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의 여제(女帝)‘로 군림하며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한 뒤 갑작스레 은퇴한 AJ 리의 은퇴 이유를 놓고 여러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WWE는 4월 3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WWE 디바 AJ 리(에이프릴 멘데스)가 WWE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소식이기에 팬들은 물론 관계자들 역시 깜짝 놀랐다.

불과 5일 전인 3월 29일 열린 WWE 최대의 축제 레슬매니아 31에서 AJ 리는 페이지와 팀을 이뤄 벨라 트윈스(브리 벨라, 니키 벨라)로부터 승리를 거뒀다. 바로 다음날 WWE RAW 생방송에서도 AJ 리는 6인 태그팀 경기를 소화했다. 그리고는 돌연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프로레슬링 전문 매체 프로레슬링 뉴스레터는 AJ 리가 이렇게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하고 WWE를 떠나기로 결심한 데는 바로 남편 CM 펑크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AJ 리의 은퇴 이유는 최근 WWE의 주치의 크리스 에이먼 박사와 남편 CM 펑크 간의 법적 공방으로 인한 WWE 회사 분위기 영향이 가장 컸다.

CM 펑크는 WWE를 떠난 뒤 WWE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WWE의 의료 체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CM 펑크는 특히 자신이 과거 포도상구균으로 인해 커다란 혹이 생겼지만 WWE 의료진은 이를 진단하지 못한 채 WWE 로얄 럼블에 자신을 강제 출전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CM 펑크는 포도상구균으로 인한 흉터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WWE는 곧 반박 성명문을 내고 CM 펑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WWE는 CM 펑크가 해당 문제에 대해 WWE 의료진은 물론 트레이너와 인사부에도 이같은 상태를 상담한 적이 없어 해당 사안에 대한 의료 기록 자체가 없으며 지난해 CM 펑크의 변호사가 보낸 편지를 받고서야 처음으로 이같은 사안을 알게 됐다고 반박했다.

CM 펑크는 WWE 의료진을 비난하며 WWE 주치의 크리스 에이먼 박사가 뇌진탕을 치료하는 방법도 잘못됐고 크리스 에이먼은 자신이 인생에서 만난 최악의 의사였다고 조롱했다. 이에 크리스 에이먼 박사 역시 CM 펑크가 자신의 의료 행위에 대해 반복된 허위 비난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피해보상 및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CM 펑크와 WWE, CM 펑크와 크리스 에이먼 박사 간 소송은 모두 AJ 리가 목 부상으로 인해 공백기를 가졌을 때 일어났다. CM 펑크 아내인 AJ 리 입장에선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WWE 내부에서는 AJ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예상과 달리 AJ 리는 WWE에 별 탈 없이 복귀했고 스토리라인도 충실히 이행했다. 일각에선 CM 펑크와 AJ 리가 각각 다른 영역에서 최고의 활약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AJ 리는 지난 3월 29일 레슬매니아 31이 끝난 이후 WWE 측에 퇴사하겠다고 통보했다. WWE 역시 이같은 사실을 갑작스레 전달 받았다. WWE는 레슬매니아 31 태그 팀 매치에서 AJ 리가 니키 벨라로부터 탭 아웃을 받아내면서 향후 대립을 암시하는 스토리의 서막을 열었지만 AJ 리의 퇴사를 통보받은 직후인 다음 날 WWE RAW 생방송에서는 급히 각본의 방향을 바꿔 나오미가 니키 벨라로부터 승리를 거둔다는 결정을 내렸다.

WWE 백스테이지에서는 AJ 리가 레슬매니아 31의 태그 팀 매치에서 패배할 것을 우려해 일부러 시합이 끝나기 전까지 WWE 수뇌부 측에 은퇴 의사를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AJ 리의 은퇴 발표는 너무 갑작스러운 것이었고 정작 당사자인 AJ 리와 WWE 측 모두 은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기에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번 소식 역시 정확한 사실이라고 단정하긴 힘들다.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AJ 리는 은퇴 소식이 알려진 뒤 트위터를 통해 "규칙을 깨라. 전사가 돼라. 용기 있게 ‘내‘ 방식을 고집한다면 어떤 꿈이라도 이룰 수 있다. 모두에게 고맙다"는 작별 인사를 남겼다.

한편 AJ 리는 기존 WWE와의 남았던 계약을 모두 무효화하는 대신 남은 계약 기간 동안 타 스포츠나 프로레슬링 단체에서 활동할 권리를 전면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