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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선수권서 ‘민낯’ 한국 농구의 불편한 진실
출처:스포츠월드|201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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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농구가 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2015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선수권에서 6위의 초라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김동광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대표팀은 지난 3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5~6위 결정전에서 87-88로 패해 6위로 대회를 마쳤다. 남자농구가 올림픽에 참가한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한국은 최소 4강 진출을 목표로 이번 대회에 나섰으나 8강전에서 강호 이란에 덜미를 잡혀 5~8위 순위 결정전으로 떨어졌다. 이번 대회 우승팀은 내년 올림픽 본선에 직행한다. 2~4위 팀은 대륙별 탈락 국가들이 출전하는 올림픽 최종예선에 간다. 한국이 8강 탈락으로 인해 올림픽 최종예선도 나가지 못한 것은 2009년 중국 텐진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시스템 부재=이번 대회 사령탑 선임부터 애를 먹었다. 지난 시즌 우승팀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사령탑을 고사했고, 감독 공모에 나섰으나 프로 감독 경험이 없는 후보 1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결국,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일원인 김동광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 구성에서도 난항을 거듭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하승진(KCC)·양희종(인삼공사)이 부상으로, 김선형(SK)은 불법 스포츠도박 가담 혐의로 징계를 받아 이번 대회 출전이 무산됐다. 대표팀 지도자 구성 및 선수선발 등이 지연되면서 선수들을 모아 훈련할 시간을 허비했다.

▲부실한 선수단 지원=스포츠토토 지원금 분배 방식이 바뀌면서 대표팀 살림살이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적자를 낸 KBL도 지원금을 줄 수 없는 형편. 대표팀의 해외 평가전은 8월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 존스컵이 유일했다. 전력분석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창수 전력 분석관이 대회 직전에야 선임됐지만 ID카드를 받지 못해 실질적인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선수들 지원책도 형편없었다. 대표팀 선수들의 수당이 절반으로 깎였다. 21일 창사에 날아온 한국 선수단을 뒷바라지한 인력은 한 명도 없었다. ‘통매관’으로 불리는 통역 겸 매니저가 창사에 도착한 후 처음부터 식사와 이동 동선 등을 챙겨야 했다.

▲한국농구 위상 추락=대회기간 중 만난 일본 기자는 “어쩌다 한국이 이렇게 됐느냐”고 물었다. 이번 대회 4강에 오른 일본은 한국과 정반대 행보를 걸었다. 하세가와 겐지 전임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며 오랜 기간 조직력을 다져왔다. 선수단 지원도 완벽했다. 단장을 등록하는 대신 트레이너를 더 두면서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다. 숙소에서 선수들의 지원을 따로 담당하는 인력도 뒀다. 전력분석원 역시 취재 ID카드를 발급받아 상대 전력을 낱낱이 파헤쳤다. 한 수 아래라고 평가됐던 일본의 4강행에는 치밀한 준비가 뒷받침됐다.

스포츠는 결과로 말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8강에서 탈락했고, 그 원인은 대표팀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결정적이었다. 이런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올림픽 본선 진출은 허공에 대한 외침으로 남을 뿐이다. 한국 대표팀 농구의 현주소에 대한 반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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