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롤러코스트 행보를 했습니다. 개막 2연승을 달리더니 내리 6연승까지 이어갔습니다. KIA 야구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NC와 삼성을 만나 5연패에 빠졌습니다. 삼성과의 마지막 경기를 이겨 연패에서 벗어났지만 "도로 KIA가 됐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강자와 약자의 경기를 했습니다.

6연승 과정에서 마운드의 높이는 남달랐습니다. 4명의 선발투수가 나란히 1승씩을 챙기며 앞문을 잠갔습니다. 박준표, 임준섭, 최영필, 심동섭 등 중간문 뿐만 아니라 윤석민이 지키는 뒷문도 강했습니다. 투수들이 많아야 2점만 주었으니 이기는 것은 당연했지요. 그리고 브렛 필, 이범호, 최희섭이 돌아가며 홈런포를 터트려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김다원, 최용규도 타선에 힘이 됐습니다. 수비 실책이 거의 없었습니다.

6연승에 가렸지만 헛점들도 있었습니다. 외야수 나지완 등 수비가 촘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격에서는 김주찬이 빠지면서 1~2번 타순과 하위타선, 나지완의 부진, 타력의 집중력의 부재 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초반 6경기에서 남다른 집중력을 갖고 한국시리즈처럼 경기를 하다보니 체력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부상경력의 베테랑이 많은 팀에게는 위험요인이었습니다.

NC와 삼성을 만나면서 우려했던 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나지완의 계속된 부진, 이범호도 갑자기 방망이 감이 떨어지면서 중심타선이 힘을 잃었습니다. 수비에서 크고 작은 실수들이 나왔고 테이블세터진과 하위타선은 기회를 잘 만들지 못했습니다. NC와 삼성에게 모두 10개의 도루를 허용하면서 빠른 야구에 대한 취약점도 드러났습니다. 강팀과 맞서기에는 세밀한 야구가 부족하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무언가 위축된 모습이었죠. 박준태와 김원섭의 부상이탈, 최희섭도 대퇴부 통증으로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습니다.

여기에 선발투수들도 퀄리티스타트를 한 차례도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 에이스 양현종이 정상 구위를 찾지 못한 탓에 기둥투수가 없다는 점이 5연패를 당한 결정적인 이유일 겁니다. 작년 같으면 양현종이 당당하게 연패를 끊어주었을 것입니다. 선발진은 적어도 한 달 정도는 가동해야 정확한 힘의 수치를 측정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양현종이 에이스의 힘을 찾는 것이 가장 큰 화두가 되는 것 같습니다.

유격수 강한울과 2루수 최용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수비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나왔는데요. 11일 삼성전에서 협살 실패에서 드러났듯 집중력있고 센스있는 수비가 아쉬웠습니다. 최용규는 데뷔 처음으로 주전으로 뛰고 있습니다. 2군에서 겪지 못한 여러가지의 급박한 상황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수 없이 잘해야 한다는 점, 주변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에 에너지 소모량이 가장 큽니다. 강한울도 마찬가지입니다. 향후 수비력은 두 선수가 키를 쥐고 있습니다.

김기태 감독도 첫 출발은 좋았습니다. 개막을 맞는 팀 분위기는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선수들이 뭉쳐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것은 선수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한 김감독 때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러나 연패를 하면서 분위기가 미묘해졌습니다. 임기준 120개 투구 논란 등 경기 운용에 대한 군말들도 나왔습니다. 2군 윤완주는 SNS 논란으로 자격정지 3개월 중징계를 당했습니다. 지다보면 여러가지 말들이 생기는 법입니다. 결국 팀워크를 만드는 것은 승리 뿐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꼈을 것 입니다.

KIA의 본모습은 6연승일까요? 아니면 5연패 일까요. 야구단은 강자와 약자의 모습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3경기마다 상대가 다르고 선발투수들도 다릅니다. 선수들의 컨디션 기복이 크고 운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KIA는 개막을 앞두고 약팀으로 분류됐습니다. 그 약팀의 모습을 5연패에서 보여주었습니다. 강팀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 과제가 되겠지요. 개막 2주일 성적은 7승5패. kt전 3연승이 포함되어 있으니 준수한 성적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면서도 작년과는 달라진 야구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한 달은 겪어봐야 KIA가 어떤 팀이 될 것인지 계산이 될 듯 합니다. 좀 더 지켜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