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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통합 3연패’ 주역 3인
출처:일간스포츠 |20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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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짱 한 번 껴볼까요? 저희 이제 웃는 것도 잘 해요." (위성우 감독)

"아무래도 선수가 가운데 서는 게 낫겠죠?" (전주원 코치)

"농구공 들고 정면 바라보면 되죠?" (박혜진)

올 시즌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일군 우리은행의 위성우(44) 감독, 전주원(43) 코치, 챔피언전 최우수선수(MVP) 박혜진(25)은 ‘알아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난 세 시즌 동안 우승 트로피는 죄다 쓸어담은 덕분에 인터뷰와 사진촬영엔 도가 튼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불과 세 시즌 전까지만 해도 이런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2012년 4월 위 감독과 전 코치가 부임하기 전까지 우리은행은 5시즌 연속 정규리그 꼴찌팀이었다. 당시 신인급이었던 박혜진은 두 지도자와 함께 바닥부터 정상까지 함께 오르며 패배의식 속에 ‘우승 DNA‘를 심었다. 이제 이들은 "동고동락한 덕분에 눈빛만 봐도 생각을 읽을 만큼 서로 잘 안다"며 끈끈한 동료애를 과시했다. 30일 우리은행의 훈련장인 서울 장위동 체육관에서 ‘우리왕조‘의 문을 활짝 연 세 주인공을 만났다.

- 벌써 세 번째 우승입니다. 기분이 남다른가요.

위성우(이하 위): 솔직히 좀 덤덤합니다. 계속 우승하다보니 아무래도 처음 했을 때 만큼의 감동은 없는 것 같아요. 당연히 우승은 기쁘고 기분 좋죠.

전주원(이하 전):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우승 당시엔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했다가도 하루 정도 지나면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냈어요. 자부심이야 이루말할 수 없죠.

박혜진(이하 박): 우승했을 때 기분 정말 좋았죠. 그런데 참 이상하죠. 저도 세 번째라서 처음 만큼의 쾌감은 없네요.

- 챔피언전 우승 후 감독을 밟는 세리머니는 올 시즌도 이어졌네요.

위: 그래도 작년에 비하면 선수들이 많이 봐준 것 같습니다. 지난해 훈련을 혹독하게 시켜서 그런 지 밟는 세기가 장난 아니었거든요. 사실 첫 해엔 선수들이 감독을 밟아도 되나 하는 마음에 눈치 보고 그랬는데 작년엔 사정없이 밟혔죠. 올해는 훈련 강도를 평년에 비해 줄인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승아는 열심히 밟더라고요. 저 밟히면서도 다 봤습니다. 하하

박: 어? 아닌데요. 저희 모두 열심히 밟았는데….(웃음)

- 박혜진 없이는 우승이 어려웠겠죠.

박: 전 잘 모르겠어요. 사실 득점은 외국인 선수가 더 많았고, (임)영희 언니 같은 경우엔 코트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상대팀에게 위압감을 주거든요. 정규시즌에 이어 챔피언전까지 MVP에 뽑히니 좀 민망해요.

위: 무슨 소리? 그건 본인 생각이겠지.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지난 시즌 박혜진은 지는 경기도 살려내는 경우가 많았어요. 한마디로 임팩트가 강했죠. 올 시즌은 그런 부분이 적었을 뿐 공헌도는 리그 최고 수준입니다. 기복이 없는 선수예요. 게다가 챔피언전 4경기 평균 10득점 이상은 넣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 코트에 박혜진이 있었다면 벤치에선 전 코치가 빛났어요.

위: 전 코치는 없어선 안 될 존재입니다. 제가 신경쓰지 못하는 부분들까지 판단을 잘 해서 처리해주죠.

전: 여자 선수들이다보니 남자 감독에게 다 말을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죠. 그런 얘기는 저한테 하죠. 그럼 저도 나름 판단을 해서 감독님께 다 전달하진 않고요. 어떤 선수가 이런 고민이 좀 있다는 정도로 귀뜸해요. 그럼 감독님은 참고하셔서 모른 채 하시거나 배려를 좀 더 하시죠.

- 그래도 선수들이 전 코치에게만 고민을 말하면 감독 입장에선 좀 서운할 수도 있겠어요.

위: (웃음)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감독과 선수 사이엔 어느 정도 불편한 관계가 유지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저한테 안 와서 좀 서운할 때도 있죠. 그렇다고 선수들이 전 코치를 막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선 위안이 되죠. 하하.

- 우리은행 하면 ‘지옥훈련‘이란 말이 빠지질 않는데 대체 얼마나 힘든가요.

박: 첫 해엔 비시즌이 되면 오전 9시에 집합해서 12시 20분까지 근력 훈련, 1대1 몸싸움 등을 쉬지 않고 연습해요. 오후엔 3시 20분부터 6시까지 뛰면서 실전 위주로 하죠. 그런데 오후엔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기보단 될 때까지 해요. 온 몸이 후들거리죠. 어휴~. 당시엔 힘들기만 했는데 막상 경기장에 들어가니 제 움직임이 변하고 팀성적이 달라졌어요. 지금은 운동을 많이 하는 게 우리 팀의 자부심이 됐어요. 저희보다 운동 덜하는 팀에 지면 싫더라고요.(웃음)

위: 이젠 그 정도로 혹독하게는 안 시킵니다.

- 참 박혜진 선수는 정규리그서도 MVP상을 탔는데 선수단에 한 턱 냈나요.

박: 동료 선수들에게 초밥집에서 저녁을 샀습니다. 감독님, 코치님도 초대했는데 안 오시더라고요.

위: 선수들끼리 기분 내는 자린데 제가 끼면 좋아하겠습니까. 하하.

전: 저희는 그냥 ‘동네‘ 초밥집 갔어요. 그리고 다음날 연습 세게 하는 거죠 뭐(웃음).

- 시즌이 이제 막 끝났는데 벌써부터 다음 시즌이 기대되겠군요.

전: 요새 프로야구 구단 한화에 관심이 많아요. 저희가 처음 팀을 맡았을 땐 꼴찌팀의 부정적인 습관을 단칼에 없애려고 노력했어요. 단계적으로 바꿔나가면 팀이 변할 수 없다는 걸 경험에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한화도 우리은행과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해요. 김성근 감독님이 팀을 어떻게 바꾸실지 궁금하거든요.

위: 지난 세 시즌 동안 성적은 나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대로 가고 있는 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거든요. 한화가 단 번에 달라져서 제 지도 방식에 힘을 실어줬음 좋겠어요. 우린 이제 다른 팀의 도전을 받는 ‘공공의 적‘입니다. 우승이 덤덤하다고 했지만 쉽게 포기할 순 없는 것 같아요. 당연히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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