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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 국내
'조롱? 증명?' FA, 자존심 세워라
출처:OSEN|201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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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들의 자존심은 ‘연봉’이다.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내 자존심을 챙겨 달라”라는 선수들이 적지 않은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그러나 말이 전부면 곤란하다. 그 연봉을 기량으로 증명하는 것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의무이자 방법이다. 역대 최고의 장터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던 선수들의 올 시즌 성적에 관심이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FA 시장에서는 총 630억6000만 원 상당의 거액의 계약이 오고가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선수 수급 방법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각 구단들이 사실상 항복 선언을 했다.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의 몸값이 덩달아 뛰었다. 최정(SK)이 4년 86억 원 계약으로 신기록을 쓴 것에 이어 장원준(롯데) 윤성환 안지만(이상 삼성) 김강민(SK) 박용택(LG) 등이 줄줄이 대박 계약에 이르며 FA 광풍을 형성했다.

뒤늦게 3월 KIA와 4년 90억 원 계약을 맺으며 다시 기록을 갈아치운 윤석민까지 포함하면 4년 총액 720억 원의 돈이 시장에 뿌려진 셈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선수들에 대한 처우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긍정론’이다. 프로야구 시장의 성장을 의미해 향후 어린 선수들의 꿈을 키울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반면 적자투성이인 프로야구 시장에서 지나친 거품이 끼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팬들과 야구 관계자들은 이번 FA 선수들의 성적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FA 자격을 취득하는 선수들은 매년 늘어가는 형국이다. 이 선수들의 얼마나 ‘제 값’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FA 시장의 파이는 달라질 수도 있다. ‘사는 것’보다 ‘키우는 것’의 효율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면 각 구단들도 무리한 지출을 삼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형 계약에 호의적인 여론보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더 크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만약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한다면 선수들은 ‘조롱거리’가 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실제 2013년 말 롯데와 4년 75억 원의 당시 신기록에 계약한 강민호가 그랬다. 지난해 타율적인 측면에서 활약이 저조했고 결국 훈장처럼 여겨졌던 75억 원이라는 금액이 악령처럼 따라다녔다. “75억 짜리 선수가 그것밖에 못하나”라는 말은 강민호 스스로에게도 상처로 남을 법했다. 그런데 올해는 강민호 이상의 금액을 받은 선수만 네 명에 이른다. 이 선수들에게 주어질 압박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선수들 스스로 자신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주위의 눈치에서 자유스러워질 수 있다. 또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50억 원 이상을 받은 선수들이 제 가치를 못할 경우 향후 FA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라는 말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과거의 공헌도까지 포함된 가치라면, 앞으로는 메이저리그(MLB)식으로 철저히 미래 가치에만 주목한 실리적 계약으로 점차 이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FA 실패 사례가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이런 추세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 가지 긍정적인 것은 이번 FA 대박자들이 아직은 전성기에 있을 법한 나이라는 점이다. 과거 FA 계약자들은 이미 전성기에서 내려온 시점에서 FA 자격을 취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나이상 ‘대박’을 칠 기회가 더 없어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은 다르다. 강민호 최정 장원준 윤석민 등은 이제 30줄에 접어들었거나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선수들이다. 잘한다면 한 번 더 ‘대박’을 노려볼 수 있다. 조롱이냐, 혹은 당당한 증명이냐. FA 계약자들의 중요한 시즌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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