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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문태영, 주장 완장 차고 변했다
- 출처:원주|201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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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주장 문태영(37)이 처음 주장 완장을 받았을 때 많은 이들은 우려의 시각에서 바라봤다. 한국 국적을 가졌지만 한국말이 서툰 혼혈선수인데다, 올해 처음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즌 초반 대표팀 차출로 인해 팀 동료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적었고 이전 소속팀 울산 모비스에서 겉도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과연 문태영이 주장직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주변의 우려는 기우였다. 주장이 된 문태영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팀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기도 하고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벤트도 준비하는 등 전에 없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농구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코트 내에선 동생들을 지켜주는 ‘큰 형’이 되기도 하고 코트 밖에선 선수들을 먼저 불러 모아 파이팅을 외치기도 한다.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그는 57-58로 뒤진 3쿼터 종료 9.5초 전 수비 과정에서 상대팀 김주성을 어깨로 밀었다. 그리고 파울을 분 심판진을 향해 얼굴을 가리키며 항의에 나섰다. 이전 플레이에서 김주성의 팔에 삼성 김준일이 얼굴을 맞았다는 항변이었다. 상황이 어찌됐든, 주장으로서 팀 동료를 보호하고 어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삼성 이상민 감독도 이런 문태영의 행동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감독은 “문태영이 변했다. 오랜 기간 미국에서 뛰었기 때문에 개인주의에 젖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문태영은 먼저 나서서 선수들에게 밥을 사주기도 하고, 시상식을 열어 잘 뛴 선수들을 격려해주기도 한다. 공항에선 선수들을 모아 커피를 사주기도 하더라. 주장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태영의 자상한 모습에 동료 선수들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임동섭은 “(문)태영이 형이 대표팀으로 차출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른 선수들과 어색한 기류가 약간 있었다. 그런데 (문)태영이 형이 먼저 다가와 친하게 지내자며 손을 내밀었다. 잘 해주려는 모습이 마음에서 우러나왔다. 그런 형이 우리 팀에 있다는 것이 참 든든하다”고 말했다. 사실 삼성 특유의 팀 색깔은 그리 진하지 않다. 개성있는 선수들이 적다보니 팀 분위기를 이끌만한 동력이 적다. 이상민 감독은 이런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올해 처음으로 팀에 합류한 문태영에게 무거운 책임을 맡겼다. 문태영은 이상민 감독의 의중을 이해하고 코트 안팎에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한편 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4연패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외국인 선수 론 하워드의 부상 등 각종 악재 속에서 동부를 꺾고 연패를 탈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