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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 FA, 적정 몸값 계산 방법은?
- 출처:스포츠경향|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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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FA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 22명 중 11명이 원 소속구단에 잔류하는데 합의했고, 11명이 시장에 나왔다. 이 중 포수 정상호, 투수 윤길현, 외야수 유한준은 각각 LG, 롯데, KT와 계약했다.
해마다 FA 선수들의 몸값을 두고 ‘거품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10여년전이었다면 쉽게 상상하기 힘든 금액이 FA 선수들의 몸값 총액으로 매겨진다. 수요, 공급에 의해 가격이 매겨지는 상황이지만 프로야구 자체가 구단들의 숫자가 제한된 수요독점 시장인데 비해, FA 선수들은 공급 자체가 희소가치를 띠는 또다른 독점 형태의 시장이 형성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시장 가격’이 매겨지기 힘든 구조다.
메이저리그는 이에 대해 여러가지 장치들을 만들어 가격을 결정해 오고 있다. 여기에 KBO리그의 특수한 제도를 결합하면 ‘적정 몸값’을 계산할 수 있지 않을까.
KBO리그는 FA에 등급을 매기지 않는다. 불합리한 보상 규정 때문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커진다. 특A급 선수들은 원 소속구단이 보상금을 위해 고연봉이라는 ‘장벽’을 쌓고, 이는 다시 FA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을 낳는 악순환이다. 거꾸로 어렵게 FA 자격을 얻은 중급 선수들은 보상선수라는 장벽에 막혀 FA 기회를 누리지 못한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2012년 부터 새로운 FA 등급제를 시작했다. 구단이 FA 자격을 얻은 선수에게 일정 금액의 1년 계약을 제안하고 이를 선수가 받아들이면 남고, 안 받아들이면 FA가 되는 방식이다. 구단은 대신 제안 선수가 다른 팀과 계약할 때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상받는다.
이를 ‘퀄리파잉 오퍼’라고 하는데 기준 금액은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이다. 올시즌 메이저리그 FA 시장 퀄리파잉 오퍼 금액은 1580만달러였다. 제도 탄생 이후 이 1년 계약을 받아들이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볼티모어 포수 맷 위터스, 다저스 투수 브렛 앤더슨, 휴스턴 외야수 콜비 라스무스 등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를 KBO에 적용하면, 보상선수를 내주고도 영입할 만한 FA 선수의 1년짜리 최소 연봉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상위 125명이라면, KBO 10개구단으로 환산했을 때 약 41명이 된다. 2015시즌 상위 41명의 평균연봉은 약 6억800만원이다. KBO리그 A급 FA 선수의 최소 연봉은 6억원 정도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계약금은 보류권에 대한 대가다. KBO리그의 보류권은 무척 강력하다. 메이저리그처럼 마이너리그 행의 횟수를 제한하는 ‘옵션’도. 마이너리그 경력만으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제도도 없다. 자연스레 보류권에 대한 대가도 커질 수밖에 없다.
KBO가 스스로 정한 룰에 따라 보류권의 대가에 대한 추정이 가능하다. 2차 드래프트 기준, 41번째 선수의 보류권 대가는 3억원, 42번째 선수는 2억원, 43번째 선수는 1억원이다. 신생구단 창단시 20인 외 특별지명에 대한 대가는 10억원이다. 이적 가능 FA가 팀 내 5위 이내의 선수라면 금액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과거 넥센이 이택근, 장원삼, 이현승을 ‘현금 트레이드’할 때 이적료는 각각 25억원, 20억원, 10억원이었다. 당시 이택근의 FA 까지 남은 보류권은 2년, 장원삼은 4년이었다. 이택근과 이현승은 당시 ‘서울 연고권 비용’ 관련해 복잡한 계산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원삼에 대한 4년 보류권 20억원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적 가능한 수준의 FA 몸값은 계약금 20억원, 연봉 6억원이 최소 가이드 라인이 될 수 있다. 4년 총액으로 계산하면 44억원이다. 정상호(4년·32억원), 윤길현(4년·38억원)의 금액이 ‘미친 금액’은 아니다. KT와 계약한 유한준은 계약금 36억원, 연봉 6억원 등 총액 60억원에 계약했다. KT는 보상선수에 대한 비용이 없다. 보상금액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기회비용 차원에서 20명 보호선수 외 선수의 금액이 1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계약금 규모 역시 ‘미친 오버페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리그 최고 연봉인 한화 김태균은 이번 계약으로 연봉이 16억원으로 올랐다. 정우람, 손승락 등 마무리 투수들의 계약이 남았다. 삼성 박석민 역시 스토브리그를 달구는 중이다. KBO 리그 특성상 44억원이 기본 베이스인 점을 고려하면, 연봉 규모가 커진다고 해서 크게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다만, 구단으로서는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골치아픈 고민이 남았다. ‘먹튀’라는 단어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만큼 소름끼치는 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