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원숭이 해’를 맞아, 넥센의 ‘원숭이띠 리더’가 주목받고 있다. 68년생 염경엽 감독과 80년생 맏형 이택근이 그 주인공.

원숭이가 ‘재빠르다’는 의미로 잔나비라 불리듯, 빠른 판단과 대처가 돋보이는 일명 ‘원숭이 리더십’을 선보이며 팀을 이끌고 있다. ‘원숭이 해’를 맞아 우승이라는 영광의 순간도 그려볼 만하지만, 오프 시즌 전력 누수가 큰 탓에 상황이 탐탁치 않다. ‘토종거포’ 박병호가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입단 계약을 체결했고, 에이스 외국인 투수 밴헤켄마저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FA(자유계약선수)에서도 손실이 컸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롯데로, 올 시즌 최다안타 타이틀에 빛나는 베테랑 외야수 유한준이 kt로 이적했다. 단번에 1선발·마무리 투수, 3·4번타자가 사라진 셈.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는 염 감독에게 ‘염갈량’의 지혜가 더욱 절실한 때라는 게 야구 관계자들의 한 목소리다. 3년 연속으로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면서 특유의 리더십과 역량을 인정받은 그이기에 다소 어려운 시즌이 될 2016년 원숭이처럼 번뜩일 그의 ‘동남풍’ 카드에 더욱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돌파구는 넥센 특유의 ‘화수분 야구’다. 평소 기존 선수들을 키워 쓰는 게 감독의 몫이라고 강조해 온 그이기에 더욱 탄력을 받는다. 그는 “넥센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그들에게 목표의식을 심어주고 잘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원숭이 리더’ 이택근은 한발 뒤로 재빠르게 이동, 후배들을 돕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4년 간 팀의 주장을 맡으며 ‘맏형’ 노릇을 해 온 그는 올 시즌 주장 자리를 후배 서건창에게 넘겼다. 중간 선수들이 나가면서 젊은 선수들이 많기에 서건창을 중심으로 팀이 돌아가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는 게 그의 설명. 이택근은 “전력은 약해졌으나 팀이 약한 게 아닌 만큼, 결코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며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