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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에밋, ‘핏마’ 떠올리게 하는 득점기계
출처:점프볼|201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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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팬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거론되는 주제가 바로 역대 최고의 외국선수다.

팬들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단일 시즌의 활약으로만 보면 2006-2007시즌 오리온에서 뛰었던 피트 마이클(38, 194cm)을 따라갈 선수가 없을 것이다. 팬들은 피트 마이클의 이름을 줄여 ‘핏마’라고 부르곤 했다.

당시 마이클은 경기당 35.12점이라는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선보이며 오리온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35.12점은 역대 한 시즌 최다 평균 득점 기록이다. 당시 오리온은 간판스타 김승현의 허리상태가 좋지 않았고, 김병철을 제외하고는 국내선수 층이 그리 좋지 못 했다. 여기에 다른 외국선수의 기량이 떨어졌지만, 마이클의 기량이 워낙 출중했기에 4강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스페인 등 유럽의 걸출한 리그에서 활약했던 마이클은 차원이 다른 기량을 선보였다.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번개같이 빠른 스피드와 기술, 파워, 외곽슛을 두루 겸비하고 있어 막을 수가 없는 선수였다.

마이클은 지금도 역대 최고의 외국선수를 논할 때 회자되는 선수다. 단 한 시즌이었지만, 그가 보여준 임팩트는 강렬했다.

이번 시즌 KCC의 외국선수 안드레 에밋(34, 191cm)을 보면 피트 마이클의 향수가 난다. 에밋 역시 개인능력으로만 보면 KBL을 거친 역대급 외국선수들과 비교가 가능하다.

에밋은 이번 시즌 경기당 23.86점으로 전체 3위에 오르는 등 좋은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다. 에밋은 현재 11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기록 중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득점력의 꾸준함이 더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에밋이 마이클의 향수를 가장 느끼게 하는 부분은 바로 플레이스타일이다. 두 선수 모두 돌파와 외곽슛이 모두 뛰어나지만 돌파력에 좀 더 비중을 두는 스타일이다.



마이클은 왼손잡이로서 상당히 빠른 스텝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단단한 웨이트를 이용한 파워도 좋았다. 스피드도 좋고, 순발력이 워낙 빨랐다. 장신의 수비수를 두고 순간적인 스핀무브로 어렵지 않게 득점을 성공시켰다. 또 오른손을 쓰는데도 굉장히 능했다.

또 마이클은 속공 상황에서 피니셔(득점을 마무리하는 능력)로서의 능력이 뛰어났다. 스피드가 워낙 빨랐고, 끝까지 공을 올려놓는 집중력이 좋았다. 웬만한 바디 컨택 쯤은 바스켓카운트로 만들었다.

마이클의 스피드가 얼마나 좋았냐고 하면, KBL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김승현이 드리블을 하는 속도가 자신보다 빠르다고 했을 정도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마이클은 외곽슛 능력도 좋았다. 마이클은 당시 경기당 1.3개의 3점슛을 터뜨렸고, 성공률은 37.82%로 수준급이었다.

수비수가 붙으면 파고들고, 떨어지면 3점슛을 던지니 막기가 굉장히 까다로웠다. 당시 삼성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스피드가 좋은 네이트 존슨과 힘이 좋은 올루미데 오예데지의 수비를 농락하는 마이클의 능력은 압도적이었다.



에밋도 마이클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 무엇보다 승부처에서 득점을 성공시키는 해결사 능력이 닮았다. 에밋은 이번 시즌 여러 차례 위닝샷을 터뜨린 적이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빠른 스텝으로 골밑을 파고드는 마이클에 비해 에밋은 드리블을 이용한 돌파가 더 많다는 점이다. 드리블 능력이 뛰어난 에밋은 장기인 크로스오버 드리블로 상대를 순식간에 제친다. 한 손으로 공을 잡고 크로스오버를 하는 동작은 에밋의 트레이드마크다.

에밋은 2:2플레이를 잘 이용한다. 본인이 득점을 만들어 내거나 동료에게 패스를 잘 전달해준다.

