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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미리 준비한 '위기 플랜'이 돌아간다
- 출처:스포츠조선|201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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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을 땐 ‘잇몸‘을 쓸 수 밖에 없다. 주전 타자들의 대거 부상 이탈로 공격력이 약화된 한화 이글스의 현실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게 있다. 김성근 감독(73)이 위기 상황을 위해 준비해 둔 ‘플랜‘가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한화가 끈질기게 5할 승률을 지켜내는 원동력이다.
현재의 한화 타선은 처참하다. ‘있어야 할‘ 이름이 숭숭 빠져있다. 팀내 타격 1, 2위인 이용규와 김경언이 일단 없다. 4번타자인 ‘캡틴‘ 김태균도 오랫동안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가끔 대타로나 등장했을 뿐이다.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도 없다.
이유는 하나같이 부상 때문. 일단 김경언은 지난 26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 때 사구를 맞고 우측 종아리 근육 좌상 판정을 받았다. 재활에 한 달이 걸린다. 이용규 역시 최근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29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 때 사구에 종아리를 맞아 부상이 겹쳤다. 김경언과 같은 부위다. 결국 30일 경기에는 아예 빠졌다.
김태균도 허벅지 햄스트링 증세로 지난 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20일간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있었다. 그러다 30일 울산 롯데전에 드디어 선발로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허벅지 상태가 좋지 않은 듯 ‘지명타자‘로 출격했다. 김 감독은 "(안쓰고 싶었지만) 내보낼 선수가 없다"며 김태균의 출전을 안타까워했다.
이들 세 선수의 이탈로 인해 한화의 공격력이 크게 약화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김경언의 이탈은 ‘대체가능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더 큰 손실을 안기고 있다. 출루율과 득점권타율 면에서 김경언과 같은 유형의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김태균의 공백은 최진행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확실히 김경언이 빠진 여파는 지난 28일부터 뚜렷해지고 있다. 이후 치른 3경기에서 한화의 팀 득점력은 경기당 3.67점으로 뚝 떨어졌다.
그런데 이렇게 득점력이 뚝 떨어진 3경기에서 한화는 2승1패의 결과를 이뤄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숨어있다. 하나는 중간 계투진의 강화다. 마무리 투수 윤규진이 돌아오면서 필승 불펜이 한층 강력해졌다. 송창식과 박정진 권 혁의 기존 필승조에 윤규진이 가세한 것은 단순한 ‘+1‘의 효과가 아니다. 투수 유형별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며 그 몇배는 되는 플러스 효과가 생겼다. 실제로 윤규진은 28일 KIA전과 30일 롯데전에서 모두 세이브를 달성하기도 했다. 28일에는 선발 탈보트가 6⅔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최다이닝 호투를 해준 게 컸지만, 30일에는 선발 유먼이 4회 밖에 버티지 못해도 이겼다. 송창식-박정진-권 혁-윤규진으로 이어지는 필승 라인업의 작품이었다.
타선에서도 이런 위기 플랜이 가동된다. 30일에 나온 이성열의 대타 스리런 역전홈런이 대표적인 장면. 이 홈런이 나오게 된 배경을 따져보려면 이날의 선발 중견수가 정근우였다는 것을 떠올려야 한다. 김 감독은 김경언이 다친 뒤 본격적으로 ‘외야수 정근우‘의 시스템을 준비하고 가동했다. 외야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단 정근우가 외야도 가능해졌다는 건 여러가지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날 경기처럼 초반에 선발로 나가면 이성열 등 힘있는 외야요원을 대타로 아껴둘 수 있다. 또는 경기 후반 대타 사용으로 엔트리가 부족해지면 정근우가 외야나 2루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처음에는 낯설게만 보였던 방법들이 결국 위기 상황 앞에서는 빛을 내고 있는 것이다. 상식의 틀을 거부하는 김 감독의 다양한 방법이 지금의 한화를 버티고 있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