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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송이 꽃' 피우려 날개 편 소녀
- 출처:SPOTV NEWS|201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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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손연재‘에 목말라 있던 한국 리듬체조 계에 여러 샛별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꽃봉오리를 피우기 전에 쓸쓸히 사라진 이들도 있다. 손연재(21, 연세대)의 등장으로 이 종목을 지망하는 소녀들은 늘어났지만 한국 리듬체조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리듬체조 기대주‘ 천송이(18, 세종고)도 자신의 이름처럼 ‘천송이 꽃‘을 피워보기 전에 사라질 위기가 있었다. 주니어 시절 천송이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이 꿈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하며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로부터 1년 뒤 단단한 각오로 훈련에 임했다. 그리고 올해 급성장한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천송이는 지난달 열린 2015 리듬체조 개인 국가대표 및 국제대회 파견 선발전에서 1위에 올랐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대표 선발전에서 첫날 천송이는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정상권 선수들과 경쟁을 펼치는 손연재는 압도적인 점수 차로 1위에 올랐다.
대회 둘째 날 손연재는 발목 부상으로 기권을 선언했고 추천 선수로 태극마크를 유지했다. 손연재가 없는 매트에서는 ‘천송이 꽃‘이 피어났다. 첫째 날(63.800)과 둘째 날(61.450) 점수를 합친 총점 125.250점을 받은 천송이는 이다애(21, 세종대, 122.150)를 제치고 대표 선발전 1위를 차지했다. 그가 1년 동안 바라본 것은 오직 태극마크를 되찾는 것이었다. 단점이었던 파워와 체력을 보강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이제부터가 시작, 점수보다는 작품 클린에 집중
천송이의 장점은 큰 신장과 긴 팔, 긴 다리다. 누구보다 좋은 체격 조건을 지녔기 때문에 똑같은 동작을 해도 훨씬 시원하다. 15세에 169cm까지 자란 키는 어느덧 173cm가 됐다. 체격 조건은 동유럽 선수들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뛰어난 하드웨어를 지탱하는 파워와 체력이다. 지난해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천송이는 1년 동안 힘과 체력을 기르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올해 선발전에서는 동작이 흔들리지 않고 난이도가 높아진 기술도 무난하게 수행했다. 움직임마저 민첩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그는 예전의 천송이가 아니었다.
"대표 선발전을 마친 뒤 딱 하루만 쉬고 곧바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했어요. 지금 몸 상태는 선발전 때와 비슷합니다. 크게 아픈 곳은 없지만 몸 군데군데가 고르게 아파요.(웃음) 허리도 안 좋고 발목 상태도 좋지는 않죠."
천송이는 태극마크를 탈환 것과 동시에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다. 현재 그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월드컵대회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국제대회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대회를 연습처럼 많이 나갔는데 올해는 한 대회 한 대회 차근차근 준비해서 나갈 예정입니다. 열심히 노력한만큼 지난해보다는 성적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특정한 목표는 없고 4가지 종목(후프 볼 곤봉 리본)을 모두 클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아직 천송이는 국제대회에서 크게 알려지지 않은 선수다. 리듬체조는 주니어 시절부터 꾸준하게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려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조금은 늦었지만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은 천송이는 지금부터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려고 한다.
"외국 선수들은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계속 인지도를 쌓고 있지만 저는 올해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어요.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표선발전에 목표를 맞췄죠. 정말 힘들게 훈련해서 얻은 태극마크인 만큼 예전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천송이는 선배인 손연재와 함께 이번 우즈베키스탄 월드컵에 출전한다. 이 대회를 마치면 다음달 충북 제천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선수권 준비에 들어간다.
"아시아선수권은 개인전도 그렇지만 팀 경기가 힘들 것 같아요.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국제무대에서 인지도도 높고 모두 고르게 잘하고 있죠.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하는 대회인 만큼 나머지 선수(손연재를 제외한 3명)들이 모두 잘해준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 천송이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종목은 볼이다. 그는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종목이 볼"이라고 밝혔다. 천송이는 연습 막바지 시간에 볼을 들고 훈련을 반복했다.
해외 전지훈련과 미래의 목표
리듬체조 정상급 선수들의 공통점은 모두 러시아에서 전지훈련을 한다는 점이다. 리듬체조 최강국인 러시아는 선수의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손연재도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에서 땀을 흘린 뒤 급성장했다.
"아직 확실하게 해외로 훈련을 나갈 예정은 없어요. 우선 아시아선수권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러시아에 가고 싶지만 국내 훈련에 충실한 뒤 차근차근 생각해 볼 예정입니다."
훈련은 여전히 힘들지만 대표 선발전 1위에 오른 뒤 쏟아지는 축하는 마냥 행복했다. 특히 동갑내기 절친인 피겨 국가대표 박소연(18, 신목고)은 천송이가 훈련하는 장소에 직접 찾아와 격려해줬다.
"(박)소연이가 워낙 성격이 좋아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서로 훈련하는 장소는 가깝지만 스케줄이 다르기 때문에 만날 시간이 없습니다. 하지만 자주 서로를 격려해주고 지난주 주말에는 함께 볼쇼이 발레 공연을 보러갔어요.(웃음)"
태릉선수촌에는 TV나 인터넷 등 즐길거리가 부족하다. 천송이의 일과는 리듬체조로 시작해 막을 내리지만 운동에만 파묻혀 사는 것은 아니다. 휴식 시간에 최근 유행하는 드라마를 보는 것이 유일한 여가다.
천송이는 오는 19일 월드컵대회가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다. 시즌 첫 국제대회라 부담도 있지만 ‘큰 대회 울렁증‘을 털어낼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천송이의 최종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내년 열리는 리우 올림픽에서 경험을 쌓은 뒤 4년 뒤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을 생각이다. 또한 인천 아시안게임은 출전하지 못했지만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은 놓치고 싶지 않다.
매트 위에 흘린 땀은 ‘천상의 연기‘로 보상을 받는다. 한결 나은 연기를 위해 날개를 활짝 편 소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