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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이 응원” 마무리한다면 이현승처럼
- 출처:SPOTV NEWS|20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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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에서도 당연히 잘 해야겠지만 지금은 태극마크를 달고 뛰니까요. 국민들께서 응원하시잖아요. 무조건 막아야지요.”
올해 초 캠프에서 그는 5선발 후보였다. 데뷔 초 원포인트릴리프를 맡은 적은 있지만 마무리는 올해가 처음이다. 그런데 이 투수. 팀을 우승으로 이끌더니 대표팀의 4강 진출까지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두산 베어스의 뒷문 고민을 단숨에 해결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왼손 마무리 이현승(32)은 한국 프리미어12 대표팀의 뒷문도 잠그는 튼튼한 자물쇠로 변신했다.
이현승은 16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쿠바와 8강전에서 7-2로 앞선 9회말 1아웃 대표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점수 차는 여유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파괴력이 있는 쿠바 타선을 묶기 위해 등판한 것. 이현승은 야시엘 산토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흔들리지 않고 후속타를 피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 맏형 정대현(37, 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대표팀의 승리 지킴이로 낙점받은 이현승은 올 시즌 후반기 KBO리그 최고 마무리였다. 스프링캠프에서 두산 투수조 조장이자 팀의 5선발로 낙점받아 개막을 기다리던 이현승은 개막 직전 KIA와 시범경기에서 강한울의 타구에 왼손 중지를 맞아 골절상을 입었다. 공을 잡아 챌 때 항상 쓰는 손가락의 부상으로 이현승은 꽤 긴 시간을 치료-재활해야 했다.
그런데 사실 이 부상은 시즌 전체를 봤을 때 전화위복이었다. 계투진이 허약하다는 평을 받던 두산이 이현승의 부상 회복, 마무리 가세와 함께 힘을 받았기 때문. 야구장 밖의 이현승은 굉장히 착한 사람이지만 마운드의 이현승은 상대를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하고 담력 있는 투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현승의 기질과 안정된 제구력을 알고 그에게 뒷문을 맡겼으며 이현승은 후반기 25경기 2승14세이브 평균자책점 2.90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친정팀 넥센을 준플레이오프에서 잡아 끌어내리는 등 삼성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대단한 공헌도를 자랑했다.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투수조 조장으로서 동료들을 잘 이끈 숨은 리더십도 대단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요 국제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한 이현승. 5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예비 엔트리 낙마로 낙심했던 이현승이지만 지금은 그 어느 선수 못지 않게 대표팀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베테랑 왼손 투수다.
“대학 시절 대륙간컵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처음 단 태극마크라 영광이었습니다. 그런데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쁩니다. 이제는 일본과 4강전이라 마음은 계속 일본전을 향해 있습니다. 더 열심히, 더 좋은 모습,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여 한다는 책임감이 듭니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만큼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현승은 광속구를 던지는 마무리는 아니지만 변화구도 잘 섞어 던지는 ‘기술형 마무리‘다. 그래서 적극적인 중남미 타자들을 잘 봉쇄할 수 있었다.
“제 나름 주무기가 있고 상대가 절 잘 모르니까요. 중남미 타자들은 배트를 적극적으로 휘두르는 편이라 완급 조절 등에 신경 쓰고 상대를 파악하고 대처 나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태극마크를 달았으니 국민들의 응원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무조건 상대 공세를 막아야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하다 보니 4강까지 오른 듯 싶어요. 각오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이길 겁니다.”
2010년 두산으로 이적한 뒤 이현승은 마음 고생을 많이 했던 선수다. 기대 속 트레이드되었으나 부상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낙마에 이어 2011시즌 후 뒤늦은 상무 입대, 2013년 4월 팔꿈치 수술 등 한창 전성기를 달릴 나이에 시련을 연달아 겪었다. 아내와 딸의 내조, 응원 덕택에 버텼고 그 결과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및 대표팀의 우승 도전 일원으로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누가 와도 겁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제 공을 던지면 되는 것이고.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물러납니까. 도쿄돔까지 갔는데 제일 높은 데도 올라가봐야지요.” 마무리라면. 팀 승리를 끝까지 지키는 마무리라면. 이현승처럼 마음 먹는 것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