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야구가 두산 힘의 원천이다.’

두산 선수단이 즐기는 야구로 포스트시즌의 긴장감을 털어내고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긴장감을 털어내고 승리의 맛을 본 두산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철저히 즐기는 야구로 우승에 도전한다.

두산은 준PO와 PO를 통해 스스로의 저력과 한계를 확인했다. 넥센과의 준PO에서는 이겨도 본전이라는 강한 압박속에 경기에 임했는데 2승1패로 4차전에서 2-9로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감독은 거의 수건을 던졌지만 두산 선수들은 한점 한점 야금야금 쫓아가며 9회 6점을 뽑아 11-9로 대역전승에 성공했다. 벼랑끝 위기에서 선수들이 똘똘 뭉쳐 기관총같이 타선의 봇물이 터지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PO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뒤로 하고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역투와 포수 양의지의 부상투혼을 앞세워 또 한번 드라마를 써냈다. 잠실에서 열린 PO 3차전에서 팽팽하던 승부가 조기에 불펜싸움으로 전개된 뒤 나가는 투수마다 뭇매를 맞으며 대패를 하고 난 뒤 두산 선수단은 이구동성으로 ‘모든 걸 내려놨다’고 말했다. 꼭 이기겠다고 긴장하기 보다는 두산 전력의 현주소를 절감하고 져도 상관 없지만 최선의 다한 경기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이후 두산 타선의 방망이는 한결 가벼워졌고, 4, 5차전에서 선발 니퍼트와 장원준의 호투, 이현승의 철벽 마무리가 이어지며 3승2패로 승리를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KS에서 맞붙는 삼성은 준PO와 PO에서 맞붙었던 넥센 NC와는 또 다른 차원의 팀이다. 투타 밸런스가 완벽하고 타선에는 큰 경기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베테랑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고기맛을 아는 삼성은 위기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는 팀이다. 하지만 두산은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항상 대등한 경기양상을 벌였다. 파워에서 큰 차이가 나지만 미니구장 대구에서는 김현수 양의지 등 두산 타선도 충분히 홈런을 쳐낼 수 있다. 파워에서는 뒤지지지만 타선의 연결능력과 경기감각에서는 삼성에 앞서 있다.

선발진은 에이스 니퍼트와 제2선발 장원준은 22일 4차전과 24일 5차전에 나와 3일을 쉬고 1,2차전에 등판하기는 쉽지 않지만 또 다른 왼손 에이스 유희관이 권토중래를 벼르고 있다. 허약한 불펜이 삼성과의 불펜싸움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는가가 문제인데 함덕주 이현호 진야곱 등 왼손 불펜들이 얼마나 부담을 털어내고 경기에 임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경기 감각이 뒤져있는 삼성을 상대로 초반 기선을 제압한다면 2013년과는 다른 결과를 연출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