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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쇼크' 경기중 하나 치부 안된다
출처:스포츠조선|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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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30일 대구 삼성전을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LG는 삼성전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3회초까지 9-1로 리드한 경기를 9대15로 내주고 말았다. 3회말 6실점 그리고 4회말 5실점, 순식간에 경기 분위기를 빼앗겼고 단 1점도 따라붙지 못하고 충격적인 드라마 같은 역전패를 당했다.

LG 투수진은 타자들이 뽑아준 8점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선발 김광삼은 6실점, 유원상은 5실점, 윤지웅과 신승현은 1실점씩 그리고 이동현 마저 2실점했다. KBO리그 유일의 득점권 타율 3할이 넘는 삼성(0.307) 타선은 신들린 듯 LG 마운드를 폭격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144경기를 하다보면 이런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LG 트윈스는 8월 30일 ‘대구 쇼크‘를 144경기 중 한 경기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삼성전 역전패의 책임을 누구 한 명에게 있다고 말하는 건 LG 야구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신 30일 삼성전은 현재 LG 야구의 냉혹한 현실이라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운이 나빴다" "삼성 타자들이 정말 잘 친다"라는 식의 손쉬운 위로로 현실을 덮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LG는 이날 패배로 삼성과의 이번 시즌 맞대결을 모두 마쳤다. 16번 맞붙어 5승11패, 절대 열세를 보였다.

31일 현재 선두 삼성과 9위 LG의 승차는 무려 19.5게임이다. 어마어마한 차이다.

LG는 올해 삼성전에서 패한 후 좋지 않은 흐름을 탄 일이 잦았다. 지난 4월 29일 삼성전 패배를 시작으로 7연패를 당했다. 그 과정에서 9위로 떨어졌고, 지금도 제자리 걸음이다. 6월 반등 분위기를 만든 LG는 7월 3~5일 대구 삼성전에서 스윕(3연패)을 당하면서 다시 기세가 꺾였다.

LG 트윈스는 이번 시즌에 리빌딩을 통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작년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하면서 2010년대 KBO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견제 세력이 약해서 사실상 독주 분위기다.

LG 야구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것이 1994년이다. 해태의 기세에 눌려 있던 삼성 야구는 과감한 투자와 인적 쇄신을 한 끝에 2002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한을 풀었다. 그리고 지금 국내 최강의 자리를 4년째 사수하면서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다수의 삼성 라이온즈 출신 야구인들은 2000년대 초반 그들의 자리에 해태 출신 지도자와 선수들이 치고 들어왔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야구를 제대로 못하면 이렇게 자리를 다 빼앗기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지금의 삼성 야구는 ‘해태 트라우마‘를 완전히 털어냈다.

LG 야구의 최종 목표는 우승이다. LG팬들은 마지막 우승 이후 20년 이상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 야구는 메이저리그 처럼 선수 이적이 활발하지 않아 전력 리빌딩이 1~2년만에 이뤄질 수 없다. 따라서 한 번 전력을 제대로 구축하면 장기 집권이 가능하다. 반면 한 번 팀 전력이 무너지면 정상에 오르는데 긴 시간이 걸린다.

전문가들은 "LG 야구가 중요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LG 야구가 향후 몇 년 내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선 지금까지 해왔던 것 이상의 ‘개혁‘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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