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롯데와 한화의 시즌 3차전이 열렸다. 마침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경기로 열려 야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경기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빈볼 시비로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져 야구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5회말 한화 우완투수 이동걸이 황재균의 몸을 맞췄고 심판진은 이동걸의 사구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퇴장 조치를 내렸다. 황재균은 그 전 타석인 4회말에도 몸에 맞는 볼로 1루를 걸어 나갔다.

그렇다면 왜 황재균은 두 차례나 몸에 맞는 볼로 나가야 했을까.

이날 롯데는 1회말 공격에서만 7점을 올리며 신바람을 냈다. 1번타자로 나선 황재균은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안타를 터뜨렸고 롯데는 타자 일순을 하며 한화 에이스 미치 탈보트를 두들겼다. 황재균은 또 한번 타석에 들어섰고 이번에도 우중간 안타로 1타점을 올렸다. 롯데가 7-0으로 도망간 순간이었다.

이때 황재균은 김문호 타석 때 2루 도루를 감행했다. 아마 이것이 한화 벤치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크다. 큰 점수차로 앞선 팀이 도루를 하는 것을 두고 일종의 ‘불문율‘을 어겼다고 봤을 수 있다.

롯데도 할말은 있다. 지난 10일 양팀 간의 1차전에서 8-2로 앞서다 9회초 8-8까지 따라 잡히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결국 연장 11회말 장성우의 끝내기 역전 투런으로 10-9로 승리했지만 한화의 맹추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더라도 1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가 없을 거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화가 6회초 김태균 대신 김회성을 대타로 넣은 것이다. 황재균이 두 번이나 사구를 맞은 롯데로서는 보복의 타겟으로 김태균을 잡을 수도 있다는 계산인지 한화는 김태균을 빼고 말았다.

구체적인 사유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결국 양팀 간의 생각 차이가 벤치클리어링, 그리고 선수 퇴장이란 사건으로 번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불편한 장면을 보여준 것은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