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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팔이’, 다시 상승세를 타는 방법
- 출처:헤럴드경제|201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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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로 돌아와야 한다.
사랑에 빠져 아무 일도 못하는 남자가 좋을까? 일을 하면서 사이사이 사랑도 하는 남자가 멋있을까?
아무래도 여성들은 후자를 더 좋아하지 않을까. SBS ‘용팔이‘는 주원이 일을 열심히 하면서 시청률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시청자들은 여기에 나온 캐릭터들에 감정을 이입하며 최고의 시청률을 선사해줬다. 그러다 9회에서 일을 놔두고 사랑만 하다 시청률이 꺾여버렸다. 주원과 김태희는 성당과 주변의 자연에서 사랑만 한 게 아니라 ‘직방’ 등 과도한 PPL로 스토리 전개가 훼손될 정도였다.
작가는 PPL 주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수용했다면, 스토리에 PPL을 더 녹여야 한다. 간접광고가 아닌 직접광고처럼 돼버렸으니, 시청자들의 몰입이 떨어지는 건 당연했다.
‘용팔이’는 복합적이긴 하지만, 사회적 메시지까지 담고 있는 장르드라마다. 장르드라마는 일과 사랑,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사랑이다. 하지만 ‘용팔이‘는 일을 포기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도 10회에서는 다시 일로 돌아왔는데도, 시청률이 기대한 만큼 오르지 않았다. 촘촘하게 스토리가 전개되지 못한 상태에서는 주원이 조현재(한도준 회장) 앞에 무릎을 꿇고 “내 동생을 살려달아, 나는 죽겠다”라고 말하는 절박한 상황인데도 감정이입이 확실하게 되지 않았다.
‘용팔이‘에서 ‘일’이란 무엇인가. 의사 김태현(주원)은 돈이 없어 어머니가 치료를 제대로 못받는 바람에 결국 어머니를 잃었다. 죽어가는 여동생의 치료비를 대느라 사채 빚도 졌다.
그러니 조폭들을 치료하러 왕진 가는 일(용한 돌팔이)이 충분히 이해됐던 것이다. 액션도 좋은 양념이 될 수 있었다. 이런 게 태현 캐릭터의 추진력이다. 태현은 현재 계급구조를 확연히 볼 수 있는 한신병원 12층의 권력과 싸워나가며 일을 완수해야 한다. 이것만 해도 엄청 버거운 일이다.
여주인공 한여진(김태희)도 병상에 누워 있다 깨어났으면 ‘일‘을 해야 하는데, 쓸데 없이 시간을 보내버렸다. 김태희는 주원과 멜로를 찍거나 성당 주위 숙소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재활을 하는 정도였다. 그러니 “김태희를 다시 재워라”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도(사실은 감금 상태임) ‘일’을 했던 여진이 오히려 깨어나고 나니 ‘일‘을 하지 않는 아이러니. 재벌 상속녀인 여진의 ‘일’은 자본 승계를 노리고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배다른 오빠 한도준(조현재) 회장의 계략을 무너뜨려 복수하는 것이다. 10회 마지막 장면에서 김태희가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고 다시 나타나는 장면만으로도 긴장감이 살아났다.
따라서 ‘용팔이‘는 다시 초기의 상승세를 탈 수 있다. 당분간 멜로라인을 유예시키더라도 ‘일‘로 돌아와야 한다. 주원과 김태희가 함께 하더라도 힘을 합쳐 ‘일’을 하면 된다.
‘용팔이‘는 제작발표회때 정웅인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 촬영장 노동 강도가 생방 수준이었다. 6회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했지만 ‘표절 논란’ 등의 악재에 부딪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주원과 김태희로 광고를 찍을 게 아니다. 밀도있게 스토리를 전개하는 길만이 초기의 상승세를 회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