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승을 향한 여정이 유난히 힘들다.

신생 팀 kt가 2013년 제9구단으로 1군에 뛰어든 NC의 개막 최다 7연패를 넘어 8연패 불명예를 썼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경기가 반복되면서 생긴 결과다. 김용희 SK 감독은 “NC도 그랬던 것처럼 신생 팀은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역전패를 안 당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텐데”라고 진단했다.

kt는 여러모로 2013년 첫 발을 내디딘 NC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NC는 그 해 4월11일 잠실 LG전에서 7전8기 끝에 창단 첫 승을 올렸다. 반면 kt는 7일 인천 SK전에서 마지막 힘을 짜냈지만 2-3으로 패해 개막 8연패에 빠졌다.

kt가 8번이나 넘어지고도 첫 걸음을 떼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다. ‘원투 펀치’ 필 어윈과 앤디 시스코는 두 차례 선발 등판해 모두 난타당했다. 어윈의 평균자책점은 9.00, 시스코는 8.68에 달한다. 장수 용병 크리스 옥스프링은 기복 있는 투구로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8연패를 당하는 동안 선발진이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한 것은 지난 6일 삼성전(옥스프링 6이닝 2실점 비자책) 딱 한 차례뿐이다.

NC는 ‘ACE 트리오’로 불린 아담 윌크-찰리 쉬렉-에릭 해커의 힘을 빌려 1군에 안착했다. 또 토종 선발 이재학이 창단 첫 승을 자신의 손으로 이끌면서 무럭무럭 성장했다. NC 선발진은 개막 8경기 동안 네 차례나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했다.

kt는 불안한 수비도 걱정이다. 7일 SK전에서 선발 박세웅은 호투했지만 야수의 도움을 받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0-0으로 맞선 3회 2사 1루에서 조동화의 뜬 공을 우익수 김사연이 잡았지만 공을 꺼내는 과정에서 그라운드로 흘렸다. 기록은 조동화의 1타점 2루타였지만 명백히 보이지 않는 실책이다.

결국 이 실점을 빌미로 2-3, 1점차로 패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 kt와 달리 NC는 창단 첫 승을 물샐 틈 없는 수비로 낚아 챘다. 9회까지 상대 타선을 1점으로 막는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김경문 NC 감독은 그날 경기 후 “모든 선수가 집중해 좋은 수비를 보여줬고,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고 말했다

kt는 또한 유쾌한 성격을 바탕으로 팀 분위기를 밝힐 만한 NC 이호준 같은 더그아웃 리더가 없다. 이호준은 어린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고자 구수한 입담으로 좌중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친분 있는 상대 팀 선수의 야구 용품을 챙겨와 후배들에게 건네주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