 고전하게 된다. 대부분 팀이 언더사이즈 빅맨을 데리고 있고, 높이를 보완해줄 국내 선수가 없는 팀이라면 그런 선수 위주로 뽑을 수밖에 없다.
언더사이즈 빅맨 트렌드를 선도한 선수는 모비스 커스버트 빅터(192㎝)다. 빅터의 활약 속에 모비스는 개막 전 예상을 뒤엎고 정규리그 선두경쟁 중이다. 골밑에서 든든하게 버텨주자, 함지훈을 하이포스트로 올려 쓰는 전술도 가능해졌다. 이후 트렌드 굳히기에 들어간 선수는 과거 KGC인삼공사에서도 뛰었던 동부의 웬델 맥키네스(192㎝)다. 라샤드 제임스의 대체 선수로 동부 유니폼을 입은 맥키네스는 로드 벤슨에게 볼 수 없는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홈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맥키네스는 지난 23일 모비스를 상대로 24점 10리바운드로 활약하며 팀의 4연패 사슬을 끊었다.
최근에는 LG가 언더사이즈 빅맨 샤크 맥키식(188㎝) 영입 효과를 누리고 있다. 김시래의 군 입대로 얇아진 가드 선수층을 의식해 맷 볼딘의 교체 이후 가드형 단신 외국 선수를 찾던 LG는 맥키식 영입 후 안정적인 코트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맥키식은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점프력과 운동능력으로 코트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트로이 길렌워터가 징계로 빠진 24일 전자랜드전에서 LG는 맥키식(22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활약 덕분에 웃었다. 타 구단 관계자는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LG가 맥키식을 처음에 뽑았다면 6강 안에 충분히 들었을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프로 출범 초기 KBL은 장·단신으로 외국 선수를 구분해 선발했지만, 조니 맥도웰(194㎝) 같은 언더사이즈 빅맨이 리그를 지배하자 규정을 폐지했다. KBL은 다시 외국 선수 장·단신 제도를 꺼내 들었지만, 당시와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 KBL의 취지는 무색하게 됐다. 하지만 팬들은 언더사이즈 빅맨의 플레이를 나름 즐겁게 보고 있다. 한 농구인은 “팬들의 기대에 충족할만한 테크니션을 데려오기 위해선 그 정도의 돈을 줘야 하지만, 현 제도가 허용하는 돈으로 그런 선수를 데려오기 쉽지 않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지금 언더사이즈 빅맨들의 플레이도 충분히 볼거리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선수가 파워풀한 모습으로 덩크슛을 꽂아넣고, 리바운드를 할 때마다 팬들도 즐거워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