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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뛰는 김연주 “즐거운 농구 시작합니다”
- 출처:스포츠타임스|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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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330미터 고지에 자리 잡은 강원도 태백선수촌.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훈련장에 울려 퍼지는 선수들의 거친 호흡은 고요함에 묻혀있던 산들을 깨운다. 가끔씩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유일한 메아리다.
검은색 티셔츠와 빨간 반바지 차림의 신한은행 선수들 무리사이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는 한 선수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김연주였다.
선일여고를 졸업하고 2005년 신한은행에 입단한지 벌써 11년째로 접어든 김연주. 그는 지난 4월 프로 생활 첫 FA(자유계약선수) 권리를 행사했지만 결국 팀에 잔류했다. 계약 기간은 1년. 팀과 김연주 모두 이견이 있었음을 계약 기간이 말해준다.
김연주는 “즐거운 농구를 하려고 마음 먹었어요”라며 옅은 미소를 보인다. 겉으론 웃고 있지만 마음속은 시즌을 향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즐겁게 농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 했어요. 올 시즌은 더 즐겁게 하면서 승리하는 농구를 그리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0-2011시즌 3점야투상을 수상했던 김연주는 2011-2012시즌부터 3년 연속 우수후보선수상(일명 식스맨상)을 받았다. 그가 가진 확실한 장점인 3점슛이 평가받는 순간이었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 접전 상황에서 터지는 미사일 같은 3점포는 장쾌한 포물선을 그리며 상대편에 비수를 꽂았다. 그 희열을 알기에 김연주는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일 오전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이어 오후에는 악명 높기로 소문난 오투(O2)코스 경사로 훈련이 시작됐다. 함백산 아래까지 구단 버스로 내려가 경사로 6.4km를 연이어 뛰어오르는 힘든 과정이다. 왼쪽 아킬레스건이 완전치 않은 김연주는 사력을 다해 1시간에 주파한 뒤, 헉헉거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잠깐 쉬고 이어진 30m, 60m, 90m 전력질주는 마지막 남은 힘까지 쏟아내야 했다.
김연주의 눈에 이슬이 비쳤다. “제가 태백 나무들에게 물을 좀 줬어요”라며 이내 웃음을 보인 김연주의 모습에서 각오가 읽혔다.
저녁 식사 후 9시까지 이어진 야간 훈련. 슛을 던지며 감각을 조율하고, 어깨강화운동까지 마친 김연주는 동료들과 눈빛 교환이 한창이다. 배가 출출해지는 이 시간은 신한은행의 식신 김연주의 시간이다.
김연주는 외모로 팬들에게 주목받지만 동료들 사이에선 식신으로 통한다. 라면 마니아인 그는 다양한 레시피를 보유했다. “처음엔 혼자 끓여먹었어요. 2개쯤은 가뿐하죠. 언제부턴가 동료들과 함께 먹고 있어요. 그냥 간식이죠”라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김연주는 새 시즌 목표를 숨기고 있다. 아니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분명 목표는 있지만 차분하게 준비해가고 있는 김연주다.
“3점슛을 살리면서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훈련하고 있습니다. 드리블을 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공격은 물론, 팀디팬스와 더불어 수비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다부지게 말한다.
돌아오는 시즌 개막은 아직 한참 남았지만 진일보한 김연주의 모습은 벌써부터 기대된다. 다시 뛰는 그의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