또한 장신의 상대를 앞에 두고 시도하는 플로터가 굉장히 정확하다. 단기간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연습을 통해 자신만의 기술로 만든 것.

정석으로 던지는 원핸드 슛이 아니라 플로터에 능한 것은 마이클도 마찬가지였다. 둘 모두 변칙적인 자세에서도 슛을 잘 성공시켰다.

에밋 역시 3점슛 능력도 갖추고 있다. 경기당 1.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고, 성공률은 29.6%다. 마이클에 비하면 성공률은 다소 떨어진다. 슛 릴리즈도 다소 느린 편이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슛을 성공시키는 클러치능력이 있기 때문에 결코 방심할 수 없다.



*마이클과 에밋의 기록 비교*
피트 마이클(2006-2007) 
정규리그 기록 : 52경기 36분 57초 출전 35.1점 필드골 55.8% 3점슛 37.8% 자유투 84% 11리바운드 2.6어시스트 1.3스틸

플레이오프 기록 : 6경기 38분 37초 출전 39점 필드골 54.1% 3점슛 35.1% 자유투 87.9% 12.8리바운드 2.3어시스트 1.7스틸

안드레 에밋(2015-2016)
정규리그 기록 : 42경기 27분 17초 출전 23.9점 필드골 52.4% 3점슛 29.6% 6.3리바운드 2.6어시스트 1스틸

위 기록에서 알 수 있듯 플레이오프에서의 마이클은 더욱 무시무시했다. 경기당 평균 기록이 39점 12.8리바운드나 된다.

마이클에 비하면 현재 에밋의 기록수치는 다소 밀리는 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에밋의 출전시간이 적다는 것도 감안을 해야 한다. 현재 에밋은 27분 17초를 출전 중이다. 만약 35분 이상 뛴다면 평균 득점도 30점을 육박할 것이다.

또한 당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마이클이 원맨팀이었던 반면, KCC는 좋은 동료들이 많다는 점도 감안을 해야 한다.

신체조건도 약간 차이가 있다. 194cm에 109kg이었던 마이클의 포지션은 스몰포워드였다. 비교적 작은 신장임에도 힘이 좋고 탄력이 좋아 4번 포지션까지 수행이 가능했다. 볼 핸들링과 패스 능력은 2번을 보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유럽리그에서도 자신보다 큰 선수들을 상대로 수비를 하고 리바운드를 따냈다.

에밋은 마이클보다 조금 작은 191cm에 104kg이 나간다. 에밋은 2번 포지션에 더 적합한 선수다. 마이클과 마찬가지로 건장한 체구 덕에 3번 포지션, 국내에서는 4번 포지션의 선수까지 수비가 가능하다.

둘의 공통점이라면 강한 힘을 가졌기 때문에 골밑 수비는 물론 파울콜도 잘 얻어냈다는 점이다. 여러 면에서 한국농구에 최적화된 선수들이다.

에밋의 무서운 점은 경기력이 점차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리카르도 포웰과 출전시간을 나눠 갖고 역할이 겹치는 문제점 탓에 자신의 기량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 했다.

하지만 허버트 힐이 트레이드로 오면서 자신의 비중이 더 커졌고, 활동반경도 넓어졌다. 점차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KCC는 에밋의 활약으로 현재 5위에 올라 있다. 공동 3위 삼성, KGGC인삼공사와는 불과 반 경기 차이기 때문에 언제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피트 마이클의 플레이를 보며 많은 팬들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감상할 수 있었다. 외국선수 자유계약제로 인해 얻은 성과가 있다면 바로 그것이다. 팬들이나 선수들 모두 수준 높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시야를 늘릴 수 있었다.

에밋 역시 수준 높은 플레이로 KBL의 질적 수준을 높여주고 있다. 에밋이 남은 시즌 어떤 다이내믹한 플레이를 보여줄 지 기대된다. KCC는 20일 오리온을 전주로 불러들여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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