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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좋지만...’ 첼시 리 보는 엇갈린 시선
출처:OSEN|201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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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력은 좋은데 말이야...”

KEB하나은행의 혼혈선수 첼시 리(27)를 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부천 KEB하나는 30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서 선두 우리은행을 63-52로 격파했다. KEB하나는 13승 12패를 기록, 삼성생명과 공동 2위가 됐다. 우리은행(21승 4패)은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 ‘-3’을 줄이지 못했다.

승리의 주역은 외국선수 모스비(22점, 10리바운드)와 혼혈선수 첼시 리(15점, 10리바운드)였다. 두 선수는 37점, 20리바운드를 합작하며 우리은행 골밑을 점령했다. 첼시 리를 막던 양지희가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려 골밑이 텅 비었다. 첼시 리는 마음껏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대활약했다.

주전가드 김이슬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첼시 리가 온 뒤 안쪽이 좋아졌다. (슛을) 실패해도 리바운드를 잡아준다는 생각에 더 자신 있게 슛을 쏜다. 내가 골밑에 공을 제 때 넣어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라며 첼시 리의 활약을 반겼다.

▲ 첼시 리 “일리걸 스크린이라 생각 안 해”

첼시 리는 평균 15점(전체 5위), 10.7리바운드(전체 1위)를 기록하며 웬만한 외국선수를 능가하는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제 그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최근 첼시 리의 ‘일리걸 스크린’(illegal screen)이 문제가 되고 있다. 스크린을 설 때 선수는 두 발을 코트에 딱 붙이고 있어야 한다. 발을 떼는 순간 공격자 파울이 된다. 또 팔은 몸통에 고정해야 한다. 그런데 첼시 리는 움직이며 스크린을 거는 ‘무빙 스크린’을 하거나, 스크린을 돌아나가는 상대를 팔꿈치로 견제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비단 첼시 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자농구에서 이와 같은 플레이를 공격자 파울로 불지 않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다른 팀 빅맨들도 자주 이런 장면을 연출한다.

박종천 KEB하나 감독은 첼시 리의 스크린 동작에 대해 “(스크린을) 가면서 (상대를) 미는 경향이 있다. 자체 연습에서도 (첼시와) 우리 선수들이 많이 부딪친다. 절대 하지 말라고 했다. 철저히 주의를 주고 연습을 시키고 나왔다. 무빙스크린은 토종센터들도 많이 한다. 첼시 리도 처음에 와서 (상대편의 무빙스크린을) 안 불어 주다보니 손이 가는 것 같다. 고치고 있다”고 밝혔다.

항간에 첼시 리를 보유한 KEB하나가 판정에서 이득을 본다는 주장이 있다. 이에 박 감독은 “삼성생명전에서 우리가 더 손해를 많이 봤다. 1라운드에는 삼성생명전에서 3명이 다 퇴장을 당했다. 첼시 리가 (골밑슛을) 올라갈 때 (상대가) 잡아채는 부분이 많다. 심판이 골밑플레이를 일일이 지적할 수 없다. 다 안고 가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첼시 리가 슛을 쏠 때 나오는 상대의 파울성 플레이도 많아 KEB하나도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

논란이 된 일리걸 스크린에 대해 첼시 리는 “난 일리걸 스크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육체적으로 더 심하게 한다. 연습 때 내가 모스비를 때려도 거기에 대해 뭐라고 하지 않는다. 미국 선수들은 때리면 더 격하게 한다. 반면 한국선수들은 내가 격하게 하면 넘어져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나는 무빙스크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육체적으로 심하게 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 첼시 리 특별귀화, 과연 가능할까.

첼시 리는 KEB하나 돌풍의 주역이다. 여자농구대표팀은 오는 6월 13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낭트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한다. 한국은 14일 나이지리아, 15일 벨라루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골밑이 약한 한국이 첼시 리를 특별귀화시켜 데려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자아이스하키와 마라톤에서는 이미 특별귀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첼시 리의 특별귀화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법무부에서 ‘김한별 사례’ 때문에 여자농구를 보는 시선이 탐탁지 않다. 김한별은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국적을 얻었지만, 부상으로 제대로 대회에도 참가하지 못한바 있다. 첼시 리를 귀화시켜 데려가는 국가대표팀 감독은 무조건 2016 리우올림픽 진출권을 따내야 하는 엄청난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8강서 스페인을 만날 것이 유력한 한국농구의 올림픽 도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귀화를 추진할 주체도 명확치 않다. 대한민국농구협회도 첼시 리의 귀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뛰고 있다. 하지만 당장 6월이 대회인데 여자농구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누구인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WKBL 시즌이 끝난 뒤 대표팀을 구성해 첼시 리를 귀화시키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미 늦다.

첼시 리가 일반귀화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3년 거주한 뒤 귀화시험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WKBL 시즌에 전념하고 있는 첼시 리는 귀화준비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설령 3년 뒤 그가 귀화하더라도 2020년 도코 올림픽 예선에서나 간신히 활약이 가능하다. KBL에서는 혼혈선수제도로 박승리를 데려오며 ‘3년 안에 귀화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반면 WKBL에는 이러한 강제조항이 없는 사항. 귀화는 어디까지나 첼시 리의 자유의사에 달려 있다.

국가대표에 대해 첼시 리는 “현재 특별귀화는 어렵다고 들었다. 다음 기회가 온다면 다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팀이 플레이오프에 가는 게 먼저다. 다음에 기회가 오면 대표팀도 생각해보겠다”며 당장 대표팀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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