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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팜파탈…MBC '화정' 견인하는 소용 조씨
출처:연합뉴스|201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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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 표독스러운 연기 화제…김현주·서현진도 열연

현대극이나 사극이나 악녀의 등장은 극에 강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남녀노소 이해하기 쉬운 캐릭터에, 시청자의 공분을 고스란히 껴안고 ‘활약‘하는 악녀는 미모를 겸비하고 발톱을 숨길 때 더욱 힘을 발휘한다. 

한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MBC TV 월화 사극 ‘화정‘이 조선 인조 시대를 휘저었던 팜파탈(치명적인 여인·요부) 소용 조씨의 등장으로 다시 동력을 얻었다. 

김민서가 그리는 조씨는 표독스럽기 이를 데 없는 여우 같은 모습으로 보편적이면서도 감정이입하기 쉬운 공감대를 끌어내고 있다. 

광해군(차승원 분)이 반정으로 퇴장한 후 주인공을 맡은 정명공주 역의 이연희가 연기력 논란으로 주춤하는 사이, 드라마는 간신 커플인 김자점(조민기)-소용 조씨의 노골적인 악행 행진으로 활력을 얻었다. 

 

 

◇ 모사와 저주를 일삼은 소용 조씨(출생 미상~1651년)

‘화정‘에서 소용 조씨의 극중 이름은 ‘여정‘이다. 천첩의 소생으로 신분상승의 꿈을 안고 궁녀로 입궐, 인조의 후궁이 되어 신분의 한계를 넘어 국모의 자리까지 넘보는 여인이다. 

인조(김재원)가 첫눈에 반해 버린 미모와 빠른 두뇌회전, 만만치 않은 야망으로 무장한 여정은 처음에는 광해군의 오른팔인 김개시(김여정)의 사람으로 궁에 심어진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는 광해를 몰아내려 했던 김자점의 사람으로, 김개시 역시 여정에게 속은 것으로 ‘화정‘은 그렸다. 

조선왕조실록 등에 따르면 소용 조씨는 1630년 종4품 숙원으로 책봉돼 입궁, 정4품 소원을 거쳐 정3품 소용(昭容)이 되었다. 

인조의 총애를 독차지했던 그는 모략을 일삼으며 권세를 거머쥐었다. 인열왕후가 죽은 뒤 계비로 책봉됐던 장렬왕후를 인조와 별거시킬 정도로 투기가 심하고 모사와 이간질에 능했다. 

소용 조씨는 특히 인조의 장자인 소현세자의 빈 강씨와의 불화가 심했다. 소현세자의 독살설에도 이름이 오르내렸던 조씨는 소현세자빈 강씨가 자신을 저주했다고 무고하고, 강씨가 인조 수라에 독을 넣었다는 혐의를 받게해 끝내 사약을 받게 만들었다.

소의를 거쳐 종1품 귀인으로까지 올랐던 조씨는 김자점과 사돈을 맺으며 승승장구하는 듯했으나, 효종 2년 임금을 저주한 사건이 발각되면서 사사됐다.

 

 

◇ 독기 뿜어내는 김민서 

팩션사극 ‘화정‘은 조씨가 궁에 입궐하기 전 김자점의 지시로 정명공주를 유인해내 죽음의 문턱에 이르게 했고, 이후에도 인조를 등에 업고 사사건건 정명공주와 대립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눈에 거슬리는 자가 있으면 모두 없애버리려는 조씨의 악행과 간사한 언행은 한동안 시름시름 앓고 있던 ‘화정‘에 정신이 번쩍 들게 할만한 냉수 찜질을 한 효과를 내고 있다. 

‘해를 품은 달‘에서 왕의 사랑을 받지 못해 패악을 부리는 중전을 연기했던 김민서는 ‘화정‘에서 독기와 살기로 무장한 악녀를 맛깔스럽게 연기해내고 있다. 

제대로 된 팜파탈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한듯 그는 표정 하나하나에서 노골적인 본색과 야망을 드러낸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매무새와 색기가 좔좔 흐르는 눈빛으로 인조를 사로잡는 조씨의 모습을 당당하게 그려내고 있다. 

◇ 우아한 서현진 vs. 치명적인 김현주

 

 

2012년 방송된 ‘마의‘ 1회에서 서현진은 짧지만 강렬한 후궁 조소용의 모습을 보여줬다. 

드라마 초입 한회 등장한 것이었지만 서현진이 그린 조소용은 카리스마가 넘쳤다. 겉으로는 우아하고 기품이 흘러넘쳤던 그는 그러나 속으로는 구렁이 아홉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드라마는 조소용이 김자점과 은밀하게 소현세자(정겨운) 시해를 모의한 후 독살 지시를 내리고, 인조 앞에서는 소현세자의 죽음을 합리화시키면서 인물 간 갈등을 고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도록 했다. 

서현진의 악녀 연기는 부스러기 하나 없이 깔끔했고 강단이 있었다. 

2013년 방송된 ‘궁중잔혹사 꽃들의 전쟁‘은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야욕으로 인조를 쥐고 흔들었던 소용 조씨의 이야기를 50부작으로 그렸다. 

소용 조씨를 ‘조선 최고의 팜파탈‘로 규정하고 그가 사랑과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악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조명했는데, 김현주가 주인공을 맡았다. 

김현주는 절세미인이며 요염했고, 지독하게 악랄했던 소용 조씨를 그려내며 기존 자신의 청순하고 밝은 이미지를 완벽하게 뒤집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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