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산 베어스 투수 함덕주(21)의 포스트시즌은 악몽으로 마무리 될 뻔 했다. 정규시즌에서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래서 갑작스레 무너진 함덕주의 모습은 의외였다. 결국 팀의 한국 시리즈 우승으로 마지막 순간에서는 웃었다. 하지만 함덕주에게 가을야구는 여전히 아찔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포스트 시즌을 회상한 함덕주는 당시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함덕주는 지난해 포스트 시즌 5경기에 등판해 2⅓이닝 9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특히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회 리드를 지키지 못한 순간이 가장 뼈아팠다. 함덕주는 “그렇게 무너지고 나서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지만 너무 많이 신경을 써서 머리가 아팠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앞섰다”고 아픔을 곱씹었다.

이렇게 함덕주는 첫 풀타임 시즌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다가오는 시즌에서는 당시 겪은 아픔을 제대로 씻고자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맹활약을 꿈꾼다. 이를 위해 함덕주가 먼저 변화를 준 점은 바로 ‘벌크업’이다. 함덕주는 “시즌이 끝나고 푹 쉬었다. 비시즌에서 몸을 키우고자 했다. 5kg 정도 찐 거 같다. 체격이 좀 있어야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빠른 공 위주가 아닌 변화구 구사율을 높이는 것도 또 다른 발전 방안이다. 포크볼 보다는 체인지업에 더 강조점을 뒀다. 함덕주는 “지난 시즌에서는 빠른 공으로 어느 정도 버텼는데 이제는 안 될 것 같다. 갑작스럽게 흔들리는 제구도 문제였다. 변화구 구사율을 조금 더 높이려고 한다. 포크볼은 연습을 쭉 해왔는데 잘 안 되더라. 강약 조절이 들어간 체인지업을 잘 연마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내심 선발 자리를 원하지만 필승조 역할을 다시 맡아야 팀의 상황이다. 본인도 잘 알고 있다. 함덕주는 “선발을 하고 싶지만 나보다 잘 던지는 형들이 많다. 올 시즌 필승조로 20홀드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다. 승계 주자 실점을 줄이고 위기를 잘 넘기고 싶다. 긴박한 순간에 조금씩 재미를 느껴가는 것 같다. 지난 정규시즌 후반기와 같은 구위를 끝까지 유지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